[서경석 칼럼] 최근 정부의 조선족 정책에 대하여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서경석 목사(서울조선족교회).

▲서경석 목사(서울조선족교회).

1. 최근에 이루어진 전향적인 중국동포 포용정책을 적극 지지한다.

최근 법무부는 중국동포를 적극적으로 포용하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그 중에 대표적인 사안이 한국에서 아이를 낳은 동포 가족들에게 체류자격을 부여해 한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준 것이다. 또 부모가 국적을 회복한 동포들의 자녀와 이런 저런 사정으로 불법체류 중인 한국인의 배우자들에 대해서 체류자격을 부여하여 가족과 같이 살도록 한 것도 빼 놓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적인 조치는 10년 이상 불법 체류를 하고 있는 무연고 동포들 가운데 중국에 연고가 없고, 한국에 생활기반을 마련한 동포들에게 체류자격을 부여한 것이다. 이를 보면 개인적으로 2년 전 사건이 생각난다. 2008년 나는 당시 이미 18년이나 한국에 체류하고 있던 한중 수교 전 입국자의 체류합법화를 위해 25일이나 단식 투쟁을 한 끝에 겨우 관철 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투쟁도 없이 법무부가 자발적으로 10년된 동포들을 포용하는 조치를 취했으니 너무나 감격적이다.
그럼에도 이번 조치에서 보완되어야 할 점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한다. 첫째 부모의 호적이 있고 한국에 친척이 있는 동포2세는 불법체류 연수를 불문하고 혜택을 받게 할 필요가 있다. 둘째 10년 이상 된 무연고 동포의 체류합법화 신청 접수 및 심사과정에서 지나치게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많은 동포들이 실제적인 혜택을 받게 해야 한다.

2. 향후 2년내로 중국동포와 CIS 동포에게 미주동포와 동일한 재외동포자격을 부여해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차기정권으로 과제를 넘기지 말고 이명박 정부가 끝나기 전에 중국동포와 CIS동포에 대해 자유왕래, 자유취업, 자유거주의 자격을 부여해서 미국이나 유럽의 동포들과 동일한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 중국동포를 외국인 노동인력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3. 단계적 자유화 정책을 위해 제안

자유취업, 자유왕래, 자유거주가 당장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면 최소한 다음의 몇 가지 조치는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가. 중국의 조선족 동포들이 얼마든지 자유롭게 자식을 한국에서 교육시킬 수 있어야 한다. 조선족동포들이 자식을 한국에서 학교 다니도록 하고 싶은 경우 얼마든지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닐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대학교, 대학원만 가능할 뿐이다. 그렇게 되어야 조선족 자녀들이 우리말을 잃어버리지 않고 두 개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 또 그래야 조선족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조선족의 漢族化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도 이러한 정책도입이 시급하다.

나. 당장 해야 할 일은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동포의 자녀들이 한국에 와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일이다. 국내에서 일하는 동포들 중에 자기 자식을 중국인 보모에게 맡기고 온 사람들이 많은데 이 경우 자식은 우리말을 모르고 중국인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그 자녀는 앞으로 중국인으로 살 수 밖에 없다. 이 동포들이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만이라도 자식이 한국에서 학교 다니도록 해야 한다.

다. 입국 규제된 동포들의 규제를 과감히 해제해야 한다. 금번의 법무부 조치로 한국에 체류 중인 동포들은 큰 혜택을 받고 있지만 같은 조건의 동포로 강제퇴거 당한 동포들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적을 회복한 동포 자녀가 입국을 하지 못하는 경우, 한국인의 배우자가 입국하지 못하는 경우, 심지어 자진출국기간에 신고를 하고 출국을 하고 한국인 국적을 취득한 남편이 초청을 했음에도 사증을 발급받지 못해 입국을 하지 못하는 동포들이 있다. 이번 기회에 입국 규제된 동포들의 입국규제를 풀어주어야 한다.

라. 조선족이 중국인과 결혼했을 때 결혼한 중국인도 조선족과 동일하게 대우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한국인의 인구가 한명이라도 더 늘어나게 해야 한다. 중국인 배우자가 조선족과는 다른 대우를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

조선족과 결혼한 한족 배우자를 완전히 외국인 취급함으로 동포와 그의 자녀들이 정부가 주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첫째, 조선족 아버지와 한족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조선족 유학생이 한국 대학에 와서 공부를 하는데 엄마가 한족이라 일을 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사안으로 서울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동포 유학생은 한족 여성과 결혼을 했는데 그 부인은 한족이라는 이유로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둘째, 조선족과 결혼한 한족이 한국에서 자녀를 낳았으나, 한족이라는 이유로 체류자격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이상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동포를 포용하는 정책의 연장선에서 동포와 결혼한 한족에 대해서도 동포에 준하는 대우를 해야 동포와 그 후손을 우리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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