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소리, 재료, 유기적 공간의 흐름이 접목된 교회

세계의 교회(6)… 핀란드의 부오크세니스카 교회(1957)

글 박항섭 새문안교회 집사(경원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1957년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 알토가 설계한 핀란드의 공업도시 이마트라의 부오크세니스카 교회는 핀란드의 자연적, 지역적, 민족적 특성을 잘 나타낸 교회이다.

교회는 갈색과 녹색의 무성한 나무들로 둘러싸인 자연환경 속에 백색의 스타코를 바른 부드러운 질감의 벽면과 검은색의 동판 지붕으로 구성되었고, 내부공간 구성에 따라 연속된 3개의 곡면 형태로 분절된 동측 벽은 편안하고 유동성을 가진 형태를 만들어낸다. 반면에 입구인 서측면은 긴 직선의 평면벽으로 세개 곡면 형태를 하나로 묶어준다. 여기에 분절된 각 공간으로 드나드는 세개의 높고 낮은 출입구를 덧붙였고 그 중 중앙부를 높여 건물의 전체 길이로부터 나타나는 지루함을 반감시켰다.

교회의 평면은 좌우 비대칭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공간을 평면적으로뿐 아니라 입체적으로도 곡면이 지게 하여 공간 구성에 융통성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교회의 모습은 벽과 지붕, 직선과 곡선, 흰색과 검은색 등의 대조적 요소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부공간은 교회의 활동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거뮤니티 센터로서 비종교적 활동에도 사용되도록 계획되었다. 즉, 예배실은 3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사용할 수 있도록 기계적으로 작동되는 이동식 칸막이를 설치하였는데 서로의 음향적 간섭을 배제할 수 있도록 충분한 차음과 실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공간적 형태로 구성되어 있고 자연채광 및 자연환기가 충분히 고려되어 있다.

평상시에는 성소를 포함하는 앞부분만을 예배실로 사용하고 다른 두 구역은 교회의 교육과 친교 또는 작은 집회들을 위해 분리 사용하거나 지역사회의 다양한 모임을 위해 제공되며 대규모 집회시에는 3개의 구역을 통합하여 사용한다.

또한 예배실은 비교적 많은 창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일사량이 부족한 북구지방에서 가급적 많은 자연채광을 받아들이려 한 것이다. 모든 창은 벽체의 상부에 고창으로 설치되어 회중들의 시선을 창 밖으로 분산시키지 않도록 하고 제단의 왼쪽벽 위에 넓은 창을 두어 더 많은 빛을 끌어들임으로써 제단부가 회중석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조되게 되어 있다.

부오크세니스카 교회는 비록 북구의 시골 마을 깊숙한 곳에 놓인 작은 교회이지만 현대 건축 미학의 가치를 한가득 지니고 있다. 디자인의 비대칭성, 병치된 세 공간의 가변성, 비스듬한 천정이 만드는 감각적 긴장, 곡면 지붕과 수직 십자가탑이 이루는 대비, 빛과 소리의 고용한 진동, 기독교적 상징과 북구의 자연이 어우러지는 조화를 경험할 수 있다.

※<새문안>지는 새성전 건축의 순조로운 기획과 진행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세계의 교회>를 연재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 있는 교회 건축을 지상으로 돌아보는 <세계의 교회> 필자는 새문안교회 내 건축전문가들로 구성된다.

출처: 새문안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