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잔대회 11신] ‘화해’ 주제로 중동, 인신매매, 에이즈 다뤄
제3차 로잔대회 각 날의 주제 중 두번째인 ‘화해(Reconciliation)’에 관해 진행된 19일 일정은 중동에서의 분쟁과 에이즈, 인신매매 등 무거운 문제들을 다룸에도 불구하고 절망보다는 희망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였다. 이날 본회의와 저녁 모임은 폭력과 분쟁, 그리고 고통으로 얼룩진 세계에서 그리스도의 평화를 전하는 복음의 화해 사역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개인의 악과 사회의 악으로 인해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의 삶이 파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떤 이들은 사랑의 하나님을 의심하고 때로는 부정한다. 그러나 총성과 화약 냄새가 사라질 줄 모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분열된 지역 중동에서조차 복음의 생명력은 그 빛을 발하며, 이 땅에 평화를 가져올 유일한 길로 증거되고 있다. ‘화해’가 주제였던 이날 마지막 일정이 ‘중동의 저녁’이었던 이유다.
이란 엘람 미니스트리즈 창립자인 샘 예나자르 목사는 먼저 이란에서 일고 있는 놀라운 복음전도의 결실을 증거했다. 제1차 로잔대회가 열렸던 1974년 당시에 이란에는 무슬림에서 개종한 기독교인이 500여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30년간 그리스도로 돌아온 무슬림들의 수는 지난 1,300년간 개종한 무슬림들의 수보다도 많은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이란은 복음에 열려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 가장 닫혀 있는 땅”이라고 그는 표현했다.
이란의 기독교 박해는 전 세계 이슬람 국가들 가운데서도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예나자르 목사는 그러나 이란 교인들이 “정부에 의해 배신 당하고, 이슬람에 의해서 핍박 받으며, 불확실한 미래 가운데서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 그리스도가 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중동 국가인 팔레스타인에서 온 교인 살림(신변 보호를 위해 성은 밝히지 않음) 역시 중동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보여지고 있는 참된 평화에 대한 희망을 전했다. 예수의 십자가상에서의 죽음을 이해하게 된 팔레스타인인들은 다른 인종, 다른 종교의 이웃들에 대한 증오에서 해방되며, 평화와 정의를 꿈꾸게 된다는 것이다.
살림의 어머니는 이스라엘 군인의 총에 희생됐다. 그러나 살림은 놀라운 간증을 전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그의 마음을 이스라엘인에 대한 증오와 분노보다는 사랑과 긍휼함으로 가득 채웠고, 그는 또다른 이스라엘인을 전도해 함께 복음을 따라 살아가고 있다. “메시아 안에서 동일한 정체성이 기독교인들과 유대교인, 무슬림들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한편 이날은 악으로 가득찬 세계의 고통으로 중동 문제 외에도 에이즈와 인신매매의 문제를 다뤘다. 이는 분명 세계 교회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들이지만 복음주의가 그동안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분야이기도 하다.
16세 때 인신매매 당해 태국으로 끌려가 성노예로서 살아야 했던 한 캄보디아 여성은 4년 반 동안 매음굴에서 인권 없는 삶을 살았다. 그녀는 월드비전에 의해 구조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트라우마로 고통 받았다고 전했다. 월드비전의 전문가들을 통해 치료와 상담, 직업 훈련을 받은 끝에 그녀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재 그녀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접하고 영적인 여행의 첫 발자국을 떼고 있다.
에이즈와 투병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여성은 예수 그리스도를 안 뒤에 찾아온 평안을 증거했다. 강간을 당한 후 에이즈에 감염된 그녀는 왜 자신에게 닥쳤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불행과 죽음에 대한 공포로 가득 차 있었던 삶이 복음을 접한 뒤 바뀌게 됐다. 그녀는 “질병은 한 인간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지만 이는 또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며 “가장 절망적인 이들에게 가장 큰 희망을 복음은 주고 있다”고 말했다.
오늘날 인신매매와 에이즈 문제는 전 세계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 문제로만 인식되어 온 인신매매와 에이즈라는 현상의 뒤에는 이로 인해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과 절망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는 한 명 한 명의 영혼들이 있다. 이날 본회의와 저녁 모임에서는 교회가 이들에게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가장 어두운 데서도 빛을 발하는 복음을 전하는 일에 더 이상 주저해서는 안된다는 데 4천여 복음주의 교인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