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하러 가기 힘들다면? “옆집 문을 두드려라”

케이프타운=손현정 기자  hjson@chtoday.co.kr   |  

[로잔대회 12신] 글로컬라이제이션 시대의 복음 전하기

오늘날 점차 국경이 사라지고 있는 세계에서 하나님은 교회들에 아직 한 번도 복음을 접하지 못한 이들에게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기회들을 열고 계신다.

제3차 로잔대회 4번째 날인 20일은 ‘세계의 종교’란 주제로 일정이 진행됐다. 로잔대회는 각 날에 따른 주제를 배정해 놓고 이 주제 안에서 고찰 가능한 다양한 이슈들에 관해 심화된 세미나를 제공하는 멀티플렉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날 멀티플렉스 시간에 진행된 세미나 중 하나는 ‘흩어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Ministering to the Scattered Peoples)’였다.

말레이시아 선교학자인 TV 토마스 박사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세계 인구의 3%는 자신이 원래 태어나고 자라난 곳이 아닌 다른 국가나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다. 토마스 박사는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고 지켜봐야 하며, 이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노력을 교회가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에는 110만 명 가량의 무슬림들이 살고 있다. 또한 스리랑카에는 푼잡어를 쓰는 시크교인들이 1만4천 명 가량 살고 있다. 아랍권과 푼잡 지역은 원래 모두 복음전도자들이 직접 가서 선교를 펼치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곳에 속한다. 그러나 복음이 필요한 이들이 아르헨티나와 스리랑카 같은 보다 선교적 환경이 나은 곳으로 이미 나와 있다면? 접근은 보다 쉬워질 것이다.

토마스 박사는 “이와 같은 사례들이 얼마든지 더 있다. 복음전파가 가장 시급한 곳의 영혼들이 우리 곁으로 가까이 와 있다”며 “이들을 이끌어내고 계시는 하나님의 뜻을 우리는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뜻이 “하나님을 모르는 이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찾게 하기 위함이고, 기독교인들이 복음을 한번도 듣지 못한 이들에게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선교학자인 홍콩의 에녹 완 박사 역시 오늘날의 ‘국경 없는 교회(borderless church)’가 보다 효과적인 선교를 가능하게 한다고 밝혔다.

완 박사는 점차 국경의 구분이 사라져가고 있는 21세기 기독교인들은 선교의 대상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필요로 한다며, 복음전도자들은 더 이상 선교가 필요한 지역으로 가는 선교만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신에 “옆집 문을 두드려 보라”고 그는 말했다. 여러 국가와 지역들, 심지어 가장 복음화율이 낮은 곳에서부터 온 이들은 이미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완 박사는 “이제 더 이상 비자가 없다거나 너무 먼 곳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요인들이 선교를 막을 수 없는 것”이라며 “하나님은 사람들을 움직이고 계시며 우리는 하나님의 시선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람들은 어디에서든 하나님을 찾을 수 있고 만날 수 있다. 그러나 토마스 박사에 따르면 새로운 환경 속에 있을 때 사람들은 더 호기심을 갖게 되고,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한편 똑같은 것을 대할 때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보게 된다. 이는 사람들이 복음에 더 개방적으로 되도록 만든다.

또한 이들이 복음을 접하고 다시 자신이 원래 속해 있던 국가나 지역으로 돌아갈 때 이는 복음의 씨앗을 그 곳에 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완 박사는 말했다.

따라서 “교회는 이 새로운 기회를 반드시 활용해야 하고 전략화시키야 한다”고 두 선교학자들는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연합예배

[10.27 연합예배] 여운 계속되는 연합찬양대 ‘Way Maker’

가톨릭·비기독교인도 감사 댓글 차별금지법, 기독교 덕 보고 산다 총 1,400여 명 빗속에서 찬양해 오케스트라 악기들 가장 걱정돼 간절한 기도, 기대와 소망 놀라워 다음 세대 힘 얻었단 간증에 눈물 온·오프라인으로 2백만여 명이 함께한 ‘10.27 연합예배’의 …

외항선교회

한국외항선교회 50주년… “요즘 선교, 봉사 있지만 예수 없어”

선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독론, 십자가, 그리고 종말론 선교, 고난·환난 없이 힘들어 절박성·긴급성 있어야 복음화 한국외항선교회(이사장 김삼환 목사, 총재 이정익 목사) 창립 50주년 감사예배가 11월 4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담임 김하나 목사) 샬…

저스틴 웰비

英성공회 보수 지도자들, 동성혼 옹호 대주교에 회개 촉구

세계성공회미래회의(The Global Anglican Futures Conference, GAFCON) 지도자들이 종교개혁기념일을 맞아,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영국성공회 캔터베리대주교를 질책하고 공개 회개를 촉구했다. 이들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캔터베리…

변증 컨퍼런스

“종교다원주의 시대, ‘오직 예수’는 편협한 주장?”

2024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가 ‘무신론 시대, 왜 기독교의 하나님인가?’라는 주제로 지난 2일 청주 서문교회(담임 박명룡 목사)에서 개최됐다. 기독교변증연구소와 변증전도연구소 등이 공동 주최한 이번 컨퍼런스는, 전 세계 공동 여론조사 결과 무신론적 성향이…

천병근

1950년대 기독교 시각예술 선구적 화가… 부친은 일제 때 4차례 옥살이한 목회자

작가들 전쟁에도 작품 활동 계속 , 불안 속 주님 신뢰 전달해 1954년 첫 개인전, 신앙 주 테마 기독 미술 토착화에도 깊은 관심 C. S. 루이스는 ‘전쟁의 학문(『영광의 무게』, 홍종락 역, 홍성사, 2019)’에서, 전쟁이 인간 영혼의 관심을 계속 사로잡기에는 본질적…

한국침례신학대학교(침신대)

정부 주도 대학평가제도, 신학대 정체성과 설립 목적 침해

1. 원인: 교육부의 획일적 통제와 대학 자율성 상실 총장으로 재임하던 4년 가운데 3년을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보냈다. 전대미문의 이 기간은 정부의 교육정책 부실은 물론 대학 사회의 고질적인 제반 문제를 그대로 노출했고, 대학은 교육 구조와 교육 방법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