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 칼럼] 중국은 류샤오보를 석방하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 서경석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 서경석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경석목사입니다. 오늘 특별히 이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에서 오신 No Fence의 오가와 교수님, 그리고 중국민주화연석회의의 위쩜령 한국지부장께 감사드립니다. 이분들이 이 집회에 참석하심으로 해서 오늘 집회가 한국의 시민사회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집회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이곳 중국대사관 앞에 수도 없이 왔었습니다. 탈북난민을 북한으로 강제송환하지 말아주십시오 라고 중국 정부에 호소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들이 북한으로 강제송환 되면 기다리는 것은 고문과 정치범수용소와 처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국을 향해 우리는 중국 국민과의 선린 우호관계를 원하니 이 우호관계를 위해서도 탈북난민을 북한으로 강제송환하지 말아주세요 하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중국 정부에 호소하기 위해 오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중국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왔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중국 정부에 간곡하게 호소하면 중국 정부가 들을 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비위를 건드리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천안문 사태이후 중국의 정치난민들이 한국에 왔지만 우리는 그들을 돕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그들을 돕다가 탈북자 돕는 일에 지장이 생길까 보아서 입니다. 파룬궁 문제도 외면했습니다. 혹시나 우리까지 찍힐까 해서입니다. 달라이 라마가 한국에 오고 싶다고 할 때도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고 위구르 사태때도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 때까지는 탈북난민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었습니다. 그렇지만 끝내 중국은 우리의 호소를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근본적인 회의에 빠졌습니다. 과연 우리가 중국에게 호소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그런데 중국은 탈북난민 문제를 외면했을 뿐만 아니라 한 술 더 뜨는 행동을 했습니다. 천안함 폭침문제에서 전적으로 북한 편을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천하에 기가 막히는 북한의 3대 세습까지도 지지했고 6·25전쟁을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한 시진핑의 망언까지 중국정부가 공식 지지했습니다.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너무도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중국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한반도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중국 정부가 인권이나 평화에 아무 관심없이 오로지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한다면 한국은 통일도 불가능하고 한반도의 평화도 불가능합니다. 한마디로 한민족의 미래는 없습니다. 지금처럼 중국이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그 위상에 걸맞는 인권의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 그 피해가 전 세계로 파급됩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하게 피해를 받는 나라가 바로 한국입니다.

이점은 특별히 얼마 전 센카꾸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에서도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중국이 희토류 무기화 등 국가 이익을 위해 어떤 방법도 거침없이 동원하는 것을 보면서 이러한 중국의 ‘패권적 中華주의’가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임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미국, EU, 프랑스, 독일, 스웨덴, 일본, 대만 등 각 나라가 이를 환영하고 류샤오보의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이렇게 행동한 이유는 경제대국인 중국이 계속 인권열등국으로만 남아 있으면 인류평화에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그리고 패권적 중화주의가 극복되기 위해서도 중국이 반드시 민주화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제 중국 민주화의 문제는 중국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평화를 위해 온 인류가 다같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특히 한국민의 경우에는 절대로 외면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많은 나라들이 류샤오보의 석방을 촉구했지만 한국 정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이 점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한국은 약소국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함부로 했다가는 경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마음 속으로 부끄러움을 느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단지 경제 선진국이 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정신 선진국도 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국익에 손해가 되더라도 인류평화를 위해 할 말은 해야 합니다. 이 할 말을 하지 못하는 한국은 아직 후진국입니다. G20 의장국이라고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경찰이 취하는 태도를 보면 너무도 실망스럽습니다. 보통 때처럼만 처신하면 되는데 오늘 경찰이 얼마나 중국 정부에 아부하는지 창피해서 볼 수가 없습니다.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도회를 하는데 조금이라도 정치적인 발언이 들어가면 안 된다며 집회 중간에 제지를 했습니다. 플래카드나 피켓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제껏 수십차례 집회를 했지만 오늘처럼 경찰이 규제한 적은 처음입니다. 할 수 없이 기도회를 중단하고 기자회견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번에는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면 안 된다며 해산하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오늘 경찰의 행동을 보면서 약소국의 비애를 느낍니다. 경찰의 자존심이 이렇게까지 구겨져도 되는가하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힘이 없다고 해서 시민들까지 침묵하면 안 됩니다. 한국 정부를 대신해서 우리들이라도 “중국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를 석방하라!”고 외쳐야 합니다.

한국 국민이 류샤오보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한다는 데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지나간 7, 80년대에 한국이 군사독재 치하에 있을 때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도왔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그때의 외국인 친구들의 고마움을 잊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부끄럽게도 중국 민주화 운동을 돕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류샤오보의 석방을 요구하는 것은 이제부터 우리도 중국 민주화 운동을 지원하고 그들과 함께 연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중국 민주화 운동 세력 뿐만 아니라 파룬궁, 티베트와 위구르 소수민족 등 중국의 인권개선을 염원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오늘 집회에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지 못했다고 해서 중국 정부가 우리를 우습게 보면 안 됩니다. 중국 대사관 앞에 와서 류샤오보 석방을 요구하려면 다시는 중국에 못 가도 좋다는 각오를 해야 합니다. 오늘 이 집회는 이러한 각오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집회입니다. 그래서 우리들 뒤에는 수십, 수백만의 지지 국민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중국 정부가 이 집회를 우습게 보면 안 될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이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중국의 민주화를 확신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확신이 없으면 거대한 중국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없습니다. 지금 아무리 중국의 위세가 등등해도 그것은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중국은 결코 역사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습니다. 모든 나라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해 가는데 중국만 이를 거스를 수 없습니다. 중국은 골리앗입니다. 겉모양은 거대하지만 실제로는 다윗의 돌팔매에 그냥 무너지는 허약한 존재입니다. 지금 우리가 싸우는 싸움은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싸움입니다. 반드시 우리가 이깁니다. 양심과 정의가 우리 편이고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외칩시다. 그리고 경찰 보고 우리가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불법집회를 하고 있으니 우리를 잡아가라고 하십시다.

“중국은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를 석방하라!
중국은 탈북난민의 강제북송을 중단하라!
중국은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라!
중국은 6·25는 정의로운 전쟁이라는 시진핑의 망언을 지지하지 말라!”

감사합니다.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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