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흔 칼럼] 여호와를 경멸하다 비참하게 죽은 골리앗
주전 11세기경, 이 땅에서 역동적으로 활동한 골리앗은 당시 고대 사회에서 볼 때도 키가 매우 큰 거인족(아낙 자손)으로 알려진 가드 지역 출신이며, 이스라엘의 대적인 블레셋 군대의 대장군이었다. 그의 이름은 히브리어 단어 ‘골르야트’로 표기되며, ‘벌거벗기다’를 뜻하는 ‘갈라’에서 유래됐다. 블레셋의 장군 골리앗은 ‘추방’ 또는 ‘포로’를 뜻하는 이름으로 그의 삶을 역동적으로 반영한다.
키가 6규빗 한뼘(약 2m 80cm)이나 되는 거인 골리앗은 그의 머리에 대장군의 상징인 무거운 놋투구를 썼고, 몸에는 어린갑(漁鱗甲)을 입고 다녔다. 그가 입은 갑옷의 무게는 자그마치 놋 5천 세겔(약 196kg)이나 되었다. 다리에는 57kg의 놋경갑(鱗甲)을 치고 걸어다녔고, 어깨 사이에는 놋단창(短槍)을 늘 매고 살았다. 그가 소유한 창의 자루는 베틀채 같았고, 창날은 철 6백세겔(약 5.8kg)이나 되었으며, 방패든 자를 항상 앞세우고 다녔던 무장 군인이었다(삼상 17:4-7).
골리앗은 이스라엘 군인 중에서 가장 용맹한 사람이 아무나 나와서 골리앗과 싸워 이기면, 블레셋 사람들이 이스라엘 백성의 종이 되어, 철저히 섬길 것이라고 엘라 골짜기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삼상 17:8,9). 교만한 골리앗은 장장 40일 동안이나 이스라엘 군대를 향해 갖은 욕설을 퍼부으며 연약한 군인들을 조롱했다. 아마도 골리앗이 평소에 부리고 있던 마술사의 거친 입술을 통해서 자신이 믿고 있던 종교적 언어로 저주를 했을 것이다. 고대 사회에서는 종종 장군들이 부리는 종교적 예언자 또는 마술사를 대동해서 저주를 퍼붓는 것을 전쟁의 한 방법으로 채택하곤 했다.
당시 두 나라의 군대는 깊은 계곡을 가운에 두고, 서로 진을 치고 있었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직접 공격하여 전면전을 치르기에는 지형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태였다. 골리앗이 이스라엘을 저주하며, 일대일 결전을 요청한 것은 이유가 있었다. 고대 사회에서는 양쪽의 장수가 일대일로 싸워서 이기는 쪽의 군대가 승리하도록 하는 규칙을 전쟁 관례로 갖고 있었다. 출세를 위해 모여든 수많은 이스라엘 군인 중 어느 누구도 무시무시한 골리앗 장군을 대항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최고 통치자 사울왕과 수하에 있는 군인들은 골리앗 장군 앞에 주눅이 들어 숨죽이고 벌벌 떨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군대 장교로 자원 입대한 형들을 아버지 이새의 지시로 갑작스럽게 위문나온 동생 다윗은 처참한 광경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이방 사람 골리앗이 여호와 하나님을 함부로 경멸하는 것을 하나님의 사람 다윗은 마음으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전쟁이 발발한 현장에서 이스라엘 군인으로 즉시 자원 입대해 골리앗과 대항하기로 마음먹었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심정인 위기의 이스라엘 진영의 수장, 사울왕은 소년 다윗에게 자신이 입고 있던 갑옷을 벗어 정성껏 입혔다. 사울왕이 입었던 갑옷이 너무나 커서 다윗의 몸에 맞지 않자, 다윗은 그것을 벗어던졌다. 한적한 산 속에서 한낱 연약한 목동으로 오랫동안 살면서 양을 공격하는 짐승들을 막을 때 사용했던 물맷돌을 손에 쥐고 골리앗 장군 앞에 나아갔다.
골리앗은 비무장한 어린 소년 다윗을 바라보고, 공중을 향해 너털웃음을 발하면서 크게 조롱했다. 자신을 개로 알고 덤비느냐고 다윗을 향해 두 눈을 부릅뜨고 으르렁거렸다. 골리앗이 다윗의 유치한 행동에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 자신도 모르게 발한 말이었지만, 그는 영적으로 진실한 대답을 하고 있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골리앗은 사실 힘만 센 짐승, 즉 개에 불과했다. 하나님은 힘만 센 골리앗의 입술을 통해 개로 자신의 신학적 정체성을 드러내게 하셨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이제 ‘사람과 개’의 결전으로 바뀌었다. 이젠 비록 나이가 어려도 사람을 대표하는 다윗이 개를 대표하는 골리앗을 이길 수 있다는 복선을 성경은 제시했다.
골리앗의 조롱에 대항해 의분을 품고 나선 다윗은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가노라(삼상 17:45)’고 말하면서 개로 상징되는 골리앗에게 되레 호통을 쳤다. 다윗이 아버지 이새의 목장에서 짐승들을 잡던 돌을 물매로 던져, 거들먹거리며 교만하게 서 있는 이방 사람 골리앗의 이마를 명중했다(삼상 17:49).
조그만 물맷돌에 강타당해 자신의 예언대로 개처럼 처참하게 땅바닥에 쓰러져 죽은 골리앗 장군의 머리를 칼로 베어 성막(또는 회막)이 있는 예루살렘으로 가져갔고, 골리앗이 입은 갑주는 자신의 장막에 기념으로 보관했다(삼상 17:51, 54). 블레셋 장군 골리앗이 사용했던 큰 칼은 당시 종교계의 수장, 대제사장 아히멜렉에게 보내서 후세들을 위한 교육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보관하도록 했다(삼상 21:9,22:10).
외모가 출중하고, 귀골이 장대해도 여호와 하나님을 경멸하거나 모르는 사람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최고의 무기, 최상의 승리는 여호와 하나님을 통해서만 일어날 수 있다. 고대 사회의 역사 속에서 최고의 이방 장군으로 기록된 골리앗도 하나님의 사람 다윗의 조그만 돌덩어리에 목숨을 빼앗기고 말았다. 성령으로 전신갑주를 입고 무장한 하나님 교회의 성도는 세상의 어떤 무력 앞에서도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사건은 21세기를 맞는 한국교회가 골리앗처럼 배가 부르고, 육적으로 너무나 힘이 센 나머지, 성령으로 무장하지 않고 세속화됐기 때문에 발생한 영적인 전쟁이요, 사건이다. 골리앗의 억센 힘만으로 전쟁에서 이길 수는 없다.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무장한 참된 하나님의 교회가 있어야 매사에 승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