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직업과 직위와 직분, 하나님께서 주신 것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송태흔 칼럼] 남편 다윗을 업신여긴 미갈(Michal)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불행한 비운의 여인 중 한 명인 미갈은 주전 1030년경 통일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과 모친 아히노암 사이에서 태어난 둘째 딸이다. 그녀의 큰 언니, 즉 사울 왕의 장녀는 ‘메랍’으로 알려져 있다. 미갈의 이름은 ‘누가 하나님과 같을꼬’ 라는 신학적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성경에 등장한 천사장 ‘미가엘’을 지칭하는 히브리어 ‘미카엘’의 축약형이다. 여호와 종교의 입장에서 볼 때 그녀의 이름은 매우 신학적이며, 겸손한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미갈은 자신의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오히려 정반대의 삶을 살았다.

사울왕은 맏딸 메랍을 다윗의 아내로 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차녀 미갈이 청년 다윗을 깊이 사랑하는 것을 알게 되자, 딸의 진실한 사랑을 악용해 경쟁자 다윗을 죽음으로 몰아 넣으려 계획했다. 사울왕은 자신이 손을 직접 대지 않고, 블레셋 사람의 손으로 다윗을 죽이도록 무서운 전략을 세웠다. 사울왕은 그의 신하를 청년 다윗에게 보내 ‘폐백도 원치 아니하고 다만 왕의 원수의 보복으로 블레셋 사람의 양피 일백을 원한다’고 전했다.

사울왕의 제안을 받은 청년 다윗은 왕의 둘째 사위가 되는 것을 매우 좋게 여겼다. 다윗은 이스라엘 민족의 원수인 블레셋 사람 2백명을 붙잡고 양피를 베어 사울 왕에게 바쳤다. 다윗은 사울왕과의 약속대로 아름다운 공주 미갈을 자신의 아내로 삼을 수 있었다(삼상 18:27, 28). 사울은 다윗에게 자신의 딸을 아내로 보낼 생각이 없었지만, 왕으로서 두 번이나 약속을 번복할 수는 없었다.

다윗이 궁궐에서 수금을 탈 때 사울 왕이 그에게 단창을 던져 살해하려고 시도했다. 다윗은 자신에게 악을 도모한 사울 왕을 피해 아내 미갈이 있는 자신의 집으로 피했다. 아내 미갈은 ‘당신이 이 밤에 당신의 생명을 구하지 아니하면 내일에는 죽임을 당하리라’고 말하면서, 사랑하는 남편 다윗을 창문으로 달아내려 목숨을 구해줬다. 미갈은 사람의 형상처럼 생긴 마네킹을 구해서 다윗의 침상에 눕혔다.

사울왕이 보낸 부하들이 다윗을 체포하기 위해 미갈의 집 안으로 들어 왔을 때, 미갈은 다윗이 병들어 침대에 누워있다고 거짓말을 고했다. 사울이 보낸 군사들이 침상을 들쳐본즉, 침대에서 잠자고 있는 것은 마네킹이었다. 사울왕이 그 사실을 보고 받고 ‘어찌하여 이처럼 나를 속여 내 대적을 놓아 피하게 하였느냐’고 하며 딸 미갈을 강하게 책망했다. 징계로 딸 미갈을 갈림에 사는 라이스의 아들 ‘발디에’라는 남자에게 아내로 주었다(삼상 25:44). 당시 고대 사회의 이스라엘 왕은 백성들에 대해 생사여탈권을 지니고 있었다.

다윗이 통일 왕국의 제2대 왕이 된 이후, 이스보셋 진영의 장군 아브넬이 다윗에게 사자를 보내 ‘내 손이 당신을 도와 온 이스라엘로 당신에게 돌아가게 하리이다’라 말하면서 다윗왕의 신하가 될 것을 요청했다. 다윗은 그에게 자신이 사랑했던 아내 미갈을 데리고 오라고 지시했다(삼하 3:12-15). 사울의 작은 딸 미갈과 다윗 왕은 또 다시 부부가 됐다.

다윗왕이 예루살렘으로 여호와의 궤, 즉 언약궤를 맞아 들였다. 다윗은 자신이 이스라엘의 최고 권력자, 왕이라는 것도 잊어버리고 바지끈이 땅바닥으로 떨어지기까지 열정적으로 노래하며 춤을 췄다. 아내 미갈이 창문을 통해 그 광경을 목격하고 체신머리 없는 다윗 왕을 마음으로 업신여겼다(삼하 6:16, 대상 15:29).

다윗이 가족을 축복하러 집에 들어가자, 아내 미갈은 ‘이스라엘의 왕이 오늘날 어떻게 영화로우신지 방탕한 자가 염치 없이 자기의 몸을 드러내는 것처럼 오늘날 그 신복의 계집종의 눈 앞에서 몸을 드러내셨도다’ 라고 말하며 다윗을 비난하며 경멸했다. 다윗왕은 ‘이는 여호와 앞에서 한 것이니라. 저가 네 아비와 그 온 집을 버리시고 나를 택하사 나로 여호와의 백성 이스라엘의 주권자를 삼으셨으니 내가 여호와 앞에서 뛰놀리라. 내가 이보다 더 낮아져서 스스로 천하게 보일찌라도 네가 말한 바 계집종에게는 내가 높임을 받으리라’고 말하면서 영적으로 무지한 아내, 미갈이 영원히 무자할 것을 예언했다.

다윗의 아내 미갈은 이 땅에서 오랫동안 장수했지만, 다윗왕의 저주대로 죽는 날까지 그녀의 태를 통해 한 명의 자식도 낳을 수 없게 됐다(삼하 6:20-23).

국가와 사회단체 등지에서 받은 모든 직위도 여호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다. 그것은 우주의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 분께 영광을 돌리는 데 사용돼야 한다. 인생에서 최고의 우선 순위가 여호와 하나님의 영광에 있어야 한다. 여호와 하나님이 인간의 명예보다 차순위로 물러날 때, 그것을 하나님은 작은 죄라고 말하지 않는다. 사람의 직위나 체면 등은 땅 아래로 내려놓고, 창조자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바른 신앙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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