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지키면서도 새로운 교회 개혁 모델 만들고 싶다”

김은혜 기자  veregrace@gmail.com   |  

[리더십 50인] 안양제일교회 홍성욱 목사

직장생활에 있어 익숙해진다는 것은 일이 수월해지고 능숙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익숙함은 편안함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나태함을 야기하기도 한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 자기 자신을 절제하지 않으면,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기거나 외적인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그 자리에 안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위대한 기업들은 제자리에 머물지 않고 항상 위기의식을 가지고 전진했음을 알 수 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새신자 없이 항상 똑같은 이들만 예배를 드리면 구성원들은 서로 익숙해져 편할 수도 있지만, 결국 교회는 ‘복음전파’라는 존재목적을 잃고 죽어버린다. 그렇기에 교회는 열심히 전도에 나서고, 복음전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야 한다. 새롭게 선교를 할 곳이 어디 있나 찾아야 한다. 또한 선교에 있어 복음 전파에 대한 순수한 열정도 중요하지만, 전략도 중요하다.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고 있는 안양제일교회 홍성욱 목사를 만났을 때 ‘이래서 선교전략가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80년 가까이 된 교회에 부임해 신앙생활에 익숙해진 이들을 움직이게 만든 것, 진도 복음화를 위한 통전적 선교, 열린 구역 모임 등 전략적 선교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룩하게 했다. 교단(예장 통합) 내에서 규모가 50위권이었던 안양제일교회는 몇 년 만에 10위 내로 진입했다.

물론 그는 양적인 성장에 매진하진 않는다. “교회의 본질이 선교이고, 선교를 위해 교회가 존재하는 만큼 교회의 구조도 당연히 선교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홍 목사는 “선교하기 위해 교회는 예배드리고, 교육하고, 친교하고, 봉사해야 한다. 성장은 부산물로 오는 것”이라고 교회론과 선교론을 설명한다.

교회의 본질은 선교

▲홍 목사는 “교회의 본질이 선교이고, 선교를 위해 교회가 존재한다”며 “선교하기 위해 교회는 예배드리고, 교육하고, 친교하고, 봉사해야 한다. 성장은 부산물로 오는 것”이라고 교회론과 선교론을 설명한다.

▲홍 목사는 “교회의 본질이 선교이고, 선교를 위해 교회가 존재한다”며 “선교하기 위해 교회는 예배드리고, 교육하고, 친교하고, 봉사해야 한다. 성장은 부산물로 오는 것”이라고 교회론과 선교론을 설명한다.

홍 목사가 부임한 지난 2003년 이래로 안양제일교회는 2배 이상의 양적 성장을 보였다. 이 때문에 2008년 교단(예장 통합)이 추진해온 300만 운동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가 속해 있는 안양노회가 교단에서 1위를 했으며, 노회 내에서는 안양제일교회가 1위를 함으로 총회장상도 받았다.

그는 양적 성장에 대해 “교회 목적은 복음 전파다. 본질에 충실하면 성장한다”며 자주 사용한다는 예화를 들려주었다. 호주의 한 해변에서 윈도서핑을 하다 사망하는 젊은이들을 안타까워하며 한 노인이 해변을 지키기 시작했다. 이 노인에 의해 구원받은 젊은이들이 많아지다 보니 5년쯤 되니 노인이 유명해져 인터뷰나 행사 참여에 바빠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행사에 노인이 참석하느라 바다를 지키지 못하다 보니 그 사이 빠져 사망한 젊은이들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 교회의 모습입니다. 유람선이냐 구조선이냐, 그것은 확연히 다릅니다. 교회들이 다른 것에 함몰돼 선교적 사명을 게을리하고 있는데, 교회의 선교적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홍 목사의 교회론과 선교론을 첫 적용한 곳은 그의 부친이 목회를 하던 은진교회(서울 은평구)다. 그의 선교적 목회 추구는 주차장 3-4대 공간과 교인 100여명 남짓했던 교회가 매년 50여 명씩 전도되며 6년간 560명으로 성장했다. 은진교회의 사례는 교회성장을 연구하는 출판사에 의해 발표되며 안양제일교회 장로들이 그를 찾아와 청빙하도록 만들기도 했다.

사실 지인들은 그의 안양제일교회 부임을 반대하기도 했었다. 50년 이상 된 교회는 시스템·관료화돼 구도를 바꿔가기 힘들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홍 목사는 “개척교회서 크게 부흥시킨 모델은 많지만, 전통과 개혁을 조화해 부흥시키는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며 전통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새로운 시대 문화코드에 맞춰 개혁시켜나가는 교회 모델이 되고 싶다고 언급했다.

전략적 선교… 전도 위한 구체적 장 마련해줘야

안양제일교회는 지역 내 복음화율이 8%로 전라남도에서 가장 낮은 ‘진도’에 대한 10년 선교계획을 가지고 있다. 작년 여름에는 전교인 640여명이 1주일 동안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13개 지역으로 나눠 새벽부터 바쁜 농촌 일손을 거들었으며, 길도 닦고, 고장난 기계도 고쳤다. 여름 뿐 아니라 크리스마스때도 단기선교를 가며, 안양제일교회서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실시해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며, 진도산 배추로 김장도 담근다. 4년간 진행된 선교 덕분인지 최근 진도군 연합회에 자료에 의하면 복음화률이 11%로 올랐다고 한다. 안양제일교회는 이후 전라남도 영암과 충북 보은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선교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안양제일교회는 열린 구역 모임을 진행, 불신자 전도를 진행하고 있다. 열린 구역모임에 아는 이들을 초대해 편안하게 모임을 갖고, 구역장 인사말을 통해 복음을 제시한 뒤 교회에 초청하는 형태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240개 구역에서 1천여명이 모임에 참석해 교회까지 왔던 이들은 350명이었으며, 그 중 150명이 당일에 예수를 영접했다.

“교회가 전도의 필요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장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것이 선교적 전략입니다.”

▲홍성욱 목사는 차세대리더인 청년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들만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 뿐만 아니라 직접 청년부 설교도 하며, 고등부 문학의 밤도 참석한다. 젊은이들에게 홍 목사의 인기는 여느 연예인 못지 않다.

▲홍성욱 목사는 차세대리더인 청년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들만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 뿐만 아니라 직접 청년부 설교도 하며, 고등부 문학의 밤도 참석한다. 젊은이들에게 홍 목사의 인기는 여느 연예인 못지 않다.

홍 목사는 단기선교에 대한 지적이 우려의 목소리도 있으나, 역기능보다는 순기능이 많다고 강조했다. ‘선교의 현장을 보게 함으로 선교가 무엇인지 맛을 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단기선교를 갔다 온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헌금을 해 자체 선교사만 5명을 파송했다. 실제 안양제일교회는 교회 파송 선교사 5명 외 청년회 파송 선교사가 있다. 청년들에게 어학연수 대신 80만원의 선교비를 주며 선교사들의 사역을 돕도록 하고 있다. 이에 5명의 단기선교 유경험자 청년들이 네팔과 필리핀·말레이시아·동북아 등에서 선교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선교가 그동안 목회자 중심의 선교였는데, 평신도들이 많이 나가야 합니다. 국제선교단체 WEC(웩)은 세계 2쳔명의 파송 선교사 중 평신도와 교역자 비율이 비슷한데, 우리는 교역자 비율이 90%입니다. 이들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에 홍 목사는 평신도 사역자로 자라날 청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교회 예산 40억 원일 당시 청년부를 위한 100억 규모의 건물을 건축했으며, 현재 교회 예산이 70억 원이 넘지 않지만 중고등부를 위한 50억 규모의 건물을 증축하고 있다.

올해는 추수사절 예산의 20%를 지역을 돕기 위해 사용하기로 하고, 성도들이 직접 투표하도록 했다. 이에 예상보다 헌금이 20%나 늘었으며, 3가지 안에서 제일 득표가 많았던 어려운 아동을 위한 단체에 봉고차를 구입해줬다. 그는 “내년은 40%를 그 다음에는 60%로 늘려 나가, 전액을 성도들이 원하는 곳에 헌금하겠다”며 자발적 선교가 좋은 선교적 전략이라고 귀띔했다.

전략적 선교… 선플운동·인터넷 선교 및 이슬람 선교

2009년 12월 창립된 기독교 시민단체인 국민희망실천연대(CAPH)는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김은호(오륜교회) 고명진(수원중앙침례교회) 홍성욱(안양제일교회) 목사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단체로, 선플쓰기 운동을 펼침으로 악의적인 댓글과 사이버 테러를 대응하고 있다. 3만 명 회원 목표로 현재 1만7천명이 참석해 선플쓰기를 전개해나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홍 목사는 인터넷 선교에도 관심이 많다.

“로스쿨에 들어간 아들과 5·18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특정 영화에 나온 내용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젊은이들은 인터넷으로 접하는 것이 많다 보니 잘못된 가치관을 가질 수 있는데, 정말 큰 문제입니다. 21세기는 미디어 시대이기 때문에 교회들이 적극적으로 인터넷 복음주의 운동을 펼쳐야 합니다. 인터넷 선교사 파송이 더욱 중요한 시기입니다.”

홍성욱 목사는 기독교 선교에 공동보조를 취하고 무섭게 늘어가는 이슬람의 선교전략과 일부 기독교박해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적인 단체인 글로벌 킹덤 네트워크(GKN, 이하 GKN)에서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킹덤 네트워크는 미국 뉴욕 나약신학교(Nyack College)의 엘리아스 단타스 교수를 중심으로 비서양권 교계지도자들이 모여 세계 선교를 향해 서로 돕고자 하는 취지에서 2009년 3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결성된 단체다.

회원들은 영어 능통자로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교회들 가운데 등록교인 1만 명 이상, 출석교인 5천 명 이상인 교회로 70 여명의 회원이 있다. 한국에서는 홍 목사 외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김정석 목사(광림교회), 고명진 목사(수원중앙교회)가 회원이다.

특히 올해 3월 7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는 GKN 회의가 한국에서 진행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모임에서는 미국 목회자들 뿐 아니라 정치 지도자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기존 단체들이 기관 목사였던 반면 이 모임은 교회 담임 목사들 중심으로 기독교 미래를 위해 선교적 전략을 공조해 나갈 것입니다. 이 단체를 통해 앞으로 세계 복음주의 부흥운동과 성령운동을 활발히 펼쳐나갈 것입니다.”

홍성욱 목사는

1960년생으로 장신대와 신대원을 거쳐 영국 옥스퍼드선교대학원에서 선교신학 박사학위(옥스포드 선교대학원에서 선교신학 신학박사 : Wales University 학위)를 받았다. 교단 내 차세대 목회자로 주목받고 있으며, 젊은 나이에 장신대 이사를 지냈다. 선교신학과 문화선교를 강조하며, 2003년 안양제일교회에 부임, 6년 만에 출석교인 5000명으로 부흥시켰다. 선교학 교재로 ‘선교학개론’ ‘선교와 디아코니아’ ‘선교와 교회성장’을 공저했으며, 선교적 교회와 일꾼들에 대한 내용을 담은 ‘교회만이 희망이다’, 건강한 교회의 구체적인 모습들을 담은 ‘우리가 꿈꾸는 교회’ 저자로 현재 WEC(Worldwide Evangelization for Christ) 선교회 이사장과 아시아빈곤선교센터(CAMP)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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