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시대에서 보는 ‘문화부흥기 신앙타락’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송태흔 칼럼] 문화제국을 이룬 이스라엘의 황제 솔로몬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탁월한 히브리 문화제국을 이룬 솔로몬(BC 990-932년경)은 다윗을 이은 이스라엘의 제3대 왕(재위 BC 970-930년경)이다. 솔로몬은 예루살렘에서 다윗의 부하 우리아의 아내인 밧세바와 다윗을 통해 태어난 두 번째 소생이다(삼하 12:24, 25). 다윗 왕은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삶과 다르게, 사랑하는 아들이 ‘평안과 안정’을 누리도록 하는 마음 속 염원에서 ‘솔로몬(평화의 사람)’이라 명명했다(대상 22:9).

솔로몬은 어려서부터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 선지자 나단에게 양육된 듯하다. 가정에서는 어머니 밧세바의 신실한 교육을 통해 신앙적으로 감화받고 성장했다. 밧세바는 아름다운 미모와 더불어 기지가 풍부한 여인이었다(왕상 1:15-31). 많은 신복들을 설득하여 자기 편으로 만드는 재능을 아울러 갖고 있었다. 솔로몬이 왕으로 등극하는 데는 밧세바의 기지가 크게 작용했다.

다윗에 이어 솔로몬이 왕이 되는 데는 많은 경쟁자가 있었다. 다윗이 늙어 쇠약해졌을 때, 이복 형 아도니야(헤브론 출신으로, 암논과 압살롬이 이미 죽었으므로 당시 최연장자였다)는 다윗의 승인도 없이 이스라엘의 왕으로 즉위하려 시도했다. 솔로몬은 20세쯤 되어 다윗왕의 시위대에 옹위돼 기브온에서 제3대 왕으로 등극하고 아도니야 일당은 모두 붕괴됐다.

초창기에 솔로몬은 기브온에 올라가서 여호와께 일천번제를 드리면서 겸손 공의 순결 및 믿음의 기도를 올려드렸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진솔한 솔로몬의 기도를 받으시고, 이스라엘 국가를 통치할 수 있는 지혜로운 마음과 부요한 재산 및 사람들을 통치할 수 있는 권위도 주셨다.

어느 날 두 창녀가 한 아이를 가운데 놓고 서로 자기 자식이라 주장하는 복잡한 사건이 발생했다. 두 창기가 자신들의 아이를 안고 자다 한 여자가 잘못하여 자기 아이를 깔아 죽이게 되자, 옆에서 자던 여자의 아이와 바꾸어 놓았던 것이다. 날이 밝자 살아있는 아이를 놓고 서로 자기의 아이라고 주장하다, 급기야 솔로몬 왕에게 소송을 제기했다. 솔로몬은 칼을 주면서, 살아있는 아이를 둘로 나눠 가지라고 재판했다. 참 어머니는 살아있는 자기 자식을 차마 칼로 밸 수가 없어서, 상대편 여자에게 아이를 가지라고 했다. 솔로몬은 진짜 어머니를 가려내 아이를 돌려줬다(왕상 3:16-28, 대하 1:3-12). 명 판결로 인해 그의 지혜와 명성은 나라 속에 높아졌다.

즉위 제4년 2월, 솔로몬은 성전 건축에 착수해 제11년 8월 준공함으로써 약 7년의 세월을 소비했다(왕상 6:38). 약 13년 동안 자신을 위한 왕궁을 지었다. 왕궁의 규모는 성전보다 훨씬 컸고(왕상 7:1-12), 왕궁 건축을 위해 아도람을 공사의 감독관으로 임명하고, 수하에 3,300명의 공사 감독, 3만명의 역군, 7만명의 담군(擔軍), 8만명의 석공을 동원했다(왕상 5:13-18).

솔로몬의 성전과 궁전의 건축은 히람에게 힘입은 바가 크다(왕상 5:1-12). 이스라엘과 히람의 수교는 다윗 시대부터 계속돼 온 것으로 솔로몬 시대에 이르러 한층 친밀의 도를 더했다. 솔로몬은 히람왕의 축하사(祝賀使)에 뒤이어 답례사를 보내면서, 부왕의 성전 건축 계획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과 부왕의 유지를 계승할 테니 레바논의 백향목 벌채 허가를 요청했다. 히람이 솔로몬의 요청을 쾌락했으니, 솔로몬의 외교적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솔로몬의 사업은 다윗이 착수한 문화사업을 계승하여, 발전시키고 완성시키는 것이었다. 그는 공고한 권력으로 이스라엘 전 민족을 통일시켰을 뿐 아니라 주위 모든 민족을 제압했다(왕상 9:20). 그가 확보한 이스라엘 영토는 북으로 유브라데강에서 남으로 애굽 지경까지 미쳤고, 인구가 바닷가의 모래같이 많아 창대해졌다. 주변 나라들이 조공을 바쳐 솔로몬의 1일분 식물은 가는 밀가루 30석, 굵은 밀가루 60석, 살찐 소 10, 초장의 소 20, 양 100 이었다. 대제사장 서기관 사관 군대장관 제사장 궁내대신 등의 내각을 친위세력으로 조각하고, 12지방장관도 새로 두었다(왕상 4:1-28).

그의 시대는 비교적 태평하였으므로 다윗 시대처럼 전쟁에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았다. 전쟁에 시간과 힘을 빼앗긴 일이 별로 없었던 솔로몬은 타국과의 외교 및 무역에 힘을 써 큰 이득을 얻었다. 그는 남방의 패자 애굽과 수교해 바로의 딸을 아내로 맞았다. 솔로몬이 선민 혈통주의를 떠나 애굽 왕 이방인의 딸과 결혼한 것은 조상의 유훈과 민족 혈통상 찬성할 수 없는 일이다. 결혼을 통해 애굽왕으로부터 게셀을 예물로 받았다(왕상 9:15-19). 많은 말과 병거를 애굽에서 얻고, 그것을 팔아 큰 이익을 얻었다(왕상 10:28, 29).

말년에 솔로몬은 거액의 재화를 거의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쓴 것 같다. 솔로몬의 다처주의는 그로 하여금 타락케 한 첫번째 과오이다. 그는 이방인 후비가 700, 빈장이 300, 도합 1,000명에 이르렀다. 그들은 제각기 자기 나라의 우상을 가지고 왔으므로 이스라엘 궁중은 우상의 소굴이 되고 말았다. 문화 제국을 이룬 화려하고 지혜로운 왕이었지만, 비신앙적, 비성경적인 삶이 그의 마지막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은 이 땅에서 초심을 잃지 않고 신앙을 유지하므로 주어진 사역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신앙생활을 처음 시작하거나, 교회를 처음 개척할 때는 성도로서 겸손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공동체 속에서 힘이 생기면,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하고 자신을 천천히 드러내기 시작한다. 하나님 주신 권위를 악용해 자신의 유익과 쾌락을 위해서 온 정열을 쏟기 시작한다. 요즘 연일 매스컴을 달구고 있는 한국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타락과 사임 소식은 화려했던 솔로몬 왕의 말년을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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