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기반한 사회참여, 지역서 증거받는 원동력”

손현정 기자  hjson@chtoday.co.kr   |  

[리더십 50인] 원천교회 문강원 목사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에는 12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원천교회(담임 문강원 목사)의 새 성전 건축 현장이 있다. 도심 한가운데에 이처럼 공사 현장이 들어서면 으레 민원이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원천교회의 경우는 건축업체에서 “이렇게까지 민원 없이 조용하게 공사를 해 본 적이 없다”고 신기하게 여길 정도다. 대신 가끔 공사 현장을 찾아와 이렇게 묻는 이들은 있다. “공사 언제쯤 끝나나요? 교회 빨리 세워지면 좋겠는데.”

이렇게 묻는 이들은 뜻밖에도 원천교회 교인들도, 믿는 이들도 아닌 주민들이다. 지역 주민들이 하루빨리 세워지길 기다리는 교회라니. 물론 필요에 의한 부분도 없지 않다. 원천교회는 주일을 제외하고는 교회 주차장을 모두 주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해 왔다. 또한 원천교회의 어린이 도서관은 1,500여명 회원 가운데 불과 200여명 가량만이 교인들일 정도로 주민들의 이용률이 높다. 그러니 기다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몇 가지 예가 모든 이유를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주민들에게 ‘좋은 교회’라고 한결같은 증거받아
교회 밖에는 51%, 교회 안에는 49% 역량 쏟기
‘복음주의적 사회참여’ 지향하며 지역 섬김 실천

▲문강원 목사. ‘교회 밖에 51%, 교회 안에 49%’라는 복음주의적 사회참여 정신을 목회의 핵심에 두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문강원 목사. ‘교회 밖에 51%, 교회 안에 49%’라는 복음주의적 사회참여 정신을 목회의 핵심에 두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교회의 대사회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큰 교회’보다 더 듣기 힘든 말이 ‘좋은 교회’다. 그런데 주민들은 다들 원천교회를 ‘좋은 교회’라고 부른다. ‘좋은 교회’란 말 속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보통 교회를 가리켜 ‘좋다’ 함은 그 교회가 속한 사회 속에서 사랑과 섬김으로 귀감이 된다는 것을 뜻할 것이다. 원천교회는 ‘봉사’로 이 지역에 그 어느 교회보다도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서대문구의 모 중학교에서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가정 형편이 어려워진 학생이 생기자 기독교인도 아닌 교사들이 고민 끝에 ‘원천교회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연락해 왔다는 일화는 원천교회가 지역 사회 속에서 어떠한 인정을 받고 있는지 확연하게 보여준다.

12년 전 부목사로부터 시작해 2004년 담임목사로 부임한 문강원 목사는 한결같이 강조해 온 것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51:49’의 원칙이다. 이는 교회의 모든 에너지와 역량을 교회 밖에 51%를 쏟고, 교회 안에 49%를 쏟자는 것으로, 복음주의에 기반한 사회 참여라는 가치를 단 한 번도 놓치지 않고 달려 온 문 목사의 리더십 아래 오늘날 모든 지역 주민들이 봉사하는 교회로 인정하는 원천교회가 있게 됐다.

실제로 문 목사에게, 그리고 원천교회에 이 ‘51:49’의 원칙은 그저 형식상으로, 보기 좋게 내걸어 놓은 표어만은 아니다. 이는 현재 짓고 있는 성전 건축 전에 ‘우리 교회를 먼저 짓지 말고 선교지에 교회를 세 곳 먼저 세워 주고 짓자’던 문 목사의 설교에 일주일 만에 교인들의 헌금이 모여 교회를 다섯 곳(인도, 태국, 미얀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을 짓고 난 뒤에야 비로소 성전 건축에 들어가게 됐다는 사례에서부터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문 목사는 자신이 추구하는 복음주의적 사회 참여를 ‘진심을 담은 섬김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하고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뚜렷한 정신은 원천교회가 펼치고 있는 사역들을 그저 교인들을 더 확보하기 위한 목적의 베풀기나 과시와 생색 내기가 아닌 진정성 있는 사역들로 빛나게 한다. 원천교회는 예수님이 관심을 가지셨던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극빈자와 소외계층들을 품는 것을 목표로 장학금 지급, 생활비 지원, 독거노인 개안수술 지원, 탈북자 및 외국인 노동자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역을 펼쳐나가고 있으며 이러한 사역들이 교인들이나 믿는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모든 지역 주민들, 그리고 반드시 이 지역이 아니라도 어디에서든 도움을 요청해 오는 이들에게 기꺼이, 넘치도록 내어주는 것이 되도록 이끌어 오고 있다.

이처럼 진심을 담은 섬김에 감동해 복음을 받아들이게 되는 일들도 비일비재하다. 전국 탈북민 가정을 추천 받아 진행한 합동결혼식 및 신혼여행 보내주기 행사를 통해 다수의 탈북민 부부가 복음을 받아들였고, 이는 탈북민 지원 단체들도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탈북민들의 마음을 샀다”며 놀라워하는 일이라 한다. 이외에도 선교지 캄보디아에서 실명 위기에 있는 소녀를 한국에 데려와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서 VIP 진료를 받게 한 후, 딸들이 교회에 나간다고 핍박하던 그 부모와 마을 주민들까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된 일은 원천교회뿐 아닌 지역 교인들에게까지 은혜로운 사건으로 자주 회자되는 일 중 하나다.

끝없는 봉사의 원동력은 교인들
평신도 세우고 위임하는 목회 추구로
생동감 넘치고 지속성 있는 사회 참여 가능

▲원천교회의 (사)서울청소년효행봉사단이 주최하고 있는 ‘서대문구 어린이 축제’는 지난 해 3회째를 맞았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각광을 받으며 교회와 지역 사회의 벽을 허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원천교회의 (사)서울청소년효행봉사단이 주최하고 있는 ‘서대문구 어린이 축제’는 지난 해 3회째를 맞았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각광을 받으며 교회와 지역 사회의 벽을 허무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한 교회가 이렇게 아낌 없이 가진 에너지와 역량을 사회에 내어 주기 위해서는 교인들이 얼마나 이러한 교회의 사역에 공감하고 동참하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목회자가 아무리 복음주의적 사회 참여를 외쳐도 교인들이 따라 주지 않는다면 사회 봉사를 위한 원동력에 한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천교회의 경우는 교인들이 이같은 교회 사역에 동의하고 지지할 뿐 아니라 사역의 주체가 되어서 역할하고 있다. 원천교회가 진행하고 있는 수많은 지역 활동들 가운데 대부분이 평신도 사역의 일환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는 (사)서울청소년효행봉사단은 2004년 발족돼 성경적 효(孝)의 정신을 바탕으로 어른 공경과 나라 사랑,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봉사단은 약 30명의 지도교사와 420여명의 단원들을 중심이 돼 서대문구 효행수기 공모전 및 청소년 축제를 개최하기도 하고, 양로원, 장애인시설, 등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봉사하며, 지역 독거노인을 위한 사랑의 연탄 나르기,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고지역 방재작업 자원봉사 등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서대문구 안에 있는 수많은 자원봉사단체들 가운데서 ‘자원봉사단체 대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의 높은 참여가 이뤄지고 있는 ‘서대문구 어린이 축제’ 역시 3년 전부터 봉사단에 의해 준비되고 진행되고 있다. 어린이날 문화를 선도하고 제시한다는 목적 아래 매년 개최되는 이 행사는 놀이마당, 민속마당, 신나는 마당, 스포츠마당, 가족마당, 이벤트마당, 먹거리마당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연, 군, 경, 소방 장비 체험 등의 무료 진행으로 원천교회와 지역 사회가 하나되는 대표적인 장으로 자리잡았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원천교회가 설립한 방글라데시센터 또한 평신도 지도자들에 의해 운영되면서 2백여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사랑방이자 복음의 요람이 되고 있다. 2006년 시작된 이 센터는 평일에는 노동자들의 안식처이자 교제의 장으로, 주일에는 예배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매달 교인들에 의한 의료미용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여호수아스포츠선교단이 지역 주민, 외국인 노동자, 타 교회 등과의 경기나 레슨 등을 주최하며 스포츠를 통한 지역과의 하나됨을 이뤄가고 있으며, 군선교팀은 원천교회가 매달 재정을 후원하고 있는 군인교회를 매달 한 곳씩 방문해 예배를 인도하고 위로하며,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평신도들이 위주가 되어 펼치고 있다.

이렇듯 평신도가 주도하는 사회 봉사가 가능한 데는 문 목사의 리더십이 바탕이 되어 있다. 문 목사는 평소 평신도 목회를 중요시할 뿐 아니라, ‘믿고 맡기는’ 위임 목회를 추구하고 있다. “교인들은 사실 봉사할 준비가 항상 되어 있고 이것이 감사한 일”이며 따라서 “목회자가 할 일은 이같은 교인들 안의 넘치는 에너지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것이 문 목사가 가진 생각이다. 이런 문 목사의 리더십은 교회 조직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현재 원천교회는 ‘교회 안에 3개의 교회가 있다’는 말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3개의 교구 사역이 철저하게 교구 담당 목회자와 평신도 사역자들에게 부여된 권한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문 목사의 리더십은 자연스럽게 교인들과 교역자들이 더 큰 책임감을 갖고도 기쁜 마음으로 교회 사역에 동참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문 목사는 이를 원천교회가 37년간의 역사 가운데 이 같은 섬김과 봉사로 지역 사회에 없어서는 안될, 지역 사회 속에 들어가 하나되는 교회로 자리 잡게 한 가장 큰 힘이라고 설명했다.

원천교회는 2008년 이후 매 해 12월에 서대문구청 신우회와 연계해 구청 마당에 7m 높이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고 있다. 매년 이 때면 구청 관계자들과 교인들, 지역 주민들이 함께 참여해 트리 점등식을 하며 자연스럽게 그리스도의 나심을 기념한다. 종교적 편향에 해당한다며 민원이 들어올 수도 있지만 그런 일은 한번도 없었다. 이는 원천교회가 그간 끊임없이 노력해 온 교회와 지역 사회와의 하나됨이 어떻게 결실을 맺고 있는가를 알 수 있게 한다.

▲오는 12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원천교회의 새 성전 모습. 문 목사는 성전 건축보다는 성전 건축 이후를 준비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 교인들의 영성 훈련은 물론 지역 사회와의 더 큰 하나됨을 사역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

▲오는 12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원천교회의 새 성전 모습. 문 목사는 성전 건축보다는 성전 건축 이후를 준비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 교인들의 영성 훈련은 물론 지역 사회와의 더 큰 하나됨을 사역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

문강원 목사

명지대학교대학원 사학과 졸업
백석대학교 기독신학대학원 졸업
총신대학교 박사원(D.Min)
미국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D.Min)
(사)서울청소년효행봉사단총재
(재)기아대책기구 이사 및 서대문지역 회장
외항선교회 이사
중남미선교회(MILA) 이사
목회자자녀교육연구원 부원장
극동방송 목회자선교협의회 임원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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