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사람은 더 지혜로운 사람을 알아본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송태흔 칼럼] 지혜를 최고로 사랑한 스바국의 여왕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행복한 국가 통치를 위한 탁월한 지식과 지혜를 무엇보다 염원하고 사랑했던 스바국의 여왕(Queen of Sheba)은 주전 10세기경 아라비아 반도의 남단, 현재의 예멘 근방 지역을 다스렸던 아름답고 카리스마 넘치는 여인이었다. 그녀가 주로 활동했던 스바국의 수도, 정치 1번지는 마리-브(Marib)로 알려져 있다.

그녀가 실권자로 스바국을 통치했던 기간이 포함된 주전 1,000년-700년 사이 그 나라의 정치안정 및 경제 성장은 역사상 최고조를 이루고 있었다. 스바국의 지혜로운 중앙 집권적 통치 권력이 매우 강력하므로, 최고 지배자인 왕의 영향력이 세계 곳곳으로 널리 뻗쳐 있었다. 스바국 왕 이름만 들어도 수많은 민족 공동체가 부러워하거나, 심지어 두려움에 떨기까지 했다. 스바국 왕은 당시 어떤 나라들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였다.

주전 10세기경 스바국에서 2천km 정도 떨어진 이스라엘 민족 국가를 통치하고 있던 솔로몬왕이 탁월한 통치 능력과 더불어 수준 높은 지혜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을 스바 여왕이 전해 들었다. 지혜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스바국 여왕이 그런 소문을 듣고 더 이상 수도에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었다. 자신보다 우수한 지혜를 소유한 사람이 한 국가의 왕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자, 당장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솔로몬이 지닌 탁월한 지혜를 잘 배워서 스바국 통치에 적용하고 싶은 통치자의 본능이 크게 작동했다.

주전 946년경, 스바국 여왕은 통일 이스라엘의 제3대 왕 솔로몬의 지혜를 직접 시험 하기로 결정하고 방문단을 꾸렸다. 바쁜 일정 중에도 스바 여왕은 솔로몬이 통치하고 있는 가나안 땅을 참모들과 함께 여행하여 전격 방문했다. 솔로몬 왕을 만나서 다양한 주제로 대화해 본 결과, 그가 지닌 지혜가 소문 이상으로 탁월한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식물학, 동물학, 군사학, 정치학 및 경제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월등한 식견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전문가로 통하는 우수한 학자들이 당시에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하나님의 사람, 솔로몬왕이 알고 있는 모든 지혜의 근본인 여호와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하나님 없는 세상 사람들의 지식은 매우 부분적이고, 지엽적이었다. 스바 여왕과 주위 학자들은 학문에 대한 근본적 뿌리가 전혀 없이 지식과 지혜의 열매만 지니고 있었다. 반면에 하나님의 사람 솔로몬은 지식의 뿌리, 줄기, 꽃과 열매까지 동시에 지니고 있어 매우 단단함을 깨닫게 됐다.

탁월한 신적 지혜를 소유한 솔로몬에 의해 통치되는 이스라엘 민족이 엄청난 부를 누리고 있다는 것도 스바 여왕은 발견했다. 솔로몬 앞에 선 스바 여왕은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들게 됐다. 자국에서 가져 온 귀한 물건을 솔로몬왕에게 선물로 모두 바치고도, 행복한 마음이 돼 자국으로 돌아갔다(왕상 10:1-10, 대하 9:1-9). 솔로몬왕을 만나서 보고 배운 지혜가 너무나 커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이스라엘에 기부해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녀가 솔로몬에게 바친 선물은 뇌물 내지 조공의 성격이 강했다. 솔로몬 통치 하에 있는 이스라엘은 당시 동방의 무역과 상권을 모두 쥐고 있었다. 이스라엘 국가를 통과하지 않으면 해상 무역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탁월한 신적 지혜를 지닌 솔로몬 왕의 무역과 통상 정책을 따를 자가 세상에는 아무도 없었다.

스바국 여왕은 직접 솔로몬을 방문하여 이스라엘과 통상(通商) 교류를 적극 요청했다. 이스라엘과 무역 및 통상을 하는 것이 스바국을 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지혜로운 여왕은 바르게 판단했다. 신약 시대에 예수께서 남방 여왕(마 12:42, 눅 11:31)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스바에서 솔로몬을 만나러 손수 찾아온 지혜로운 여왕을 의미했다.

스바 여왕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성경에 분명히 나타나 있지는 않지만, 코란(Sura 2722-45)에는 그 여왕의 이름을 빌키스(Bilqis)로 표기하고 있다. 심지어 에티오피아의 창시자 메넬니크(Menelik)가 솔로몬과 스바국 여왕과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라 많은 사람들이 주장할 정도였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는 스바국이 당시 이스라엘에 통상적으로 종속됨을 잘 표현하고 있다.

당시 스바는 여성 중심의 사회로, 부인이 남편보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갖고 있었다. 정치, 문화, 종교, 군사 측면에서 남자와 차이가 없는 최고의 실권을 여자가 쥐고 있었다. 스바 여왕이 솔로몬왕을 방문한 것은 스바 국가 전체가 솔로몬을 내방한 것과 같은 의미를 가졌다. 겸손한 여왕 때문에 스바국 전체 국민들이 이스라엘의 지혜를 최고로 여기는 이스라엘 동경 열풍이 강하게 불게 됐다. 자존심이 매우 강한 스바 여왕이지만, 지혜로운 솔로몬 앞에서는 머리를 숙일 줄 아는 현명한 통치자였다. 우수한 지혜와 지식이 자국의 발전을 위해서 사용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자존심 정도는 언제든지 꺾고 고개를 숙일 줄 아는 겸손한 사람이었다.

훌륭한 통치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보다 우수한 선배 또는 스승을 만나 고개를 숙이는 연습이 먼저 필요하다. 가르치는 스승의 것을 충분히 배우고 난 다음, 독창적인 자신의 것을 만들어서 주장해도 결코 늦지 않다. 현재 지니고 있는 자신의 것만을 최고로 알고, 다른 사람들에게 배우려 들지 않는 오늘날 세태가 우려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존재할 수 없으며, 현재 없는 미래 또한 있을 수 없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조화와 균형을 제대로 이룰 때 참된 지혜는 생기게 되며, 그런 지도자가 있는 공동체가 성장과 발전을 제대로 꾀할 수 있다.

새로운 정권 또는 지도층이 들어서자 마자 과거의 것을 무조건 제거하게 되면, 조화롭고 품위 있는 공동체의 성장은 멀어진다. 스바 여왕이 겸손하게 머리를 숙이고, 이국의 왕 솔로몬에게 잘 배워서 선진국을 이뤘던 교훈을 우리의 가슴에 새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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