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동 목사의 Q&A 상담코너
Q: 저는 수 년 전에 남편의 외도로 이혼하게 되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신앙으로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교회 직분자를 새로 임명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부족한 저에게도 교회의 중요한 직분을 맡아 주었으면 하는 권고가 들어 왔습니다. 교회의 덕이 되지 않는다고 여겨져서, 조용히 남모르게 봉사만 하고 싶었는데, 막상 이런 권고를 받고 보니 어떻게 해야 좋을지……. 저같이 이혼한 경험이 있는 사람도 교회의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요?
A: 상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화를 하면서 교회와 하나님의 나라에 누가 될까봐 염려하시는 집사님의 마음을 읽으면서 귀하신 분을 만나게 되어서 감사했습니다.
결혼은 사회의 풍습이나 제도 이전에,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것입니다. 마가복음 10: 6-9에는, “창조 시로부터 저희를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으니, 이러므로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서, 그 둘이 한 몸이 될지니라. 이러한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부득불 이혼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를 또한 명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음행한 연고 없이 아내를 버리면, 이는 저로 간음하게 함이요, 또 누구든지 버린 여자에게 장가든 자도 간음함이니라.”(마 5:32)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비단 아내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남편에게도 해당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집사님의 남편은 분명히 이혼의 사유를 제공한 셈입니다. 비록 이혼 당한 아픔과 고통을 갖고 계시지만, 집사님의 경우 이혼이라는 그 자체가 하나님 앞에 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로마서 7:2-3에는, “남편 있는 여인이 그 남편 생전에는 법으로 그에게 매인 바 되나, 만일 그 남편이 죽으면 남편의 법에서 벗어났느니라. 그러므로 만일 그 남편 생전에 다른 남자에게 가면 음부라 이르되, 남편이 죽으면 그 법에서 자유케 되나니, 다른 남자에게 갈지라도 음부가 되지 아니하느니라.” 말씀하십니다. 비록 사별한 것은 아니지만, 정당한 이유로 적절한 법적 절차를 거쳐서 이혼하셨기 때문에, 집사님께서는 남편의 구속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지셨습니다. 단지 집사님의 마음을 편안하고 자유롭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집사의 여러 가지 자격 중에서, “집사들은 한 아내의 남편이 되어 자기와 자기 집을 잘 다스리는 자니”(디모데전서 4:12)라는 말씀이 있지만, 이것은 이혼한 모든 사람은 반드시 집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단정짓는 말씀은 아닙니다. 비록 이혼했지만, 과거의 아픔과 상처를 딛고 일어나서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고 겸손과 온유로 섬기시며, 생활 속에 믿음을 실천하고 사신다면, 얼마든지 교회의 직분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집사님께서는 세상의 일을 사람 앞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위하여 하나님 앞에 서 계신 것입니다. 사람을 의식하지 마시고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일에 당당히 참여하시기를 권면 드립니다. 맡은 바 구할 것은 충성입니다. 용기를 잃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