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의 여호수아 35] 여호수아의 실수
3 기브온 거민들이 여호수아의 여리고와 아이에 행한 일을 듣고 4 꾀를 내어 사신의 모양을 꾸미되 해어진 전대와 해어지고 찢어져서 기운 가죽 포도주 부대를 나귀에 싣고 5 그 발에는 낡아 기운 신을 신고 낡은 옷을 입고 다 마르고 곰팡이 난 떡을 예비하고 6 그들이 길갈 진으로 와서 여호수아에게 이르러 그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르되 우리는 원방에서 왔나이다 이제 우리와 약조하사이다 7 이스라엘 사람들이 히위 사람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우리 중에 거하는 듯하니 우리가 어떻게 너희와 약조할 수 있으랴 8 그들이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우리는 당신의 종이니이다 여호수아가 그들에게 묻되 너희는 누구며 어디서 왔느뇨 9 그들이 여호수아에게 대답하되 종들은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인하여 심히 먼 지방에서 왔사오니 이는 우리가 그의 명성과 그가 애굽에서 행하신 모든 일을 들으며 10 또 그가 요단 동편에 있는 아모리 사람의 두 왕 곧 헤스본 왕 시혼과 아스다롯에 있는 바산 왕 옥에게 행하신 모든 일을 들었음이니이다 11 그러므로 우리 장로들과 우리나라의 모든 거민이 우리에게 일러 가로되 너희는 여행할 양식을 손에 가지고 가서 그들을 맞아서 그들에게 이르기를 우리는 당신들의 종이니 청컨대 이제 우리와 약조하사이다 하라 하였나이다 12 우리의 이 떡은 우리가 당신들에게로 오려고 떠나던 날에 우리들의 집에서 오히려 뜨거운 것을 양식으로 취하였더니 보소서 이제 말랐고 곰팡이 났으며 13 또 우리가 포도주를 담은 이 가죽부대도 새 것이더니 찢어지게 되었으며 우리의 이 옷과 신도 여행이 심히 길므로 인하여 낡아졌나이다 한지라 14 무리가 그들의 양식을 취하고 어떻게 할 것을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고
1. 기브온 사람들의 속임수
기브온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여리고와 아이를 멸했다는 소식을 듣고 길갈에 있는 여호수아에게 나아왔다. 그들은 꾀를 내어 사신(史臣)의 모양을 꾸미고 해어진 전대와 해어지고 찢어져 기운 가죽부대를 나귀에 싣고 그 발에는 낡아 기운 신을 신고 낡은 옷을 입고 곰팡이난 떡을 가지고 왔다. 이 모든 것은 그들이 먼 곳에서 온 사신들로 보이게 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속임수이다.
2. 그럴듯한 위장
그들은 이스라엘과 싸워서는 답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므로 그들은 싸우지 않고 이스라엘 가운데 살아남을 묘수를 찾은 것이다. 그들은 끝까지 그들의 나라를 숨기고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양도 그럴 듯했고 또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장 믿을 만한 사실들과 그들이 들어서 기뻐할 만한 것들을 말함으로 설득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자세를 낮추었다. “우리는 당신들의 종이니이다”. 그들은 완벽한 거짓말을 준비한 대로 말했고 그들의 위장은 아주 그럴 듯했다.
3. 가장하여 오는 대적이 더 무섭다
하나님의 백성의 대적들 가운데 여리고나 아이처럼 싸우고자 덤비는 대적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대적이 아닌 것처럼 가장하여 오는 대적이 더 무서운 것이다. 여기서 여호수아는 싸우는 데 빠진 나머지 이기고 정복한다면 무엇이든지 좋다고 여기는 지점에 이른 것 같다.
우리는 어떤 일이라도 주님이 허락하시는 것을 해야 한다. 일이나 무엇을 하는 데 빠지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 그럴 때 이기고 정복하는 일이라면 선뜻 좋게 여겨져 대적의 진상을 보지 못하게 된다. 어떤 사역자가 사역을 성공시키려는 의지만 가득하면 어떤 사람이든지 다 받고 사역에 동참시키게 되는데, 그렇게 될 때 그들의 참 상태를 모르고 사역하게 된다. 열심있는 성도들만을 세우는 사역을 하다보면 누구든지 열심만 있다면 좋다고 여기게 되는데 그러다가 낭패를 당하게 되는 일이 있다.
그런데 순종하는 사람들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어떤 형편에서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되고 언제나 주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4. 듣기 좋은 말만 골라서
그들은 여호수아나 이스라엘이 듣고 좋아할 말들만 골라 말했다. “우리는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인하여”. 그들은 여리고와 아이 성의 전투는 모르는 양 하고 오래 전에 싸워 이긴 헤스본 왕과 바산 왕을 이긴 일만을 언급했다. 그들의 거짓말은 완벽하고 훌륭하다고 할 만하다.
5. 완벽할 때 조심해야
영적인 세계의 거짓은 완벽한 데에서 나온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속임수가 드러나 보이지 않는 교리나 소위 완벽한 진리에 속아 넘어간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런 진리들을 가르침 받을 때 너무나 완벽하고 흠이 없기 때문에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그것에 매료되어 받아들인다.
당시 고린도 성도들이나 갈라디아 사람들이 들은 유대교 교사들의 가르침이 만일 허점이 많고 흠이 있으며 뭔가 이상해 보이는 것들이 발견되었다면 그들이 그렇게까지 속임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받은 새로운 가르침 속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흠을 찾기가 어려웠다.
6. 거짓말하는 자들은 말이 많다
이때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의 실수는 무엇이었는가? 그것은 기브온 사람들의 모양이나 하는 말에 하등의 의심의 요소가 없기에 그냥 믿고 받아들인 것이다. 그들은 여호와께 묻지 않았다(14절). 결과는 볼 것 없이 기만당한 것이요 속임수에 떨어진 것이었다.
우리가 여기서 한 가지 거짓을 알아볼 수 있는 길은 거짓말하는 자들은 자신을 믿도록 하기 위해 하는 말이 많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진실로 참되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하여 그렇게 많이 말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성경이 참된 책임을 시인한다. 우리는 성경의 그 많은 말씀 가운데서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어떤 시도가 없음에 대하여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만일 성경 기록자들이 후세에 사람들이 성경을 읽고 하나님의 존재에 대하여 의심하는 자들이 그렇게 많을 것을 알았다면 그들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서, 그리고 성경을 하나님이 기록하셨다는 구체적인 설명을 남기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다만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로 시작할 뿐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증명하는 말로 시작하고 있지 않다.
한국 교회역사 초기에 나타난 무교회주의라는 이단에 대하여 주기철 목사가 판단한 내용은 매우 흥미롭다. 어느 날 그 이단의 무리는 자신들이 절대로 성경에서 벗어난 주장을 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주 목사는 그러한 선언 자체가 그들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하는 것이라는 논지의 판단을 내렸다. 즉 그들이 그렇게 성경에서 벗어난 내용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그런 말을 할 필요 없이 그렇게 가르치면 된다는 뜻이다. 그들이 과연 하나님 앞에서 진실한 무리요 건전한 진리를 말씀대로 가르치는 영을 가졌다면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그런 말을 선언하고 시작할 의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한국 초기 교회의 맑은 영성으로 말미암은 투명한 영적 투영에서 나온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사탄이 성도들을 속일 때 “나는 사탄이라는 자인데 지금부터 거짓말을 좀 해보겠다. 너는 나에게 속을 준비를 해라”는 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자고로 사탄은 광명의 천사로, 의의 일꾼으로 가장하여 오며(고후 11:14-15) 주님도 거짓 선지자들이 양의 옷을 입고 나아오나 속에는 노략질하는 이리라고 하셨다. 양의 옷을 입었으니 겉을 보아서는 모른다는 말이다.
7. 열린 생각을 가지라
영적 전쟁의 저자 펜 루이스는 믿는 이들이 하나님의 일과 영적인 영역에 관해 가르침 받고 생각해 온 모든 것을 점검하기 위해 열린 생각을 갖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하였다. 그들이 붙잡고 있는 모든 진리들, 그들이 거룩한 가르침에 사용해온 모든 어구와 표현들은 심사숙고하면서 점검해야 한다.
사도 바울은 영적인 일들을 점검할 것을 거듭 강하게 권면하고 있다. “신령한 자는 모든 것을 판단하나(검사하다 또는 조사하다의 뜻이 있음)”(고전 3:15上). 여기서 바울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들에 대하여 조사하고 검사할 것을 말하고 있다. 어떤 것이든지 조사와 점검을 거치지 않고 받아들이는 습관을 갖는 것은 속임수에 떨어지는 첩경이다.
또한 믿는 이들은 지혜에 있어 장성한 자들이 되어야 한다(고전 14:20). 다시 말해 시험하고 증명하며 범사에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살전 5:21). 이 시대에도 너무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러한 검증하는 사고의 습관이 결여된 채 가르침을 받고 속임을 당하는 현실에 있다.
8.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다
이스라엘이 속임당한 두 가지 요인은 그들이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다는 데 있고 자신들의 지혜와 판단으로 결정했다는 데 있다. 어떤 것을 급하게 결론 내리도록 요청받는 일이 있다 하자. 그럴 때 우리는 조심해야 한다. 기다리며 내주하시며 우리를 인도하시며 가르치시는 주님께 지혜와 인도를 구해야 한다. 그럴 때 실수가 없고 패배가 없게 된다. 서둘러 결정을 내리도록 압박이 가해지는 순간을 조심해야 한다. 언제든지 하나님의 때를 기다림이 승리의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