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교회를 통해 배우는 한국교회의 통일노력(3)
크리스천투데이는 총신대학교 총장 정일웅 박사의 논문 ‘독일교회를 통해 배우는 한국교회의 통일노력’을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정 박사는 이 논문에서 독일교회가 독일의 통일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분석하며, 이것이 한국의 통일과 한국교회의 연합에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 박사는 얼마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교회의 보수와 진보가 서로 연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때 독일교회가 독일의 통일에 무엇을 기여했는지 연구한 적이 있다. 결론은 당시 독일교회가 하나로 연대했었다는 것이다. 에카데(독일개신교협의회)라는 하나의 조직을 만들었다. 이것이 엄청난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감리교단을 비롯한 한국교회는 어느 때보다 극심한 분열과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 연재가 한국교회 연합의 길을 모색하는 의미있는 장이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2. 연합과 일치를 위한 교회의 역사적 노력
교회의 역사는 기독교 복음선교의 역사와 함께 교회의 분리와 통일, 그리고 연합의 역사를 보여주는 산 증거들이다. 그리스도의 교회가 역사적 과정에서 교회의 통일을 위한 연합과 일치의 과제를 어떻게 실천했는지를 살펴보기 원한다.
초대교회는 2~3세기로 진입하는 시점에서 교회의 유지를 위해 세 가지 중요한 수단을 사용했다. 첫째는 복음전파의 근본바탕으로 성서의 정경화이며, 둘째는 성서의 올바르고 잘못된 이해 사이에서 구별의 특이점으로 신앙고백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교회의 통일에 대한 봉사로 감독 직무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이러한 표준에 따라 교회가 이해 가운데서 일치하든지, 아니면 불일치하는지가 판단됐다. 또한 이 기준에 따라 거룩한 성찬에서의 교제가 허용되거나 거절됐다. 이러한 신앙의 교리에 대한 문제는 언제나 교회의 모임인 총회를 통해 권고되거나 결정됐으며 이를 통해 어려운 논쟁과 분리와 통일의 노력들이 나타나게 됐다.
1) 교회의 본질과 성격
교회의 본질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부름받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의 모임이며, 또한 예수 그리스도로 오신 하나님을 주로 믿고 고백하고, 성령으로 임하시는 하나님과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성령의 은혜 안에서 교통하는 실체가 되는 것이다. 부름받은 백성들의 하나님과의 교제는 교회에 선포되는 하나님의 말씀과 성례 가운데서 이루어진다. 이것은 그리스도 교회의 본질을 밝히는 증표와 같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교회는 성령의 도움에 의해 지상에 세워지며, 종족과 언어와 문화의 다양함 속에 그리스도 교회가 존재하도록 그의 백성을 계속적으로 부르시고 교회를 존제케 하신다. 지상에는 이러한 다양한 여러 개의 교회가 있지만, 그 교회들은 모두 한 분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며, 그리스도 말씀의 가르침을 따르고 성례를 행한다. 그리고 이 때 이 모든 교회들은 그리스도 교회의 한 지체로 서로 관계를 가진 교회가 된다. 그러므로 교회는 개개인의 부름에서 시작해 종족과 지역과 문화에 따라 각각 다양성을 보이지만 한 분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하나의 그리스도 공동체인 것이다.
우리는 초대교회 교부인 키프리안(Cyprian)의 말에서 이러한 교회의 하나됨의 본질을 또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오직 하나의 교회가 존재한다. 그것의 열매에 의하여 다수의 교회가 존재케 된다. 마치 그것은 하나의 빛 밖엔 없는 태양이지만 그 빛엔 많은 광선이 있듯이, 그리고 하나의 나무둥치가 있지만 많은 가지가 있듯이, 또 하나의 샘의 원천에서 많은 물줄기가 형성되는 것과도 같다.…이와 같이 많은 가지와 지류들이 형성되어 있지만 원천적인 일치는 보존된다. 태양의 본체에서 광선이 분리되어 발산되지만 빛의 일치성은 나누어지지 아니한다. 나무로부터 가지가 꺾여지면 부러진 가지는 소생치 못하는 원리와 같다. 물줄기가 샘물로부터 끊어지면 말라버리는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교회도 한 하나님의 빛에 의하여 조명되어지고 그것의 햇살을 온 지상에 보낸다. 그러나 그것이 어느 곳을 비추더라도 하나의 빛임에는 틀림없다.”
2) 예루살렘 교회와 사도회의
역사적으로 볼 때 최초로 지상에 세워진 그리스도의 교회는 예루살렘에서 시작된다. 이 교회는 오순절의 성령강림과 더불어 시작된 것이다. 예루살렘 교회의 사도들은 이스라엘과 사마리아와 시리아 지역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했다. 그리고 예루살렘 교회는 예수님의 사랑받던 제자인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가 중심이 되어 움직였다. 그 중에 사도의 대표자인 베드로는 교회의 책임자였다. 그리고 예루살렘 교회는 역사적으로 예루살렘이 멸망할 때까지 모든 지역교회의 연합을 위한 중심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사도들의 역할로는, 여러 지역에 생겨나는 교회, 무엇보다 세례를 베푸는 일과 관련해 초대교회의 무질서한 세례의 관행을 바로잡아가는 것이었다. 즉 세례요한이나 예수의 이름으로 베풀어진 세례를 하나님 아버지와 성령의 이름으로 통일시키는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행 8:14~17). 또한 사도들의 역할로는 최초로 이뤄진 예루살렘 사도회의를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은 안디옥 교회에서 발생한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의 할례문제에 관한 것으로 안디옥 교회는 사도들의 복음적인 답변을 얻어오도록 바울과 바나바를 예루살렘 교회로 파송했다.
사도와 장로는 중심으로 한 예루살렘 사도회의는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에게 할례를 받지 않도록 지시했으며, 다만 우상의 더러운 것과 음행과 목매어 죽인 것과 피를 멀리하라는 답을 주어 돌아가게 하였다. 이것은 사도적 권위를 통해 교회의 통일을 유지하게 한 중요한 도구였다고 하겠다.
당시 사도회의는 베드로를 중심하여 여러 다른 사도들과 함께 이뤄진 것이다. 이러한 사도회의에 대하여 바울은 갈 2:1~10에서 그의 경험을 소개한다. 그는 14년 후에 예루살렘의 사도회의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당시 율법에 자유로운 이방선교의 대표자들과 유대종교 사이에 미해결 된 충돌이 있었다. 그 충돌점들은 교회의 통일을 파산시키는 위협으로 작용했다. 바울은 언제나 그의 가르침이 예루살렘 사도의 것과 일치되도록 하는 일에 힘썼으며, 후에 그의 여러 선교 지역을 통해 설립한 교회들에게서 헌금을 모아 예루살렘 교회의 흉년과 기근을 도운 일은 교회의 연합과 일치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예루살렘 교회와 여러 다른 지역 교회들과의 일치를 위한 중심적인 근거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였다. 그리고 성경말씀과 신앙고백, 성찬 또한 교회의 통일을 위한 근거로 작용하게 된다. 그리고 사도회의 역시 교회의 통일을 위한 중요한 권위적인 수단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사도회의는 오늘날 교회의 총회를 통해 하나님의 뜻과 지혜를 좇아 공동체의 의견을 집약하고 교회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교회의 연합과 통일을 추구 할 수 있었던 중요한 근간이었다. 특히 그 당시 베드로를 중심한 예루살렘의 사도적 권위는 바울을 중심으로 새롭게 전개된 기독교의 복음선교를 통합하고 일치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