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길자연 목사측 정관 개정 공청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길자연 목사측이 대표회장 선거에서 논란의 불씨가 됐던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직 구성을 비롯해 대표회장 후보 자격, 대표회장을 제외한 임원 선출 방법 등의 개정을 시도하고 나섰다. 그러나 최근 가장 큰 이슈이자 한기총 개혁의 가장 시급한 요소로 꼽히는 금권선거에 대한 명쾌한 대책은 보이지 않았다.
길자연 목사측은 11일 오후 2시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정관·운영세칙·선거관리규정 개정안 공청회를 가졌다. 길자연 목사는 국회 방문 등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으며, 김운태 총무가 사회를 맡았고 한영훈 정관운영세칙개정위원장이 진행했다. 이날 공청회는 개정위원회가 자체 회의를 통해 개정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부분들을 제안한 자료를 토대로 의견을 수렴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시작에 앞서 한영훈 위원장은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앞으로 여러 차례 의견 수렴 후 임원회와 실행위원회를 거쳐야 한다”며 “확정된 안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반복해 언급했다.
대표회장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선거관리위원회 조직(선거관리규정 제6조)에 대해 개정위원회는 “위원장은 증경대표회장으로 하며, 대표회장이 지명한다. 선거관리위원은 8명으로 하되 대표회장과 선거관리위윈장이 증경대표회장과 공동회장 중에서 각 4명씩을 자벽해 구성한다”는 수정안을 내놨다. 당초 “위원장은 직전대표회장으로 하며, 위원은 대표회장이 명예회장과 임원 중에서 8명을 자벽해 구성한다”는 원안에서 직전대표회장의 권한을 대폭 축소시킨 것으로 길자연 목사와 이광선 목사의 갈등관계를 염두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표회장 이외의 임원의 선출방법(운영세칙 제4장 8조)에 있어서도 개정위원회는 “당선된 신임대표회장이 전임 대표회장의 자문을 받아 선정한다”는 규정을 “신임대표회장이 약간 명의 전형위원회의 자문을 받아 선정하여 총회의 인준을 받는다. 전형위원은 신임 대표회장이 증경대표회장 중에서 선임한다”고 수정했다. 역시 전임대표회장의 권한은 제외됐다.
대표회장 후보자격도 변경을 추진했다. 개정위는 선거관리규정 제2조(후보의 자격)에서 “회원교단의 총회장을 역임한 자”를 “회원교단의 목사로서 소속 교단 총회의 추천을 받은 자”로 수정안을 제안했다. 관련 내용인 운영세칙 8조(임원의 자격과 선출)의 대표회장 자격에 대해서도 “교단총회 추천을 받은 자로 하되 추천은 교단 당 1명으로 제한”을 추가했다.
불법선거운동(선거관리규정 제9조)에 대해선 ‘상대방 비방’, ‘유인물 배포 금지’를 ‘상대방 비방 유인물 배포’로 변경해, 정책 토론을 위한 유인물 배포는 가능토록 했다. 선거실무위원 10~15인은 5인으로 축소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임원회의 성수(정관 제22조)에서는 당초 ‘임원 과반수 출석’을 의결 기준으로 뒀으나 ‘임원회는 출석 회원으로 개회하며’로 수정해 개회 기준을 대폭 낮췄다. 이에 대해 심영식 장로는 “자신의 직무를 소홀히 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반면 이용규 증경회장은 “대사회 문제 등으로 긴급히 모여야 할 경우가 있는데 개회가 성수되지 않아 문제 될 수 있다”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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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처 조직(정관 제10장)에 대해선 ‘총무 1인과 사무총장 1인’을 ‘사무총장 1인과 사무처장 1인’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개정위원회는 “단순한 자구 수정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회원교단의 자격(운영세칙 제1장)으론 ‘200교회 이상, 10개 노회(지방회) 이상, 교인 1만명 이상’의 조건 외에도 ‘창립 또는 설립 후 5년 경과’를 추가키로 했다.
한편 문원순 목사는 “각 교단 총회장 선거도 마찬가지이듯이 총체적인 금권 선거 분위기를 제도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며 “1차 투표는 그대로 하되 2차로는 제비뽑기를 추가하자”고 대표회장 선출 방법 변경을 제안키도 했다.
한 위원장은 개정안을 토대로 몇 차례 회의를 가진 뒤 오는 25일 임원회와 다음 달 4일 실행위원회를 거쳐 15일 임시총회에서 최종 확정지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