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흔 칼럼] 북이스라엘의 마지막 왕 호세아
통일왕국의 제3대왕 솔로몬의 배신과 악정이 절정에 이를 무렵, 주전 930년경에 이스라엘은 하나님에 의해서 남북으로 분단됐다. 에브라임과 아홉 개의 지파로 이뤄진 북이스라엘은 초대 왕 여로보암을 포함한 19명의 왕을 배출한 후, 주전 722년경 앗수르에게 멸망당했다. 유다와 베냐민 두 지파로 이뤄진 남유다는 초대 왕 르호보암을 비롯한 20명의 왕이 차례로 통치하다 주전 586년경 바벨론 제국에 멸망당해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졌다. 주전 1406년부터 7년간 치열한 전투와 8년 동안의 땅 분배를 통해 얻은 가나안의 이스라엘은 나라 없는 세기적인 방랑자로 전락했다.
북이스라엘의 대미를 장식한(?) 마지막 19대 왕은 엘라의 아들 호세아(‘구원’이라는 의미)다. 주전 730년경 앗수르 왕 디글랏 빌레셀의 묵허(默許)를 얻고 내란을 일으켜, 북이스라엘 제18대 왕 베가를 죽인 다음 스스로 왕위에 올랐다(왕하 15:30). 그의 치세는 약 9년 동안(주전 730-722) 계속됐으나, 여호와 하나님 앞에서는 늘 행악한 정책을 끊임없이 진행했다.
호세아가 북이스라엘을 치리하던 중, 인근에 있던 앗수르 왕 살만에셀이 북 이스라엘을 압제하려고 원정했다. 여호와 하나님의 경고가 그들에게 심판으로 작용했다. 그는 강력한 앗수르 침략자를 격퇴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조공을 바치게 됐다(왕하 17:3). 얼마 후 애굽 왕국이 그들의 국경에 적수 앗수르가 접근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것을 알고, 호세아는 재빠르게 애굽 제국에 앗수르를 무찌를 원군을 요청했다.
애굽 원군의 도움으로 앗수르를 몰아내고 독립하기를 원했다. 애굽의 원군이 곧 도착할 것을 믿고, 앗수르에게 조공도 바치지 않았다(왕하 17:4). 약속했던 애굽의 원군이 도착하지 않자, 앗수르 제국의 살만에셀 장군은 북이스라엘의 영토를 침범하였다. 호세아 왕은 앗수르에게 포로로 사로잡혀 감금당했고, 사마리아 지역은 포위됐다.
사마리아는 앗수르의 압제로 극심한 궁핍에 빠졌지만, 3년 동안은 버티고 견뎠다. 3년이 끝날 무렵 앗수르의 독재자 살만에셀이 갑자기 죽었다. 앗수르의 사르곤 장군이 사마리아 지역 점령의 영예를 짊어지고, 북이스라엘을 통치하게 됐다. 그는 이스라엘 지도 계층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사로잡아 할라와 고산하볼 강가 및 메대의 여러 고을에 강제 이주시켰다(왕하 17:5,6).
동시에 이방 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들을 북이스라엘 땅에 보내서 거처하도록 정책을 펼쳤다. 그 사건은 이스라엘 ‘10 지파의 포로’라 불리며, 이중 이주정책이라고도 한다. 북이스라엘 땅은 여호와 하나님과 무관한 사람들로 가득 차게 됐고,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앗수르 땅 및 근방 지역으로 강제 이주해 비참한 삶을 살게 됐다. 북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땅이 아니라, 이방의 땅으로 변모돼 이방 문화가 판을 치게 됐다.
북이스라엘 사람들이 그토록 비참한 삶을 살게 된 것은, 마지막 호세아왕이 특별히 악하여 나빴기 때문만은 아니다. 북이스라엘이 설립된 주전 930년부터 당시까지 수 세기에 걸쳐 이스라엘 민족들이 여호와 하나님을 버리고 죄악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호세아가 저지른 죄악은 하나의 성냥불이 돼서 기름 위에 떠 있는 북이스라엘을 완전히 살라 버렸다.
북이스라엘이 멸망한 표면상 이유는 제19대 호세아왕의 지혜롭지 못한 외교 정책의 실패에서 비롯됐다. 호세아는 처음에는 강대국 앗수르를 섬기다 이를 배반하고, 다시 애굽을 의지하여 마침내 앗수르의 노를 사게 돼서 멸망했다. 힘이 있는 나라를 인간적으로 따라 다니다가 불쌍한 신세로 전락됐다.
멸망의 실질적 원인은 하나님을 버리고 경외하지 않으면서 배신한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역대 왕과 백성들의 배신(背神)과 우상숭배가 북이스라엘을 멸망하도록 이끌었다. 그들은 수 세기 동안 우상숭배를 했으며, 여호와 하나님의 율법을 포기했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혀 듣지도 않았다(왕하 17:723). 당시 동쪽에는 앗수르, 남쪽에는 애굽이 있어 북이스라엘은 양쪽에 끼어 있는 약소국 신세였다. 양대 세력에 항상 위협을 받고 있으므로, 북이스라엘은 더욱 전능하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중립적 독립을 유지했어야 했다.
사람은 아무리 힘이 강력해도 한계가 있다. 사람들에게 있는 지식도, 능력도, 힘도 시간이 흐르면 연약해 진다. 북 이스라엘 19대 왕 호세아는 전능하신 여호와 하나님보다는 인간의 능력을 더욱 신뢰했다. 강력한 나라를 후원군으로 삼으면 이스라엘이 영원히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강대국 앗수르와 애굽을 상황에 따라서 빌붙어 오가며, 북이스라엘의 정권을 얼마간 유지시켰다.
결국 여호와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고 사람들의 힘을 의지했던 호세아는 멸망을 가슴에 안았다. 보이는 능력보다 보이지 않는 힘이 더욱 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오늘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는 한 교수가 생각난다. 사람의 힘으로 학교를 다스리고, 학생들을 무력으로 다스리다가 결국 낙마한 어느 교수의 비참한 운명은 호세아의 무지함과 닮은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