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57편
시편은 구약시대의 찬송가에 해당한다. 시편을 일컬어 영혼의 해부학이라 한다. 인간 영혼 속에 깃든 온갖 문제가 시편 속에 절실하게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편은 전체가 150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에 73편이 다윗이 쓴 시들이다. 다윗은 왕중 왕이었고 전략가였으며 동시에 영감 넘치는 시인이었다. 그가 쓴 시편 시들 중에 57편은 그가 아둘람굴에 숨어 살던 때 쓴 작품이다. 이에 대하여 성경 안에 '57'이란 숫자 곁에 다음과 같은 소개 글이 나온다.
"다윗의 믹담 시. 인도자를 따라 알다스헷에 맞춘 노래, 다윗이 사울을 피하여 굴에 있던 때에…"
이 소개 글에서 "인도자"란 말은 성가대 지휘자를 일컫고 '알다스헷'이란 곡에 맞추어 부르란 말이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아리랑 곡에 맞추어 부르란 식이다. 그리고 사울을 피하여 굴에 있던 때란 말의 그 굴이 바로 아둘람 굴이다.
57편은 1절에서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 영혼이 주께로 피하되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
다윗과 그의 동지들 사백명은 아둘람굴에 숨어 숨죽이고 살아가고 있던 때다. 사울 왕이 보낸 수색대가 온 나라에 깔려 있어 다윗 일행이 눈에 뜨이기만 하면 즉결처분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때이다. 그러나 다윗은 위대한 신앙의 사람이었다. 그런 절체절명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오히려 하나님의 날개 그늘 아래 피하여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노라고 고백하였다. 이런 투철한 신앙이 그런 위기를 거뜬히 이겨나갈 수 있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