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극복 위해 ‘비례대표 교차할당제’ 주장
기독당과 더불어 기독교인의 정치참여에 앞장섰던 전광훈 목사가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전광훈 목사는 11일 오전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이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선거개혁> -교차할당제와 석패율제-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기조발제에 나섰다. 이날 토론회는 정치권에서 선거제 개혁을 처음으로 심도 있게 논의하고자 마련된 자리로 박희태 국회의장,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정운천 한나라당 최고의원과 다수의 여야 의원들이 참석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석패율제는 한 후보자가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에 출마하는 것을 허용하고, 중복 출마자들 중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뽑는 선거제도다. 즉 안타깝게 낙마한 후보자들에게 당선의 기회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각각의 취약지인 호남과 영남에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전 목사는 “대한민국에는 남과 북을 가르는 휴전선 외에 영남과 호남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의 휴전선이 있다”며 “이는 소수의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야욕을 채우기 위해 만들어 놓은 비극의 휴전선으로 이로 인해 가정과 학교와 사회,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까지 갈등의 골이 더더욱 깊어만 간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로 기쁨의 축제가 되어야 할 선거가 지리산을 가운데 두고 싸우고 욕설을 퍼붓는 추태를 부리는 무대가 되어선 안된다”며 “재앙적 지역주의 갈등이 정치인들로부터 말미암은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정치인들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잠시 정치권의 지역 갈등 실태를 고찰해보면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호남지역 지역구에서 단 한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하였고 민주당의 경우는 영남에서 몇 석 당선된 줄 안다. 한나라당 회의는 경상도 말로만 하고 민주당 회의는 전라도 말로만 할 것이라는 상상도 해본다”고 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교차할당제와 일본에서 시행되고 있는 석패율제 등을 두고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국내 상황에 맞는 선거제도를 구상해가고 있다. 그간 지속적으로 ‘비례대표 교차할당제’를 제안했던 전 목사는 “각 당의 비례대표의원 중 적절한 수(10명 이내)의 의원을 상대지역의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후보자 중에 선정해 이들이 해당 권역을 대표하는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요지”라고 설명했다.
전 목사는 “이 제도는 요즘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석패율제와는 그 개념이 전혀 다르다. 석패율제는 낙선한 국회의원을 구제하는 제도를 통해 정치인들이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자는 제도인데 반해 교차비례 제도는 지역갈등을 해소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당연히 국가의 이익이고 온 국민이 원하기 때문에 통과되어야 할 법안이지만 지역 간의 갈등과 대립으로 인해 통과되지 못하고 지연됨으로 우리나라 1년 국가 예산을 능가하는 경제적 손실이 초래된다면 참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례대표 교차할당제에 대한 충분한 토론으로 지역갈등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제2의 휴전선을 제거하는 법안이 제출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송하성 교수(경기대학교)의 정책발제에 이어 손혁재 교수(풀뿌리지역연구소 상임대표), 박영수 과장(중앙선거관리위원회 법제과장), 김상국 교수(경희대학교), 이현출 박사(국회 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 최태욱 교수(한림국제대학원대)가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