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칼럼] 장로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로 하나돼야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독일교회를 통해 배우는 한국교회의 통일노력(8)

▲정일웅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정일웅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3. 교회의 연합과 일치의 실천적 의의와 과제

1) 복음선교 과제

그리스도의 교회에 주어진 주된 과제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이다. 이것은 그리스도인 된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주어진 사명이기도 하다(벧전 2:9~10). 이것은 그리스도인 개개인이 증거해야 할 책임일 뿐 아니라, 역시 그리스도의 교회 전체가 짊어져야 할 책임이기도 하다. 그리고 실제로 이러한 복음증거의 사명을 수행함에는 그리스도의 교회가 연합한 힘에 의해 행할수록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특별히 지금 우리가 논의하려는 북한선교와 세계선교의 과제는 한국교회 전체가 짊어져야 할 필연적인 과제이며, 연합과 일치의 단결된 힘에 의해 복음선교의 과제를 이루어내야 할 일이다.

그런데 현재 한국교회가 수행하고 있는 세계선교는 연합과 일치를 이루지 못함으로 겪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한 지역에 한 선교사만 파송해도 충분한 선교사역을 모든 교파들이 경쟁적으로 자기 교파의 선교사를 파송함으로 엄청난 선교비를 소모하는 모습이라든가, 선교지역에서 서로 아무런 협력없이 선교사역을 경쟁적으로만 행하고 있는 모습들은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통해 조정하고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는 비단 해외선교 뿐만이 아니다. 국내 전도에도 수없이 발견되는 일이다. 즉 같은 지역에 교파마다 경쟁해 교회를 세우는 일에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할 것이다. 이러한 복음선교의 잡다한 문제를 해결하고 참으로 기독교의 복음선교적 과제를 성취하려면 교회는 필연적으로 연합과 일치의 모습을 이뤄가야 할 것이다.

2) 사회봉사를 위한 과제

‘기독교의 복음은 사회에 대해 책임을 가진다’라는 명제는 1974년 세계복음주의 지도자들의 총회(1974년 7월 16~23일 스위스 로잔)가 발표한 로잔언약 제5항에 표현된 말이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개인의 영혼을 구원하는 일을 목표로 하지만 언제나 영혼구원의 은혜를 경험한 자들을 통해 우리의 이웃에게도 그리스도의 사랑이 전해지기를 원한다. 이것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그리스도의 계명과 일치하는 것이다.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결국 세상을 섬기러 오신 그리스도 사역의 계속적인 수행을 의미한다. 그런 면에서 교회는 세상을 위한 교회여야 하며, 섬기로 오신 주님의 뜻을 세상과 이웃을 향해 펼치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중요한 사명인 북한선교와 국가적이며 민족적 숙원인 남북통일의 문제도 교회의 사회봉사적 과제의 맥락에서 인지해야 하며, 교회의 연합과 일치는 그 일의 성공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러한 사회봉사적 과제는 결코 성취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3) 진리의 보존과 수호를 위한 과제

기독교의 역사는 역시 복음진리의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한 역사였다고 할 것이다. 그 때문에 이단사상에 대한 시비와 논쟁은 끝없이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의 교회에도 동일한 문제로 대두되는 일이다. 그러나 교회가 분리되고 수없이 많은 교파로 나눠진 상황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에 반하는 이단 사상을 구별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개 교회나 소수의 교회가, 또는 한 권위 있는 목회자가 다른 신앙사상을 전하는 자를 향해 이단이라고 소리 지른다고 그가 이단이 되는 것도 아니며, 그렇게 혼자의 힘으로 이단을 방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단을 방어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교회가 연합하고 일치를 이룰 때이며, 그러한 공동체의 연합된 힘은 이단을 막아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현재 한국교회는 이러한 과제를 위해 연합해야 하며 반드시 그러해야 한다.

4) 신앙교육의 표준과 통일성의 견지를 위한 과제

교회의 역사는 기독교신앙의 가르침의 통일성을 견지하기 위해 요리문답서(Catechism)를 만들어 교회의 신앙교육을 위한 표준서로 사용했다. 물론 종교개혁 이후 17~18세기로 오면서 교리 논쟁이 일었고, 이에 따라 수많은 교파의 분열과 함께 각 교파의 신앙고백서와 요리문답서가 생겨나 더 혼란스런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러나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견지하기 위한 신앙의 가르침에는 하나의 표준이 있어야 하며, 신앙의 진리에 대한 통일된 가르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현재 한국교회는 수없이 나뉘어진 교회의 분열과 교파의 난립으로 인해 기독교신앙의 가르침에 대한 기본적인 표준과 통일성을 견지하기 못하고 있다. 특별히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교리적 이해에 있어서는 별다른 상이점이 없으나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삶에서 어떻게 행동하며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기독교신앙의 윤리적 이해에 있어서는 그 통일성과 표준을 잃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교회의 문제 중 하나이다. 그 때문에 한국교회의 평신도들은 급변하는 사회적 환경에서 윤리적 문제에 올바른 이해와 신앙적 태도를 취하는 일에 많은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더욱이 교회마다의 가르침이 서로 달라 혼란을 겪고 있다.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의 연합과 일치는 필연적인 과제라 할 것이다. 적어도 한국 장로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라는 이름으로 연합을 모색할 수 있고, 신앙의 교리에 있어서는 웨스트민스터신조와 요리문답서를 신앙사상의 근거로 삼고 있어 연합의 가능성이 있다. 이를 위해 기독교신앙의 표준과 통일을 위해 연합적 차원의 성경공부 교재를 만드는 일은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일들이며, 오직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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