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역사문화센터 건립해 근대화 공헌 알리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특별기고] 정부의 전통종교 문화정책과 대응방안(13·끝)

▲박명수 교수. ⓒ크리스천투데이 DB

▲박명수 교수. ⓒ크리스천투데이 DB

Ⅳ. 정부의 종교정책과 기독교의 대응
3. 기독교문화와 관광 자원 개발

한국교회는 변화하는 상황을 잘 인식해야 한다. 과거 한국 기독교는 반공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했고, 교육을 통해 근대문화를 받아들였고, 부흥운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고, 여기서 나오는 자부심은 과도한 배타적인 민족주의로 흘렀다. 그 결과 전통문화, 민족종교에 대한 정부의 독점적 지원이 이뤄졌고, 이것을 상품으로 만들어 관광자원화했다. 현재 정부의 종교문화정책은 바로 이런 기반 위에 존재하고 있다.

여기서 한국 기독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주요 정책인 종교문화와 관광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기독교가 어떻게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할지 고민해야 한다. 다음은 기독교가 할 수 있고,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몇 가지 아이템을 필자가 예시한 것이다.

첫째, 한국 기독교의 근대문화 유산 보존 개발정책이다.

정부는 전통문화 보존이라는 명목으로 불교와 기타 종교에 막대한 지원을 했다. 다행히 현재 정부에서 근대문화 유산을 보존하고 지원하려 하고 있다. 한국 기독교는 여기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근대문화 유산은 단지 건축물 뿐만 아니라 산업구조물, 생활문화유산, 역사유적, 인물유적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한국 기독교는 이런 정부의 근대문화 유산 계획을 인식하고, 기독교에 해당되는 것을 발굴해야 한다. 우선 정부 지원으로 근대 기독교 문화유산 자료조사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연구를 검토해 분석하고 발전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둘째, 한국 기독교 역사문화센터 건립이다.

정부는 조계종과 함께 불교를 위해 전통사찰문화원(총예산 약 1300억)을 만들려 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천태종, 진각종, 총화종에도 상당한 지원을 했다. 사실 한국 기독교는 한국의 근대 역사와 문화를 이끌어왔다. 따라서 한국 기독교는 근대사의 주역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을 정리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은 국가의 의무다. 이 역사문화센터에는 기독교가 한국 근대사회에서 행한 모든 것을 포함해야 한다. 의료, 교육, 절제운동, 한글보급, 민족운동, 전도운동, 세계선교, 반공 등 한국 기독교가 민족을 위해 행한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문화센터를 건립해야 한다.

셋째, 전국 주요 도시에 각 지역 기독교 역사문화센터를 건립해야 한다.

한국의 근대문화는 개항장을 통해 들어왔고, 여기서 제일 먼저 활동한 사람들이 바로 선교사들이다. 이들을 통해 각 지역에 학교가 세워지고, 병원이 세워졌으며, 근대문화가 소개됐다. 사실 근대 한국의 도시 형성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 교회 설립이다. 따라서 이런 기독교센터는 한국 각 지역이 어떻게 근대도시로 변화해 가는지를 잘 보여줄 것이다.

넷째, 한국 기독교 문화를 무형문화재로 평가받고, 문화체험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최근 정부는 체험을 통한 관광산업을 육성한다. 여기에 속하는 것이 템플스테이와 양반체험이다. 이런 식으로 정부가 특정종교를 지원할 수 있다면, 기독교도 이같은 것들을 시도할 수 있다. 기독교는 이 땅에 여름성경학교, 크리스마스와 같은 새로운 문화를 도입했다.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은 유년시절 이런 것들을 경험했다. 이를 일종의 무형문화재로 승화시켜 새로운 시대에 전승한다면 새로운 문화체험이 될 것이다. 아울러 부흥운동도 한국의 새로운 근대문화가 될 수 있다. 1907년 대부흥운동을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을 설립할 수도 있다. 실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전세계 기독교인들을 초청해 한국의 금식기도운동을 소개하고 있다.

다섯째, 기독교역사자료 수집 및 영인 작업을 해야 한다.

불교, 유교, 기타 무속종교들은 각각 자기들의 역사적 기록을 보존하고 정리하는 데 정부의 지원을 받아왔다. 하지만 기독교도 분명 한국의 한 종교이며, 한국인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교에 속한다면 역사자료, 수집에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사실 한국 기독교는 자발적으로 역사자료 수집 및 영인 작업을 감당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노력들이 국가적 차원에서 도움을 받아 더욱 체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한국 근대유산을 보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섯째, 한국 기독교 여성문화센터를 만들어야 한다.

기독교가 이 땅에 들어와서 이룬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여성의 권익 증진이다. 한국 전통문화 가운데 억눌렸던 여성들이 기독교의 복음과 함께 해방을 맛보았다. 따라서 과거 한국 여성들의 모습이 어떠했으며, 기독교가 이것을 어떻게 바꿨고, 그 결과 어떻게 오늘의 한국 여성이 되었는가를 보여주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체험시킨다면 기독교와 근대문화가 한국사회에 끼친 영향을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일곱째, 한국 기독교 선각자기념관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전국 곳곳에서 유교학자들과 불교 스님들에 대한 기념관을 국가와 지방단체 주도 하에 건립하는 것을 본다. 하지만 우리가 역사를 살펴보면 전국 곳곳에서 묵묵하게 그 지역 발전과 근대화를 위해 일한 수많은 기독교인들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이런 분들을 발굴하고 그 지역에 기념관을 만들어 그 분들의 업적을 되새기게 해야 한다. 아울러 독립운동과 한국전쟁, 그리고 민주화운동을 위해 일한 사람 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근대화를 위해 수고한 사람들도 국가 유공자 명단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전개된 스코필드와 손양원을 기리는 기념운동이 대표적이다.

여덟째, 한국 기독교 선교사기념관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국제화시대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더 발전하면서 국제교류는 더 많아질 것이다. 초기 선교사들은 바로 이런 국제교류의 상징이다. 한국이 최초로 세계에 알려진 것도 바로 이 선교사들 덕분이며, 이들을 통해 세계의 사정이 바로 한국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런 선교사들의 역할을 기념하는 일은 과거의 역사를 바로 알리는 일일 뿐 아니라 세계화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일이다.

V. 맺는 말

필자는 이상에서 한국 정부의 종교문화정책을 살펴보고, 여기에 기독교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살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선진국으로 나가기 위해 문화와 관광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전통종교는 여기에 잘 적응했다. 하지만 한국 기독교는 여기에 뒤처져 있다. 그러나 한국 기독교도 분명하게 이 땅 문화의 중요한 축인데도 여기서 배제되고 있는 일은 잘못됐다. 따라서 한국 기독교는 정부의 종교문화정책을 잘 이해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수용해 한국사회와 기독교 선교에 기여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논의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은 한국이 다종교사회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웃종교가 편향적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서도 안 되지만, 기독교도 정부의 편향적인 지원을 받아서는 안 된다. 정부가 특정종교에 기울어지면 대한민국은 지역감정, 이념대립에 이어 또다른 아픔인 종교분쟁을 경험할 것이다. 현재까지 정부의 종교문화정책은 지나치게 전통종교 중심으로 이뤄져 왔고, 여기에 기독교가 상대적으로 소외된 것은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종교문화정책은 수정돼야 한다. 이 땅 종교인구의 반절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기독교도 이 땅의 종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독교는 이 땅의 문화로 대접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국가는 기독교의 권리를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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