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동 목사의 Q&A 상담코너]
Q: 저는 다른 주에 살고있는 P 집사입니다. 미국에 이민 온지는 오래되었고 제겐 아들이 있습니다. 이 아들이 공부를 잘해 주어서 좋은 대학을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대학 1학년 때 들었던 과목 중에 한 과목이 F가 나오면서 학교에서 drop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지금 몇 년이 지났습니다.
제 아이는 어려서부터 신앙이 좋았지만 내성적인 성격에다 친구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대학교 때 교회에서 어린이들을 맡아 가르쳤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 교회 목사님께서 교회학교 교사를 그만 두라고 해서 많이 시험에 들어 있습니다. 그런 일 이후에 저희 역시 그 교회가 나가고 싶지 않아요. 그렇다고 가까운 곳에 다닐 만한 한인교회도 마땅치 않고……. 저희는 그저 순종하는 마음으로 그 교회를 여지껏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를 가도 마음이 밝지 못하고 교회를 다녀오면 오히려 마음이 침울해집니다.
이제 이 아들이 신학교에 들어가고 싶어하는데, 이 상태로 가도 좋은가요? 만일 간다면 어느 학교가 좋을까요?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멀리서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드님이 대학 도중에 학교에서 나오게 되었다니,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습니다. 대학을 중퇴하고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몇 년을 보냈다니, 그 마음 또한 많이 안타깝겠습니다. 교회 목사님께서 어느 날 갑자기 교사를 그만 두라고 하셨는데, 그 이유도 잘 몰라서 마음에 시험이 들어 있다니 그 또한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아드님이 신학교를 가려고 한다는데, 중요한 시기에 일어난 이런 일들의 상처가 먼저 씻겨야 합니다. 특히 그 교회 목사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어야 한다고 여겨집니다. 목사님께서 교회 학교 교사를 그만 두라고 하실 때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이유를 모르고 교회 생활을 하시는 것은 부모님에게나 아들에게나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좋은 일이 아니라서, 목사님께 직접 여쭈어 보기도 어렵고, 그 이유를 묻는 것도 따지는 것 같은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순종하는 자세로 그 교회를 섬기시는 것은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교회에서 예배를 드려도 기쁘지 않고 집에 돌아와서도 침울한 마음을 갖고 계시다면, 힘드시지만 목사님께 그 자초지종을 여쭈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무리 엄격한 목사님이라고 해도 성도님과 아드님이 마음 아파하는 것을 모른 체하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드님 역시 목사님께 받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야 성직자가 되더라도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목회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요즘 조금 은혜 받았다고 하면 누구든지 목회자가 되려는 경향이 있는데, 목회자의 길로 가는 것은 끊임없는 자기 성찰의 길입니다. 특히 목회자의 어린 시절과 성장 과정은 그 목회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아드님의 경우 어려서 성격이 내성적이었고 친구가 별로 없었다는 것은, 신앙이 아주 보수적이고 배타적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신학교에 가기 전에 먼저 목회의 소명을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목회자로 불러 주셨는지 아드님이 깊이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확인해아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목회로 부르시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모세나 사무엘이나 바울의 경우는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으로 직접 들려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어야만 목회자로 부름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성경 말씀을 읽는 동안 성령님의 내적 조명으로 마음의 감동을 받고 믿음의 확신을 가져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주의 길을 가면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나도 마음이 요동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기 의지나 자기 생각을 따라서 주의 길을 가면 조그만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나도, 마음이 흔들리고 요동합니다. 신학교에 대해서 여쭈어 보셨는데, 이것 역시 먼저 기도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아드님의 신앙 성향에 따라서 신학교를 선택해야 한다고 여겨집니다. 보수적인 신앙 성향을 가졌으면 보수적인 신학교를 택하고, 자유로운 신학 성향을 가졌으면 자유로운 분위기의 신학교를 택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인간의 생각보다 기도가 앞서야 합니다. 주의 길은 무릎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르심과 소명 문제에 대해서 한 가지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좋아하고 섬기려는 마음이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은사가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찬양의 은사가 있는 사람은 찬양을 통해서 하나님과 사람들을 섬기고, 가르침에 은사가 있는 사람들은 잘 가르치는 것을 통해서 하나님과 사람들을 섬길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부모님과 아드님이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길로 인도함 받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