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과 이세벨의 죽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송태흔 칼럼] 아합 왕의 아내 이세벨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이스라엘의 역사와 발전에 엄청나게 오점을 남긴 왕후 이세벨은 시돈 왕 엣바알의 딸이며, 북 이스라엘 제7대 왕 아합 왕의 아내다(왕상 16:29-31). 이스라엘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아합의 부친 오므리가 인간적인 방법으로 정략결혼 정책을 써서 만들어진 부부였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열렬한 바알 신 숭배자였으므로, 결혼 후에는 남편 아합으로 하여금 사마리아에 바알 산당을 짓고 제단을 쌓도록 했고 거대한 아세라 목상(木像)을 전국 곳곳에 세웠다(왕상 16:31-33). 이세벨은 사악한 여장부로 아합 통치 22년 동안 남편을 좌지우지했고, 가정이나 국가 정치에도 무절제하게 간섭한 교활하고 영민한 독부였다(왕상 21:25).

그녀는 이스라엘 땅에서 전통적으로 여호와를 섬기던 이스라엘의 참 선지자를 닥치는 대로 죽였다(왕상 18:4-13). 여호와 종교말살 정책을 써서 이스라엘을 친정 나라 시돈처럼 바알 천국으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여호와 종교를 믿고 섬겼던 지도자들이 모두 지하로 숨게 됐다. 사악한 그녀의 종교말살 정책은 갈멜산에서 여호와 종교와 이방 종교 간의 영적 대결로 이어졌다.

그녀의 전적 도움을 받아 종교활동을 하던 바알 선지자 450명과 아세라 선지자 400명이 하나님의 선지자 엘리야와 다투게 됐다. 850명의 이방 선지자들이 자신들의 방식으로 온종일 주문을 외우고 중얼거리며 아무리 애써도 준비된 제단 위에 놓인 제물이 전혀 태워지지 않았다.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가 나서 여호와께 간절히 기도를 드리자, 제단 위에 놓인 제물이 하늘에서 내려온 불에 전소됐다. 우주를 창조하고 다스린 참 신은 오직 이스라엘 민족들이 믿던 여호와이심이 만방에 드러났다. 갈멜산 대결에 참여했던 이방신의 제사장들은 기손 시내로 끌려가 전멸됐다(왕상 18:19,40).

그 소식을 들은 사악한 이세벨 왕후는 여호와 선지자 엘리야에게 사자를 보내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사실 엘리야는 이번 갈멜산 대결에서 승리한 것 때문에 개인적으로 마음 속에 큰 자부심을 갖게 됐다. 지도자의 교만은 자신은 물론 나라와 민족 공동체를 망칠 수 있는 위험한 조건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세벨의 입 속에 선지자를 향한 협박을 허락하셨다.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 엘리야의 몸 속에 든 교만과 인간적인 자부심에 제동을 걸었다. 엘리야는 대표적인 이스라엘의 선지자에서 이세벨의 눈을 피해 도망다니는 한낱 필부로 전락했다. 무서운 이세벨의 위협에 굴하여 연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도피하고 말았다(왕상 19:1-4).

궁궐 앞에 있는 포도밭을 다른 좋은 밭과 바꾸거나 비싼 값으로 팔라는 아합의 제의를 나봇이 거절했다. 그 밭은 나봇의 조상 대대로 내려온, 조상들의 땀이 그대로 묻어있는 곳이었다. 사악한 이세벨은 거짓 증인 두 사람을 세워 하나님과 왕을 모욕했다는 위증으로 나봇을 살해하고 포도밭을 몰수하여 아합의 소유로 만들었다. 그 소식을 들은 엘리야 선지자는 “개들이 이스르엘 성 곁에서 이세벨을 먹을지라”고 아합왕에게 예언했다(왕상 21:23). 엘리야의 예언은 그대로 적중돼, 이세벨이 예후의 시대에 창문 밖으로 던져져 죽임당한 다음, 장사할 때는 두개골과 수족 외에 찾을 수 없게 됐다. 동네 개들이 몰려들어 그녀의 시체를 모두 뜯어먹었기 때문이다(왕하 9:7,30-37).

타락한 북이스라엘 사람들을 징계하기 위해 투입됐던 이세벨은 하나님의 시간에 맞춰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여호와 종교를 말살시키려 몸과 마음을 다 바친 한 시대의 영민한 여인, 이세벨의 마지막은 더러운 개와 더불어 마무리됐다. 이스라엘 사람 어느 누구도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았으며,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쓸쓸한 길가에 볼성 사납게 찢어진 그녀의 육체만 이곳저곳 널부러져 있었다. 그녀가 죽기만을 기다렸던 수많은 사람들이 마음 속으로 행복한 쾌재를 부르게 됐다.

오늘날에도 공동체에 심각한 해악을 끼치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죽으면 축제의 파티를 열고 즐거워하는 광경을 간혹 만나게 된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알카에다(al-Qaeda)의 창설자이며 킨다 왕조(Kindite dynasty)의 후예인 오사마 빈 라덴일 것이다. 그는 2001년 9월 11일 4대의 민간 항공기를 공중 납치하여 건물에 충돌시키는 방법으로 세계무역 센터 건물을 붕괴시키고 버지니아(Virginia) 알링턴(Arlington)의 펜타곤(The Pentagon, 미국 국방성) 건물을 일부 파괴했다. 그 사건으로 2,974명의 무죄한 인명과 19명의 공중납치범들이 사망했다.

9·11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으며,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조직을 공격하고 알카에다 조직원들에 대한 체포에 돌입했다. 드디어 2011년 5월 2일 빈 라덴은 파키스탄 아보타바드(Abbottabad)의 안전가옥에서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의 승인 하에 미국 네이비실(U.S. Navy SEAL) 대원들에 의해 사살됐다. 미국은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을 듣고 즐거운 샴페인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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