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비트 총무가 말한, WCC의 정보란 무엇일까?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홍제 은퇴 목사(Ph.D. The University of Glasgow).

▲이홍제 은퇴 목사(Ph.D. The University of Glasgow).

세계교회협의회(WCC) 울라프 트비트(Olav Fykse Tviet) 총무가 2011년 3월 초 한국을 방문하여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 중 한국교회에서의 WCC 반대는 “대부분 정보 공유 불충분 때문”이라는 말을 했다. WCC의 회원교단들(통합, 기감, 기장, 성공회 등)인 한국교회의 실무자들, 신학교 교수들, 목회자들, 그리고 평신도들도 울라프 총무와 같은 생각일까? 반면 WCC에 가입하지 않은 다른 교단들(합동, 고신, 합신, 개혁, 대신 등)은 WCC에 대해 소상히 모르기에 반대를 하고 있는가?

필자의 견해로는 복음주의 신학교 교수, 목회자, 그리고 평신도들은 WCC 의 실체나 활동의 성향을 알만큼은 알고 있을 것이라 본다. 울라프 트비트 총무가 한국교회에 전하고 싶은 WCC의 정보 공유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마도 다음과 같은 내용도 있을 듯싶다.

WCC에 속한 전 세계 회원교단 중 WCC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 미국장로교회(PCUSA), 미국연합감리교회(UMC), 미국성공회(ECA), 미국루터란교회(ELCA), 미국연합 그리스도 교회(UCC), 미국침례교회(ABC)를 보자. 이 교단들은 WCC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 할만큼 신학적·인적·재정적으로 막강한 힘을 발휘해오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을 위시해 전 세계에서 300여 교단들이 WCC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아마도 이 교단들의 위치와 위력과 활동과 영향력은 그 어느 교단들도 무시 못할 골리앗의 위치에 있다.

그런데 이토록 막강한 이 교단들은, 복음주의 교회들과는 다른 신학적·교회적·사회적 방향으로 가고 있다. 엄밀히 말해 그들에게서는 본래의 참 성경 참 예수님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정통적인 신앙의 틀에서 보면 이들 교회 안에는 짝퉁 성경과 짝퉁 예수가 자리를 잡고 있다.

복음서의 예수님 말씀 중 친히 하신 것은 18%에 불과하다는 주장

이를 위한 한 예로 예수 세미나(The Jesus Seminar)를 보자. 이 운동은 1985년 약 125명의 개신교와 천주교 신학자들이 시작한 것이다. 예수 세미나 단체가 결정적으로 정통 신학에 일격을 가한 것은 “다섯 복음서”(The Five Gospels: The Gospel of Mark, The Gospel of Matthew, The Gospel of Luke, The Gospel of John, and The Gospel of Thomas)라는 제목으로 1993년도에 책을 출판한 것이다. 거기(P.5)에 보면 역사의 예수(The Jesus of History)와 신앙의 그리스도(The Christ of Faith)를 밝혀내야 한다면서 다섯 복음서 안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내용의 구절구절을 분석하여 어느 구절은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고, 어느 구절은 아마도이고, 그리고 어느 구절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단언하기를 다섯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직접 말씀 하신 것으로 기록된 내용 중 82%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곧 예수님께서 친히 말씀하신 것은 18%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예수 세미나 협의회는 이 “다섯 복음서”의 출판 뿐만이 아니라 18%의 참 예수(역사의 예수)와 82%의 거짓 예수(신앙의 그리스도)의 진실을 알리기 위하여 미국 전역을 순례하면서 세미나 운동으로 1990년대를 풍미하였다. 그 당시 예수 세미나 운동에 강사로 협력자로 참여하여 열창을 한 이들은 WCC의 회원교단에 속한 신학교 교수들, 목회자들, 평신도들이었다. 그러나 복음주의 교회나 신학교 교수, 목회자, 또는 평신도들은 참여는커녕 부정적이었고 비판적이었다.

동성애 옹호와 이로 인한 찬반 양측의 사투

WCC의 회원 교단들이 오늘의 복음주의 교회를 혼란케 하는 또 다른 이슈는 결혼 문화이다. 이들 교단에 속한 여성단체인 Re-imaging은 WCC의 후원을 받아 1993년 11월에 미네소타 주에서 ‘Minneapolis Conference’를 개최하였다. WCC의 적극 후원으로 2,000명의 여성 대의원들이 모여 반성경적인 주제로 놀라게 한 것 중 하나가 동성애자 축제였다. 그 대회의 연사들 중 대다수는 동성애를 주장했고, “교회에서의 예언적 목소리”라는 주제의 연사는 요한복음서에 나오는 마리아와 마르다는 자매가 아니라 동성애자라고 외첬다. 그리고 1백여명의 동성애자들이 동성애를 자축하기 위하여 연단으로 나갔을 때 모든 대의원들이 기립 박수를 했다.

이와같은 씁쓸한 역사가 있는 이 교단들 내에서 현재 동성애 문제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그들은 인권과 평등이라는 거창한 구호 하에 동성애자의 차별 문화를 비판하고, 거기에다 시대적 조류를 역류할 수 없는 것이 기독교인의 양심이라는 전제 하에 새로운 결혼 문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 예로 교회의 직분자들인 목사 장로 집사 등에 동성애자도 안수와 임직을 허락하고 동성간의 결혼도 합법화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교단 내의 보수파는 새로운 결혼 문화를 단호이 배격하므로 이를 지지하는 자유 진영과의 찬반논쟁이 치열하다. 작금에 와서 이들은 그 어떤 문제보다도 동성애자 안수 및 임직 합법화 찬반의 해결을 위해 피차간에 시간과 재정을 쏟아부으면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시류까지 도와 자유주의가 우세한 상황이다. 현재 미국장로교회가 총회 허락하에 노회별로 동성애자 목사 장로 집사 안수 허락 위한 최종 투표를 해 통과됐으며, 그 여파가 미국 사회나 다른 교단에 미칠 것이다.

현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 추구

하나의 경우를 더 보자. WCC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라는 선교관이다. 이 하나님 선교의 유래와 정의를 간단히 요약하기란 쉽지 않다. 단지 상식선에서 살펴 보면 하나님의 선교 개념 하에 에큐메니칼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WCC의 중심 개념은 현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것이다.

구원은 저 세상이 아닌 이 세상 역사 자체 안에 나타나는 샬롬(Shalom, 평화)이다. 이 샬롬은 하나님과 인간의 화해가 완전 회복될 때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이 하나님과 이웃과의 좋은 관계를 이어 가면 샬롬이 현실에서 성취된다는 것이다. 이 샬롬이 곧 구원이요, 이 샬롬을 세상에 가져오게 하는 것이 WCC의 선교 개념이다. 그래서 혹자는 WCC의 샬롬 개념을 역사 안에서 현세에 하나님의 나라를 목표로 하는 신학이라 말한다. 이는 분명 복음주의 교회들이 복음선포의 결과로서 죄인들을 예수님께로 오게 하여 믿음으로 구원받게 하는 신학과는 다른 것이다.

WCC의 울라프 트비트 총무여! 귀하도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을 부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며 한국에서 WCC 총회를 반대하는 성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WCC의 정보 중에 일급가는 정보라 믿는다.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현안들을 알려 주고 싶을 것이다. 있다면 깊고 분명하게 WCC와 복음주의의 다른 점 또는 일치하는 점이 무엇인지 솔직히 알려야 한다. WCC는 역사의 예수와 신앙의 그리스도의 이분법과 구원 개념 즉, 구원은 마침내 세상 역사 자체 안에 나타나는 샬롬(평화)이라는 것이 과연 성경적인가 인간의 발명품인가를 가감없이 알려야 할 것이다.

이홍제 목사는

부산신학교(현 경성 대학교 신학부) 졸업
Southwestern College B.A.
PCUSA 소속 San Francisco Presbyterian Theological Seminary M.Div.
Western Conservative Baptist Seminary Th.M. 과목 이수
The University of KentM.A.
The University of Glasgow Ph.D.(The Christology in Latin American Liberation Theology and Korean Minjung Theology)
예일대 신학부 객원연구원(A Research Fellow)
미국 장로교 소속 캔사스 노회(The Presbytery of Southern Kansas)에서 목사 안수
위치타 한인 장로교회(Wichita Korean Church) 2년 담임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시온 장로교회에서 16년 담임 후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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