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망한다” 외치다 매국노로 몰린 선지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송태흔 칼럼] 나라를 위해 눈물로 호소한 선지자 예레미야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눈물의 선지자라는 별명을 지닌 예레미야는 스룹바벨과 같이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한 제사장 중 한 사람이며(느 12:1-12:12), 베냐민 지파 아나돗 출신 제사장 힐기야의 아들이다(렘 1). 힐기야는 다윗왕 때 제사장으로 섬기다 솔로몬이 즉위하자 전쟁 관련 범죄로 인해 아나돗으로 좌천된 아비아달의 자손으로 추정된다(왕상 2:26).

예레미야는 살구나무(히브리어로 살구나무는 ‘잠에서 깨다, 각성하다'라는 뜻) 가지를 보고 깊은 소명을 느꼈다. 예레미야는 선지자로 소명을 받은 날로부터 하나님의 말씀이 그의 입 속에 가득 들어왔고, 종교적 체험을 통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담대한 용기가 생겼다. 소명을 받을 당시 이스라엘은 므낫세 시대로부터 내려오던 종교적 부패가 매우 극심했고, 유다에 있는 모든 성읍이나 예루살렘 거리에서 우상을 경배했으며, 여호와의 성전 안에서 인신의 희생이 행해지고 있었다(렘 1:16, 7:17, 8:2, 9:14, 7:30-31). 이스라엘 사람들의 신앙 공동체 속에는 허위·부정·탐욕·잔학 및 살인 등이 보편화되고 있었다. 대외적으로 북방에는 스구디아인(Scythian)이 크게 발흥하여 중국·인도 및 유럽을 무력으로 짓밟자, 이스라엘은 전쟁의 위협 속에 놓이게 됐다.

올곧은 하나님의 소리로 고향 사람들의 잘못을 지적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예레미야에게 적의를 품게 됐다. 그의 의분은 동포들의 반대와 박해를 전 생애 동안 지니게 했다(렘 11:18-21, 18:18-23). 예루살렘에서 요시야왕의 신실한 종교 개혁에 희망을 갖고 동조했지만(렘 11:1-17), 여호야김 시대에 이르러 그것이 그릇의 겉만 씻는 외식적 개혁인 것을 발견하고, 백성들을 직접 만나 참된 회개를 촉구했다(렘 3:1-5, 3:19-4:4). 예루살렘에 세워진 화려한 궁전이 분명 무너질 것이라 선포했으며(렘 7:1-15, 26장), 부패한 백성들의 예배로 인해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될 것을 강조했다. 실로의 성전 없이도 여호와 종교가 존속될 수 있었듯, 예루살렘 성전이 사라져도 하나님의 종교는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호야김 제4년, 예레미야는 지난 20년 동안 백성들에게 예언한 하나님의 말씀을 제자 바룩을 시켜 두루마리에 필기했다. 여호야김 제5년 9월 금식일에 바룩을 보내서 왕과 백성들 앞에게 예언을 낭독했다. 화가 난 왕은 자신의 소도(小刀)를 꺼내 두루마리를 잘라 불태워 버렸다(렘 36:1-26). 예레미야는 바룩에게 더 많이 부가된 예언을 필기해 백성들에게 알리도록 했다(렘 36:27-32).

여호야김의 후계자 여호야긴은 예루살렘 백성들과 방백, 용사 1만명, 공장(工匠) 및 대장장이와 함께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갔고, 비천한 자만 이스라엘 땅에 남게 됐다(왕하 24:14). 주전 597년 시드기야가 이스라엘을 다스릴 왕위에 오르자, 예레미야는 새로운 왕을 만나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무력으로 대항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전언했다. 예레미야의 그런 제안에 하나냐가 반대하자, 예레미야가 나서 “금년에 죽으리라”라는 예언을 했고, 그해 7월에 죽게 됐다(렘 28장).

유다 방백들은 갈대아 사람의 승리와 유대 백성이 포로가 될 것을 선언하는 예레미야의 예언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으려 하지 않았다. 예레미야는 백성들에게 체포돼 서기관 요나단의 집 토굴 속 음실(陰室)에 갇혔다(렘 37:11-15). 왕은 예레미야에 대한 가슴 속 깊은 동정심을 갖고 있었으나, 방백들이 두려워 석방하지는 못하고 왕궁 시위대 뜰에 연금하여 매일 떡 한 덩이씩을 공급했다(렘 37:16-21).

예레미야 선지자는 하나님의 뜻대로 바벨론에게 항복하는 길만이 조국을 초토에서 구출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역설했다. 방백들은 왕의 허가를 얻어 예레미야를 진흙 구덩이에 가두고 죽이려 했다(렘 38:1-8). 왕궁 환관 구스 사람 에벳멜렉이 위기에서 예레미야를 구출해 줬다.

왕은 예레미야를 은밀히 불러 국난 타개책을 물었다. 예레미야는 왕이 생명을 보장하겠다는 다짐을 받고 바벨론 군에게 투항하면 왕과 국토가 보전되거니와, 그렇지 않으면 왕은 포로로 잡혀가고 국토는 초토화될 것이라고 직언하였다. 우유부단한 왕은 이 충언을 실행하지 못했고, 예레미야는 예루살렘이 함락되는 날까지 시위대 뜰에 갇혀 있었다(렘 38:7-28).

주전 586년 예레미야의 예언대로 예루살렘이 함락됐다.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은 예레미야에게 진심으로 호의를 베풀었다. 느부갓네살의 시위대장 느부사라단은 예레미야를 라마에서 석방하고 바벨론으로 가면 선대할 것과, 이스라엘로 귀국해도 무관하다는 자유 선택권을 줬다. 그는 바벨론에서 우대받는 것보다 자기 동족과 같이 고난 당하는 것을 선택하여, 이스라엘의 총독 그다랴에게 돌아가서 백성들과 함께 살게 됐다(렘 39:1-14, 40:1-6).

제롬(Jerome)과 터툴리안(Tertullian)에 따르면, 예레미야는 우상숭배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용기 있게 전하다 그들이 던진 돌에 맞아서 장엄하게 순교했다고 전한다. 백성들을 누구보다 사랑하여, 잘못된 범죄에 대한 회개를 외치다가 목숨을 빼앗긴 위대한 이스라엘의 지도자요, 스승이었다.

오늘을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참 지도자 및 참 스승이 없다고 말한다. 기꺼이 자신을 희생해 공동체와 제자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는 참 스승 및 참 지도자가 부족하다는 말이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로 만연된 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생명까지 바쳐 어려운 국가와 민족 및 공동체를 구하고 뛰는 참 지도자가 필요하다. 반대파의 수많은 공격이 있다 할지라도 연약한 사람들을 진심으로 바르게 인도하는 21세기형 지도자요 스승인 예레미야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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