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아이들에게 물을” 9살 소녀의 죽음이 낳은 기적

애틀랜타=권나라 기자  newspaper@chtoday.co.kr   |  

▲故 레이첼 백위드 양(9세).

▲故 레이첼 백위드 양(9세).

자신의 생일날 선물 대신 물이 없어 죽어가는 개발도상국 아이들을 위한 헌금을 부탁하던 레이첼 백위드 양. 그의 죽음이 미국인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레이첼 양은 20일 워싱턴 주 밸뷰 지역에서 일어난 14중 추돌사고로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받던 중 23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지난 6월 12일 9살 생일을 맞은 레이첼 양은 교회에 찾아와 물 부족 국가의 심각성을 알렸던 비영리단체 ‘채리티 워터(Charity:Water)’의 프리젠테이션을 들은 후 모금 페이지를 만들어 목표를 적었다. 레이첼 양은 후원 페이지에 “2011년 6월 12일이면 저는 9살이 돼요. 그런데 이번에 수백만명의 아이들이 5살 생일을 맞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왜냐구요? 그들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올해 이제까지 보냈던 저의 어떤 생일과도 다른 생일을 보내려고 합니다.”라고 적었다.

그 결과 목표액 300불 중에 220불을 모금해 남은 금액은 내년을 기약했었다. 그러나 현재 후원 웹사이트에는 목표액 300불을 한참 넘어선 86,000불 이상 모였다. 레이첼 양의 죽음 이후 24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1천여명으로부터 7만불 가량이 모였다.

레이첼 양이 다녔던 이스트레이크커뮤니티교회 담임 라이언 믹스 목사는 “그녀의 죽음이 새 생명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첼의 이모인 베로니카 델로사리오 씨는 “레이첼은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을 더 생각했던 아이”라며 “레이첼은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도록 모든 사람들이 헌금해 주길 원했다”고 울먹였다.

레이첼의 장례 예배는 24일 교회에서 드려졌으며, 믹스 목사는 “9살의 어린 나이에 믿음의 분량은 이미 ‘제 생일에 저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더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그 선물을 주세요’라고 말할 정도에 이르렀다. 모든 사람이 90세의 나이에 성숙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 9살의 나이로 우리에게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표본이 된 어린아이가 있다”고 말했다.

후원 웹사이트) http://mycharitywater.org/p/campaign?campaign_id=16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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