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죽으리라”던 에스더를 있게 했던 그 남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송태흔 칼럼] 이스라엘을 구한 모르드개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주전 5세기 페르시아의 왕후가 된 히브리 여인 에스더를 도와 이스라엘 민족을 구한 모르드개는 베냐민 지파의 사람 기스의 증손이며 시므이의 손자이고, 야일의 아들로 이 땅에 태어났다(에 2:5). 그의 히브리어 이름 ‘모르드카이’는 어떤 연유에서인지 잘 모르지만 바벨론의 신 ‘마르둑’의 명칭에서 유래됐다. 아마도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갈 때에 그곳 황제로부터 하사 받은 별명이 아닌가 생각된다.

남유다를 멸망시킨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에서 유다 왕 여고냐와 백성들을 사로잡아 갈 때 모르드개도 포로 대열에 포함됐었다. 모르드개는 사람들에게 불려진 이름과는 정반대로 오직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 중심의 삶을 살았다.

모르드개는 삼촌인 에스더의 부모가 일찍이 죽자, 나이 어린 천혜의 고아를 자기 딸처럼 넓은 사랑으로 양육했다. 혹자는 모르드개를 에스더의 친 삼촌으로 본다. 그것이 옳다면, 에스더는 모르드개의 조카가 될 것이다. 어찌하든 모르드개의 결혼 기사가 성경에 없는 것으로 보아 사촌 여동생(또는 조카) 에스더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아름답게 양육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시킨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

사촌오빠 모르드개의 신실한 가르침과 희생적인 노력으로 인하여 주전 486-466년에 페르시아를 통치한 아하스에로(본명 크세르크스)의 제1왕후가 될 수 있었다(에 2:7-20). 물론 에스더가 연약한 식민지 백성으로서 대제국 페르시아의 왕후가 된 것은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작정 속에 있는 위대한 섭리였음을 간과할 수는 없다.

지혜롭고 성실해서 페르시아 제국 왕궁에서 상당한 직위를 받고 일하게 된 이스라엘 사람 모르드개는 은밀히 진행되던 왕의 암살 계획을 왕후 에스더에게 은밀히 알려줬다. 페르시아 제국을 부인하고 개인적인 야망을 실현하려던 사악한 범인 빅단과 데레스가 긴급 체포돼 반역죄로 처형됐다(에 2:21,22). 하나님의 사람 모르드개는 불의한 일이 페르시아 궁중에서 은밀히 진행되는 것을 성격상 묵과할 수 없었다.

아각 사람 하만이 페르시아 왕의 은총을 입고 총리대신으로 있을 때 모든 사람들이 그의 발 앞에 굴복했다. 오직 하나님의 사람 모르드개만은 총리 하만에게 고개 숙여 절하지 않았다. 페르시아 제국의 총리로서 하만이 백성들에게 존경받을 수 없는 무절조(無節操)한 성격의 소유자였기 때문이요, 또한 이스라엘 민족공동체의 최대 대적인 아각(아말렉)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아말렉(아각) 족속은 고대 이스라엘 민족 공동체가 공식적으로 출범한 이후 최초의 적으로서, 주전 1446년 힘들게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했었다. 지도자 모세의 간절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침략을 감행하여 무례를 범한 아말렉 족속들을 이 땅에서 영원히 도말(塗抹)할 것을 하나님은 음성을 통해서 만방에 선언했다(출 17:13-16).

개인적인 모욕을 받고 적의에 찬 하만 총리는 모르드개 뿐만 아니라, 페르시아 땅에 거처하고 있는 온 유대인에게 보복하기로 결심했다(에 3:5-11). 뇌물과 입에 바른 말로 페르시아 황제를 설득한 하만은 이스라엘 민족을 살해할 D-DAY를 잡게 됐다. 황제의 조서를 통해서 이스라엘 민족들이 페르시아 땅에서 사라질 날이 곧 결정됐다. 하만의 계획이 자신의 뜻대로 시행되는 듯했다.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무죄한 이스라엘 민족들이 비참하게 죽음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어느날 밤 아하수에로 왕은 잠이 오지 않아 신하들이 적어 놓은 궁중일기를 읽게 됐다. 왕 암살 계획에 대한 기록을 대할 때, 자기를 구한 사람에게 전혀 호의를 베풀지 않고 그냥 넘어갔던 사실을 알게 됐다. 날이 밝자 충실한 신하 모르드개를 불러 화려한 왕의 의복을 입히고 말에 태워 “왕이 존귀케 하기를 기뻐하시는 사람에게는 이같이 할 것이라”고 외치면서 수산성을 돌게 했다.

얼마 후, 모르드개의 지시를 받은 왕후 에스더의 지혜로 총리 하만이 무죄한 이스라엘 민족을 고사(枯死)시키려 한다는 사악한 하만의 음모가 페르시아 왕 앞에서 모두 폭로됐다. 하만이 모르드개를 달려고 그의 집 마당에 세웠던 나무(십자형 교수대)에 하만과 아들이 달려 죽게 됐다. 금방 죽을 것 같았던 모르드개는 하만을 대신해 페르시아 왕 다음가는 제2인자가 됐다(에 8:15, 9:10). 하나님의 사람 모르드개가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생명을 걸고 금식하며 기도한 것을 하나님께서 온전히 받으셨다. 이스라엘 민족들은 모르드개의 희생적이고 지혜로운 처신 때문에 위기 속에서 모두 구원될 수 있었다.

하만을 대신해 페르시아 제국의 총리가 된 히브리 사람 모르드개는 온 백성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게 됐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지금까지 그날을 부림절로 정하여 성대하게 지키고 있다. 부림절이 되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르드개와 에스더의 이름을 함께 부르며 그들을 칭송하고 있다.

어떤 위기와 상황 속에서도 신앙의 지조를 끝까지 지키며, 오직 하나님 중심으로 의로운 사역을 감당한 모르드개의 승리는 오늘날 우리들에 그대로 적용된다. 잠깐 동안의 개인적 영화와 유익을 위해 사람 및 하나님과의 약속을 무참히 짓밟고 저버리는 사회는 더 이상 소망이 없다. 자신의 생명을 내놓고라도 하나님 및 사람과의 약속을 신실하게 지키는 자라야 영원한 최후의 승리자로 남을 수 있다.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 모르드개가 목숨을 걸고 끝까지 신앙의 절개를 지켜 최종 승리자가 된 것을 하나님의 교회는 큰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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