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의 사사기 1] 은사와 능력에 따라 일을 주심
이 책의 제목은 사사기(쇼페팀)인데, 그 뜻은 재판장(judge) 또는 지도자(leader)다. 이들 사사들은 여호수아가 죽은 후 400여년간을 다스렸다. 이 시대를 사사 시대라 하는데 이스라엘 역사 중 가장 어둡고 암울한 시대이다. 민수기는 40년 간 광야에서 방황한 비참한 역사를 말하지만 사사기는 그 10배인 400여년간의 비참한 역사를 말한다. 그것은 가장 비참하고 극도로 타락한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스라엘이 여호수아의 영도 아래 가나안 땅을 기업으로 취한 후 여러 번 하나님께 득죄했고 하나님께서 수차 경고하신 대로 나라가 망하여 이방 열국의 압제 아래 들어간 상황을 말한다. 그럴 때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회개했고 하나님은 그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사사들을 일으키시어 구원하셨다.
이 책에 나온 사사는 14명인데(옷니엘, 에훗, 삼갈, 드보라, 바락, 기드온, 아비멜렉, 돌라, 야일, 입다, 입산, 엘론, 압돈, 삼손), 그 중 아비멜렉은 하나님이 일으키신 사사로 볼 수 없고 왕위를 찬탈한 악한 독재자일 뿐이다. 그는 스스로 왕이 됐다. 하나님은 아직 이스라엘에 왕이 세워지는 것을 허락지 않으셨다. 하나님은 사울 때 비로소 이스라엘에 왕을 세우는 일을 허락하셨다. 그러나 그는 자기 족속인 세겜 사람들과 결탁해 스스로 왕이 됐다. 그러므로 사사기의 사사는 13명으로 간주된다.
그 외에 사사기에 언급되지 않은 사사들도 있다. 엘리(삼상 4:18), 사무엘(삼상 7:13)은 한 사람은 제사장이고 또 한 사람은 선지자이지만 그들은 내내 사사의 연장선상에 있다. 아직 왕정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무엘의 아들들 가운데 요엘과 아비야(삼상 8:2)도 잠시 사사로 세움을 받았다. 그러나 그들은 도덕적으로 좋지 않아 사사의 일을 했다고 볼 수 없다.
사사기의 내용은 3부로 나눠지는데, 첫째는 서론으로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사의 계속이고(1:1-2:5), 본론으로는 13명 사사들의 역사가 있고(2:6-16:31), 나머지 다섯 장에는 사사들이 치리하던 시대 있었던 끔찍한 종교적 타락의 사건과 도덕적인 타락, 그로 인한 지파들간 큰 싸움을 기술하고 있다(17장-21장). 룻기도 사사들이 치리하던 때의 일이나, 룻기를 통해서는 그 타락한 시대에도 하나님의 생명의 노선에 있는 자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사사기의 정치 형태가 다윗 시대의 왕정 형태보다 못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그들을 우대하신 것이다. 그들이 만일 하나님의 말씀과 명령을 준행하고 하나님을 왕으로 모시고 살았더라면 그들은 가장 높은 수준의 삶을 살았을 것이고 하나님은 그들을 위하여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한 차례씩 아래로 내려갔고 점점 부패하고 타락했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님의 직접적인 통치 체제로 그들을 우대하시는 데서 간접적으로 통치하시는 상태로 떨어졌다.
그들은 강력한 인간의 통치가 없이는 대적을 당해낼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므로 그들은 자신들에게도 열국과 같이 왕이 있어야겠다고 외친 것이다. 하나님은 그들의 건의에 대해 기뻐하지 않으셨을지라도 허락하셨다. 그들에게 그런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신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방 열국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인간의 통치 체제를 갖춘 왕국을 갖게 됐다. 그리고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 다윗 시대에 이스라엘은 전성기를 누리게 되었다.
1 여호수아가 죽은 후에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묻자와 가로되 우리 중 누가 먼저 올라가서 가나안 사람과 싸우리이까 2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유다가 올라갈지니라 보라 내가 이 땅을 그 손에 붙였노라 하시니라 3 유다가 그 형제 시므온에게 이르되 나의 제비뽑아 얻은 땅에 나와 함께 올라가서 가나안 사람과 싸우자 그리하면 나도 너의 제비뽑아 얻은 땅에 함께 가리라 이에 시므온이 그와 함께 가니라 4 유다가 올라가매 여호와께서 가나안 사람과 브리스 사람을 그들의 손에 붙이신지라 그들이 베섹에서 일만 명을 죽이고 5 또 베섹에서 아도니 베섹을 만나서 그와 싸워 가나안 사람과 브리스 사람을 죽이니 6 아도니 베섹이 도망하는지라 그를 쫓아가서 잡아 그 수족의 엄지가락을 끊으매 7 아도니 베섹이 가로되 옛적에 칠십 왕이 그 수족의 엄지가락을 찍히고 내 상 아래서 먹을 것을 줍더니 하나님이 나의 행한 대로 내게 갚으심이로다 하니라 무리가 그를 끌고 예루살렘에 이르렀더니 그가 거기서 죽었더라 8 유다 자손이 예루살렘을 쳐서 취하여 칼날로 치고 성을 불살랐으며
1. 여호수아가 죽은 후 하나님은 모세나 여호수아와 같은 인도자를 일으키지 않으셨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일으키시는 것이 그분의 필요에 따른 것임을 암시한다. 하나님은 시대마다 그분의 그릇들을 일으키셨는데, 이는 그분의 필요에 따른 것이다. 그 시대에 그런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모세와 같은 그릇이 필요할 때(출애굽과 홍해를 건넘, 광야의 40년)는 하나님이 그런 인도자를 찾으셨다. 가나안 정복을 위해서는 장군 출신인 여호수아가 필요했다. 이스라엘은 이제 가나안에 입성하고 정착하게 됐는데, 출애굽은 모세를 통해, 가나안 정복은 여호수아의 인도 아래 행해졌다. 그들은 가나안에서 모세와 여호수아를 통해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과 명령을 지키며 살면 됐다.
2. 그들은 여호수아가 죽은 후에도 여전히 제비뽑아 얻은 땅을 다 차지하기 위해 전투를 벌여야 했다. 이 일을 위해 그들은 먼저 여호와께 물었다. 그 방법이 우림과 둠밈을 통해서인지, 예언자를 통해서인지, 아니면 단순히 기도를 통해서인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그들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었고 하나님은 그들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해주셨다. ‘유다가 먼저 올라갈지니라’는 유다 지파가 가장 수도 많고 용맹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사람이 가진 능력과 은사에 따라 일을 부여하신다. 바울은 그가 가진 은사가 베드로보다 탁월하기 때문에 더 많은 방면에서 하나님께 쓰임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