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0년 전, 남유다에서 사법제도를 개혁했던 왕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송태흔 칼럼] 각종 제도를 성경적으로 개혁한 여호사밧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여호사밧은 부왕(父王) 아사(모친 실히의 딸 아수바)에 이어 주전 872-848년까지 25년 동안 남유다를 지혜롭게 다스린 제4대 왕이다(대하 20:31). 연약한 백성들을 위해 사법 분야 등 다양한 부문의 개혁을 주도한 여호사밧 왕은 ‘여호와께서 심판하신다’는 의미가 이름 속에 포함돼 있다. 히브리어 여호사밧은 ‘하와(존재하다)’와 샤파트(심판하다)’라는 동사들의 합성어로 구성되는데, ‘샤파트’는 정치적 통치 사안을 시민들을 위해 개혁하고 심판 결정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연약한 백성들을 위해 성경적 개혁에 박차를 가한다는 준엄한 내용이 그의 이름 속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여호사밧 왕이 사법제도를 개혁하기 전에는 장로, 직업 재판관, 제사장 및 왕이 민사와 종교 분야의 사건을 전혀 구분하지 않고 중앙에서 일률적으로 처리했다. 그런 중앙집권 방식은 당시 상황에 맞지 않고 매우 복잡해서 재판의 효율성이 많이 떨어졌다. 피고나 원고가 재판 제도에 큰 불편을 느껴, 불공정한 사안들 마저 소송을 제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전문성에 따라 재판관의 임무를 조정하고, 복잡한 소송 절차를 간단하게 개혁해서 정식으로 법규화할 필요가 있었다.

여호사밧은 먼저 지방 재판소와 중앙 재판소를 구분하여 전자는 각 지방의 성읍에 뒀고, 후자는 수도 예루살렘 성에 세워서 백성들이 보다 편리하고 체계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롭게 세워진 지방 재판소에는 성경 지식과 이스라엘 율법에 박학한 레위인들을 재판관으로 선발, 파송해 제1심 민사재판을 담당하도록 사법제도를 개혁했다. 중앙재판소에는 훈련된 레위인, 제사장 및 각 지파를 다스리고 있던 정치 지도자 족장들을 재판관으로 선발하여 임명하므로 제2심의 민사사건, 종교 및 궁중 사건 등을 공평하게 처리하도록 조치했다. 여호사밧 왕 당시 예루살렘의 중앙 재판소는 대제사장 아마랴가 종교 분야의 심판을 맡았고, 민사와 사법 행정은 레위인들 중 선발된 전문가가, 궁중과 관련된 사건은 유다 지파의 어른 스바댜가 처리하도록 성문화했다(대하 19:8-11).

여호사밧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교육 부문을 개혁하므로, 미래의 국가운영을 위한 백년대계를 철저히 준비했다. 능력 있는 방백 5명(대하 17:7), 레위인 9명(대하 17:8), 제사장 2명(대하 17:8) 등을 전국 각지에 보내 여호와와 율법책에 있는 내용을 철저히 가르치도록 지방 순회 학교제도를 도입했다. 그가 왕위에 있은지 3년에 방백 벤하일 오바댜 스가랴 느다넬 미가야, 레위사람 스마야 느다냐 스바댜 아사헬 스미라못 여호나단 아도니아 도비야 도바도니아 및 제사장 엘리사마 여호람을 각 성읍에 파송해 지방 교육을 활성화시켰다. 중앙 중심의 편협된 귀족적 교육제도를 전격 개혁해서, 지방 도시에까지 확대하는 보편적 문교시스템을 도입했다.

여호사밧은 군비를 확충하고 군사를 최대로 확대해 남유다 공동체의 안보 기강을 활성화했다. 부왕 아사가 탈취한 에브라임의 도시를 수호하기 위해 훈련되고 강력한 수비대를 파견했다(대하 17:1-2). 외세의 침입에 철저히 대항하기 위해 요새와 국고성을 여러 곳에 건축했고, 전국에 116만명으로 구성된 왕의 직할 군대를 설립했다. 유다 지파에서 아드나 군대 30만, 여호하난 군대 28만, 아마시야 군대 20만과 베냐민 지파의 사람으로 구성된 엘리아다 군대 20만, 여호사밧 군대 18만 명 등이 포함됐다.

여호사밧은 종교적인 개혁에도 큰 관심을 가져서 그의 조상 다윗의 처음 길을 따라 적극 추진했다. 국사와 개인의 일을 여느 왕들처럼 이방신 바알에게 구하지 않고, 오직 여호와께 기도하며 묻는 신정주의 통치를 적극 추구했다. 북이스라엘 사람들의 배반을 거울 삼아 오직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만을 통치와 삶의 이정표로 삼아 건강한 민족 사역을 수행했다. 지난날 백성들이 이방 신과 잡신들을 섬겼던 산당을 부수고, 주전 9세기 당시 대표적인 우상 아세라 목상을 제거하는 등 철저한 종교개혁도 성공적으로 집행했다.

여호와 하나님 중심의 범민족적 개혁은 성경적인 선한 뜻에 따라 시행됐고, 하나님의 마음을 오랜만에 기쁘게 해 드리는 역할을 했다. 하나님은 건강한 개혁자 여호사밧에게 큰 복을 마음껏 부여해서 지상 최고의 행복을 누리게 했다. 그의 통치하에 있는 유다 사람들도 진귀한 예물을 마음껏 드려서 풍요로운 삶을 살게 했다. 여호와가 인근 사방에 위치한 다양한 국가와 민족공동체에 두려운 마음을 주시므로 여호사밧이 통치하는 남 유다는 무력적 전쟁이 없는 평화의 시대를 누리게 됐다. 심지어 인근에 위치하고 있던 블레셋 사람들과 아라비아 사람들이 여호사밧에게 진귀한 특산물을 조공으로 바치는 역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주전 9세기, 소규모의 유다 공동체는 결코 작지 않는 거대한 우주적 공룡 국가로 발전하게 됐다.

하나님 말씀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따랐던 개혁자와 국가는 놀라운 큰 복을 누리게 된다. 오늘도 우주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뜻을 믿음으로 인식하고, 최선을 다해서 나아가면 예상하지 못했던 기적을 체험할 수 있다. 사람의 생각은 아무리 탁월해도 땅의 것이어서 한계가 있기 마련이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우주적이어서 제한된 끝이 없다.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고 나아가는 교회와 공동체가 오늘날 이 땅에 부족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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