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렙이 ‘책의 도시’를 공략했던 방법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유동근의 사사기 2] 유다와 시므온의 동역

▲유동근 목사(온누리선교교회).

▲유동근 목사(온누리선교교회).

사사기 1:1-8절 강해 계속

3. 가장 강한 자인 유다일지라도 보다 약한 자인 시므온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시므온은 가장 약한 지파였지만, 유다는 시므온을 멸시하지 않았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서로 동역하여 섬기는 것은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바이다. 혼자보다는 둘이 낫다. 또 시므온은 유다 지파의 경내에서 기업을 받도록 되어 있었으니 그들이 함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모두가 유다와 같이 강한 지체는 아닐지라도 강한 다른 지체와 함께 할 수 있다. 함께 싸우면 분깃을 함께 취할 수 있다. 당신이 시므온 같은 약한 지체라면 다른 강한 유다와 같은 지체와 동역할 수 있다. 혼자 큰 일을 할 수 없다고 좌절할 필요 없다. 몸 안에서는 모든 지체들이 함께 큰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4. 그러한 유다와 시므온의 연합부대 지휘는 갈렙이 맡았을 것이다(매튜 헨리). 강한 부대와 강한 인도자가 있었을지라도 전쟁의 승패는 여호와께 있었다. 하나님이 그 전쟁을 이기게 하신 분이시다(4절).

5. 당시 아도니 베섹은 강한 왕이었다. 베섹은 지명이고 아도니 베섹이란 베섹의 왕이라는 뜻이다. 이스라엘은 그때 베섹에서 일만 명을 죽이고(큰 전쟁이었다), 아도니 베섹을 잡아 수족의 엄지가락을 끊었다. 즉 승전한 것이다. 아도니 베섹이 과거 70왕들의 수족의 엄지가락을 찍었다고 한 것은 그가 당시 그만큼 막강한 자였음을 나타낸다. 그는 자신 수족의 엄지가락이 잘림을 당했을 때 과거 자기가 한 일에 대한 보응이라고 생각했다. 가나안의 이방 왕일지라도 일말의 양심이 살아있음을 나타낸다. 대적의 수족 엄지가락을 자른 것은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거나 도망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6. 8절은 유다 자손이 예루살렘을 쳐서 취했다고 기록했지만 온전히 정복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성의 일부를 정복한 것이고 성 중의 여부스인들도 정복하지 못했다(21절, 수 15:63). 여부스는 후에 다윗이 평정했고 다윗 시대에 완전 정복해 수도로 삼았다(삼하 5:6). 사사기 1장에서 유다 지파와 한두 지파만 승리하고(그것도 부분적인 승리임) 대부분은 대적을 쫓아내지 못한 것을 본다. 이는 사사 시대 하락의 조짐으로도 보여지는 대목이다.

9 그 후에 유다 자손이 내려가서 산지와 남방과 평지에 거한 가나안 사람과 싸웠고 10 유다가 또 가서 헤브론에 거한 가나안 사람을 쳐서 세새와 아히만과 달매를 죽였더라 헤브론의 본 이름은 기럇 아르바이었더라 11 거기서 나아가서 드빌의 거민들을 쳤으니 드빌의 본 이름은 기럇 세벨이라 12 갈렙이 말하기를 기럇 세벨을 쳐서 그것을 취하는 자에게는 내 딸 악사를 아내로 주리라 하였더니 13 갈렙의 아우요 그나스의 아들인 옷니엘이 그것을 취한 고로 갈렙이 그 딸 악사를 그에게 아내로 주었더라 14 악사가 출가할 때에 그에게 청하여 자기 아비에게 밭을 구하자 하고 나귀에서 내리매 갈렙이 묻되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 15 가로되 내게 복을 주소서 아버지께서 나를 남방으로 보내시니 샘물도 내게 주소서 하매 갈렙이 윗샘과 아랫샘을 그에게 주었더라 16 모세의 장인은 겐 사람이라 그 자손이 유다 자손과 함께 종려나무 성읍에서 올라가서 아랏 남방의 유다 황무지에 이르러 그 백성 중에 거하니라 17 유다가 그 형제 시므온과 함께 가서 스밧에 거한 가나안 사람을 쳐서 그곳을 진멸하였으므로 그 성읍 이름을 호르마라 하니라 18 유다가 또 가사와 그 경내와 아스글론과 그 경내와 에그론과 그 경내를 취하였고 19 여호와께서 유다와 함께하신 고로 그가 산지 거민을 쫓아내었으나 골짜기의 거민들은 철병거가 있으므로 그들을 쫓아내지 못하였으며 20 무리가 모세의 명한 대로 헤브론을 갈렙에게 주었더니 그가 거기서 아낙의 세 아들을 쫓아내었고

1. 이 부분은 유다의 승리 국면들을 보여준다. 유다는 예루살렘을 친 다음 얼마 후 산지에 내려가서 남방과 평지에 거하는 가나안 사람들과 싸웠다. 이스라엘 중 유다는 매우 용감하고 이기는 특성을 지닌 지파였다. 그들은 계속 대적과 싸우며 나아갔다. 그들은 예루살렘을 정복하기 위해 애썼을 뿐 아니라 헤브론을 위해서도 힘을 들였다. 그들은 헤브론에 거하는 가나안의 용사들 중 세새와 아히만과 달매를 죽였다. 그들은 틀림없이 헤브론의 강자들이었을 것이다.

세새는 태양을 뜻하고 아히만은 운명의 형제들이라는 뜻이며 달매는 가레로 땅을 일구는 자를 의미한다. 모두 다 우상과 관련된다. 그들은 더 나아가 기럇세벨도 쳤는데, 기럇세벨은 책의 도시라는 뜻이다. 현재도 기럇세벨은 도서관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지식 또한 하나님의 경륜을 방해하는 한 가지 큰 대적이다. 가나안의 성읍과 산지들과 족속들을 하나하나 멸하는 것이 그들이 해야 할 가장 큰 일이었다.

2. 11-15절은 특히 기럇세벨을 정복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기록한다. 이는 아마 기럇세벨이 매우 정복하기 어려운 도시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도 지식으로 가득한 성읍을 무너뜨리는 작업이 가장 어렵다(고후 10:4-5). 이를 위해서는 하나님의 강한 능력이 필요하다. 갈렙은 그 성읍을 정복하는 자에게 자신의 사랑하는 딸을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우리는 여기서 유다 지파 사람들의 적극성을 본다. 오늘날에도 많은 나라의 선교지들을 정복하는 사람들은 이와 같이 적극적이고 신선하며 흥미 있는 일들을 많이 만들어내는 사람들 가운데 있다. 갈렙이 기럇세벨을 정복하는 자에게 자기의 딸을 주겠다고 한 것은 그의 마음에 가나안 땅을 정복하는 유일한 사업 외에는 가치 있고 중대한 일이 없었음을 시사한다. 옛 우리나라의 어른들 중에도 자신의 평생 소원을 이루어내는 젊은이가 있다면 딸을 주겠다고 호언하던 분들이 있었다. 당시 갈렙은 이와 같았다. 기럇세벨을 정복하는 것은 그의 일생 소원이었고 가장 큰 일 중 하나였다.

3. 그때 갈렙의 아우이자 그나스의 아들인 옷니엘이 그것을 쳐서 취한 고로 갈렙은 약속대로 그 딸 악사를 그에게 주었다. 그는 결국 이스라엘의 첫번째 사사가 되었다. 첫번째 사사는 강하고 용맹한 유다 지파에서 나왔다. 결국 이스라엘의 첫번째 사사는 갈렙의 사위인 셈이다. 그들은 승리하는 지파의 사람들이었으며 그 지파의 주역들이었다.

우리는 여기서 성경의 영을 만질 수 있다. 성경은 실로 이기는 자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책이다. 하나님은 이 땅에서 그 분의 자녀들이 원수를 이기고 정복하는 것을 가장 기뻐하신다. 갈렙은 누가 과연 기럇세벨을 쳐서 취할 것인가를 물으면서 그 사람에게 자기의 가장 사랑하는 딸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또 그렇게 했다. 옷니엘은 그러한 갈렙의 영과 하나 된 사람이었다. 그러기에 이기는 자의 반열에 들 수 있었고 그러한 가족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은 이 시대에 과연 누가 하나님의 백성들을 사로잡고 있는 이론과 지식과 철학의 성을 쳐서 취하는지를 보고자 하신다.

4. 우리는 여기서 갈렙의 딸 악사(Achsah) 또한 그녀의 아비 갈렙처럼 적극적인 영을 갖고 있음을 본다. 갈렙은 여호수아 14장에서 큰 용기와 담력을 가지고 여호수아에게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12절)라고 말했다. 그의 딸 악사도 아비를 닮아 적극적으로 기업을 취하려는 영을 갖고 있었으며 “아버지께서 나를 남방으로 보내시니 샘물도 내게 주소서”라고 청원했다. 따라서 갈렙은 윗샘과 아랫샘을 그녀에게 주었다. 하나님은 이와 같이 적극적으로 취하려는 자에게 구하는 것보다 더욱 넘치게 주신다(엡 3:20).

천국은 침노하는 자의 것이다. 침노하는 자가 빼앗는다. 반면에 하나님의 일에 충성되지 않고 추구하지 않는 자는 있는 것까지도 빼앗긴다. 갈렙의 딸이 나귀에서 내린 것은 부친에 대한 존경의 자세였다. 침노하는 영이 있어야 하지만 여전히 겸손과 경외함이 필요하다.

5. 16절은 모세의 장인 겐 사람이 유다 지파의 경내에 거한 것을 말하고 있다. 이러한 구절을 포함시킨 것은 한편으로 모세의 장인 이드로의 후예들이 이스라엘에 거하여 귀화민이 된 유래를 말해주고 동시에 그것이 유다 지파의 경내임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곧 유다 지파의 승리와 융성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오늘날도 과거의 유력하고 공로 있는 가문의 친척들을 부양하고 자기 경내에 살게 하는 사람들은 현재 가장 능력 있고 출세한 사람들의 몫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노력하여 얻은 성공의 그늘로 많은 사람들을 덮어준다. 이와 같이 유다 지파는 모세의 장인의 자손들까지도 포함해주었는데 그들은 종려나무 성읍(여리고를 지칭함)에서 올라가 아랏 남방의 유다 황무지에 이르러 유다 백성들과 함께 거하였다.

6. 17절에서는 유다가 시므온과 함께 스밧을 공략하고 다 진멸한 다음 그 성읍을 호르마라 하였으며 18절에서는 가사와 아스글론과 에그론 경내를 취한 것을 볼 수 있다. 가사와 아스글론과 에그론은 아스돗과 가드와 더불어 블레셋의 5대 성읍이다. 가사는 5대 성읍 중에서도 대표적인 성읍이다. 이때 유다가 완전 블레셋을 점령하고 취한 것은 아니지만 주요 도시를 공략하고 승리를 쟁취한 것은 의미가 크다 하겠다. 17절 시작에 “유다가 그 형제 시므온과 함께 가서”라는 표현은 3절의 “시므온이 유다와 함께 가서”라는 구절과 대구(對句)를 이루는데, 처음 부분은 유다가 기업을 얻는 데 시므온이 돕는 입장이었기 때문이고 나중 부분은 시므온이 기업을 얻는 공략에서 유다가 돕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7. 19절에는 유다 지파의 한계를 나타내는 한 구절이 기록되어 있다. 그것은 그들이 골짜기에 있는 철병거를 가진 사람들을 쫓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만일 믿음에 있어 더욱 강건하고 충성되었다면 철병거일지라도 이기지 못할 리 없었을 것이다.

20절은 무리가 갈렙에게 헤브론을 준 것과 그가 거기서 아낙의 세 아들을 쫓아낸 것을 기록한다. 그는 분명 유다 지파의 전투 사령관이었을 것이지만 모든 전쟁을 다 마치고 유다 지파의 기업을 다 취할 때까지는 자신의 분깃을 차지하려 하지 않았다. 자기 것부터 챙기는 사람은 진정한 리더(leader)가 될 수 없다. 먼저 남을 위하고 자신과 함께한 사람들부터 챙긴 뒤에 자신의 것을 돌아보는 것이 합당하다. 또한 마땅히 자신에게 돌아올 분깃일지라도 다른 사람들이 줄 때 받는 것이 더욱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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