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군 히스기야의 슬하에 어찌 이런 아들이…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송태흔 칼럼] 남유다의 대표적인 악한 왕 므낫세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주전 930년경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을 통해 남유다를 세운 후 총 20명의 왕들이 차례로 교체됐다. 왕위를 강제로 찬탈한 제7대 왕 아달랴를 제외하고, 나머지 19명의 왕들이 모두 한 왕조를 이루며 344년 동안 남유다를 통치했다. 신앙 인격이 부족하므로 하나님께서 제시하신 바른 길을 100% 따르지는 못했지만, 대체로 대부분의 남유다 왕들이 예루살렘 성전 중심의 선정을 베푼 것으로 드러난다.

남유다의 제 14대 왕 므낫세는 어린 나이인 12세에 왕위에 올라 통치기간 55년(주전 697-642년) 중 대부분을 여호와 하나님이 제정하신 법 질서와 반대로 나아간 인물이다. 므낫세는 히브리어 ‘메낫셰’를 한글에서 소리나는 대로 옮긴 이름으로, ‘망각케 하는 자, 고난 역경을 잊어버리게 하는 자’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름대로 므낫세 왕은 각종 악행을 수시로 범해, 사람들로 하여금 역사 속에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악한 인물이 됐다. 므낫세는 자신의 이름과 온전히 정비례한 악한 삶을 살았던 존재이다.

어린 나이에 한 나라의 최고 통치자 왕으로 부정직한 참모들을 만난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된 듯하다. 세상을 오래 살아보지 못한 젊은이들이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참모가 돼 강하고 규모 없는 전략을 펼쳤던 것이다. 국가를 통치하는 데는 힘있는 젊은 피도 필요하지만, 나이가 들어 경륜을 갖춘 신중한 인물도 반드시 필요함을 어린 통치자는 무시했다.

므낫세 왕의 부친 히스기야는 남유다에서 매우 유명한 성군으로 백성들 사이에 이름을 날렸는데, 어떻게 그토록 사악한 아들이 슬하에서 태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다. 보통 아버지의 신앙과 인격을 닮는 것이 보편적인데, 므낫세는 희대의 돌연변이로 부왕과 완전히 다르게 태어나 악하게 살다 간 인물이 됐다. 마치 부친 히스기야에 대항해 정반대로 인생의 조감도를 그리며 살았던 인물처럼 보인다.

그는 외교 부문에서도 연약한 역량을 만방에 그대로 드러냈다. 당시 만들어진 앗수르의 바니팔 석판에는 므낫세가 조공을 바친 22개국 왕들 중 한 명으로 기록될 정도로 강대국에 충성을 다한 개(犬)로 살았다. 정치적으로 자신의 왕위를 끝까지 유지하기 위해 이방 외국과 손을 잡고, 자국의 백성들을 폭압으로 통치해 큰 원성을 사기도 했다. 개인의 행복과 안위를 위해 국가와 민족 및 백성들을 볼모로 잡았던 것이다.

당시 유다는 하나님이 없는 이방 나라 앗수르와 바벨론의 제의(祭儀)를 모두 수용했고, 심지어 가나안 풍요제인 바알리즘과 전통적인 여호와 유일신앙을 적절하게 혼합해 인간 편의적 종교를 만들어냈다. 사악해진 므낫세는 유다 종교의 통속적 혼합주의에 대항한 하나님의 신실한 선지자 집단을 가혹하게 탄압했다. 폭정을 피해 도망쳐 나온 이사야 선지자를 톱으로 썰어 죽였다고 이스라엘 랍비 문학은 적고 있다.

힌놈의 아들 골짜기로 자신의 친아들들을 데려가서 반 여호와 종교인 이방 종교 의식에 따라 뜨거운 불 가운데에 통과하도록 강제했다(대하 33:6). 힌놈의 골짜기는 예루살렘 남쪽 기슭에 위치했는데(수 15:8, 18:16, 느 11:30), 아라비아어로 와디 에르라바비(Wadi er Rababi)라 부른다. 욥바 문의 서쪽에 위치한 넓고 평탄한 지역에서 시작하여 남쪽으로 약 800m 내려가서 가시온 언덕 아래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기드론 골짜기와 힌놈의 골짜기가 합해진다.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부근부터 골짜기가 매우 깊어지고, 나암(裸岩)이 비쭉비쭉 있는 험한 단애의 양안은 힌놈의 아들 골짜기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험한 아래쪽 일부가 도벳인데, 거기서 악명 높은 이교적 인신 희생이 행해졌다(왕하 23:10, 대하 28:3, 33:6). 예레미야 선지자는 그곳을 ‘살륙의 골짜기(Valley of Slaughter)’라 불렀고(렘 7:32,19:6), 성읍의 파기 물을 소각하는 뜨거운 불이 지옥이 상상되도록 늘 타고 있었다.

여호와 하나님은 므낫세 왕이 대낮에 저지른 종교 및 사회적인 죄악을 더 이상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하나님은 자신의 선지자들을 보내 수 차례 가벼운 경고와 더불어 순종의 여부에 따라 점차 징계의 수위를 높여 갔다. 아무리 입으로 경고해도 이미 목이 곧아버린 므낫세 왕이 두 귀를 닫고 듣지 않자, 인근에 미리 준비한 강대국 앗수르 나라를 몽둥이로 사용했다. 최첨단 철 무기로 무장한 앗수르 군대가 남유다를 공격해 타락한 백성들과 므낫세 왕을 사로잡고, 노예를 구속하는 쇠사슬로 묶어서 질질 끌고 갔다. 독립된 한 나라의 최고 통치자로서 차마 당할 수 없는 수치를 만인 앞에서 경험하게 됐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방인들도 므낫세 왕의 비참함 모습을 보고 여호와 유일신앙을 지닌 이스라엘을 크게 조롱했다. 개인의 유익을 위해 여호와 신앙을 버리고 타락한 므낫세의 말년은 비극으로 끝나게 됐다.

여호와 하나님은 공의를 무척 중시하는 전능자이시다. 우주를 지으시고 통치하시는 통 큰 분이지만, 하나님께서 법으로 정하신 길을 걷지 않으면 징계의 끈을 놓지 않는다. 권고와 징계를 통해서라도 선택된 하나님의 백성들이 바르게 살아가기를 바라신다. 하나님의 뜻과 어그러져 살아가는 자는 이 세상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저 세상에서도 절대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태양아래 사는 자에게 비밀은 절대로 있을 수 없으며, 선한 행동이든 사악한 행동이든 때가 되면 반드시 만방에 드러난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