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아낙네에게 죽임을 당한 시스라의 최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유동근 목사의 사사기 8] 철병거 900승만을 의지하다가…

▲유동근 목사(온누리선교교회).

▲유동근 목사(온누리선교교회).

4:11 모세의 장인 호밥의 자손 중 겐 사람 헤벨이 자기 족속을 떠나 게데스에 가까운 사아난님 상수리나무 곁에 이르러 장막을 쳤더라 12 아비노암의 아들 바락이 다볼 산에 오른 것을 혹이 시스라에게 고하매 13 시스라가 모든 병거 곧 철병거 구백 승과 자기와 함께 있는 온 군사를 이방 하로셋에서부터 기손 강으로 모은지라 14 드보라가 바락에게 이르되 일어나라 이는 여호와께서 시스라를 네 손에 붙이신 날이라 여호와께서 너의 앞서 행하지 아니하시느냐 이에 바락이 일만 명을 거느리고 다볼 산에서 내려가니 15 여호와께서 바락의 앞에서 시스라와 그 모든 병거와 그 온 군대를 칼날로 쳐서 패하게 하시매 시스라가 병거에서 내려 도보로 도망한지라 16 바락이 그 병거들과 군대를 추격하여 이방 하로셋에 이르니 시스라의 온 군대가 다 칼에 엎드러졌고 남은 자가 없었더라 17 시스라가 도보로 도망하여 겐 사람 헤벨의 아내 야엘의 장막에 이르렀으니 하솔 왕 야빈은 겐 사람 헤벨의 집과 화평이 있음이라 18 야엘이 나가 시스라를 영접하며 그에게 말하되 나의 주여 들어오소서 내게로 들어오시고 두려워하지 마소서 하매 그 장막에 들어가니 야엘이 이불로 덮으니라 19 시스라가 그에게 말하되 청하노니 내게 물을 조금 마시우라 내가 목이 마르도다 하매 젖부대를 열어 그에게 마시우고 그를 덮으니 20 그가 또 가로되 장막문에 섰다가 만일 사람이 와서 네게 묻기를 여기 어떤 사람이 있느냐 하거든 너는 없다 하라 하고 21 그가 곤비하여 깊이 잠든지라 헤벨의 아내 야엘이 장막 말뚝을 취하고 손에 방망이를 들고 그에게로 가만히 가서 말뚝을 그 살쩍에 박으매 말뚝이 꿰뚫고 땅에 박히니 시스라가 기절하여 죽으니라 22 바락이 시스라를 따를 때에 야엘이 나가서 그를 맞아 가로되 오라 내가 너의 찾는 사람을 네게 보이리라 바락이 그에게 들어가 보니 시스라가 죽어 누웠고 말뚝은 그 살쩍에 박혔더라 23 이와 같이 이 날에 하나님이 가나안 왕 야빈을 이스라엘 자손 앞에 패하게 하신지라 24 이스라엘 자손의 손이 가나안 왕 야빈을 점점 더 이기어서 마침내 가나안 왕 야빈을 진멸하였더라

1. 이 전투에서 전공을 세운 사람은 결국 모세의 장인 호밥의 자손이었다. 그들은 원래 유다 자손과 함께 유다 황무지에 거하였는데 헤벨이란 사람이 북방으로 이주하여 게데스와 다볼산 중간 쯤 되는 곳에 장막을 치고 살게 되었다. 그리고 하솔 왕 야빈은 이 헤벨의 집과 화평 조약을 맺고 있었던 터였다. 11절에 이 말씀을 삽입한 것은 이번 기손 강 전투에서 큰 전공을 세운 야엘이라는 여자(시스라를 죽임)가 바로 이 헤벨의 아내이기 때문이다.

2. 바락이 다볼 산에 가서 전투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시스라가 듣고 모든 군사와 철병거 900승을 거느리고 기손 강으로 나왔다. 무엇을 의존한 사람들의 전투 방식은 즉시 그들의 대응에서 나타난다. 그들은 철병거 900승이었다. 철병거 900승은 그들이 지식을 통해 모은 지적 재산과 같은 것이었다. 이는 사람의 이해력을 동원하여 만들어 낸 신학이요 철학이었다. 이런 무기가 전쟁이 일어나자 즉시 앞에 나왔다.

우리는 많은 경우 사람들과 성경을 갖고 토론하는 것을 볼 때 즉시 철병거 900승을 갖고 나오는 것을 보는데 이들은 매우 강하게 보인다. 14절에서 바락은 드보라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여호와께서 너희 앞서 행하지 않으시느냐 이는 시스라를 네 손에 붙인 날이라”) 다볼 산에서 일만 명을 데리고 싸우러 내려갔다. 바락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고 시스라에게는 철병거 밖에 없었으니 과연 누가 이기겠는가? 하나님의 말씀이 승리의 비결이다. 말씀을 믿고 나아간 자는 언제나 승리를 거둔다.

15절에서 결국 싸우신 분은 여호와시라고 말한다―“여호와께서 바락의 앞에서 시스라와 그 모든 병거와 온 군대를 칼날로 쳐서 패하게 하시므로”. 결국 시스라는 병거에서 내려 도보로 도망하게 되었다. 바락은 그를 추격하여 하로셋까지 이르렀다. 하로셋은 시스라가 철병거 900승을 가지고 거만하게 거하던 곳이다. 바락과 이스라엘 군대는 하로셋까지 쫓아가면서 나머지 모든 대적을 전멸시켰다. 하나님의 미련한 것이 사람보다 지혜있고 하나님의 약한 것이 사람보다 강하다(고전 1:25).

3. 시스라는 도보로 도망하여 겐 사람 헤벨의 아내 야엘의 장막에 피신했다. 당시 야빈과 헤벨의 집안은 서로 평화롭게 지내는 사이였다. 그들은 아마도 그들이 이스라엘의 인도자였던 모세의 집안인 줄은 몰랐을 것이다. 야엘이라고 하는 헤벨의 아내는 사태를 직감하고 시스라를 안심시킨 다음(“나의 주여 들어오소서 두려워하지 마소서”) 목말라 하는 그에게 우유를 따라 대접하고 이불로 덮었다. 시스라는 야엘에게 누가 찾으면 아무도 없다 하라고 당부하고 피곤하여 깊이 잠들었다.

헛된 망상에 빠진 사람들은 때로 누구든지 자기 편으로 착각하는 우를 범한다. 진리가 아닌 망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결과이다. 야엘은 장막 말뚝을 취하여 손에 방망이를 들고 시스라에게 가서 말뚝을 그의 살쩍에 놓고 박아버렸다. 말뚝이 시스라를 꿰뚫고 땅에 박히니 시스라가 기절하여 죽었다.

바락은 시스라를 쫓다가 야엘의 집까지 왔다. 그때 야엘은 바락에게 “오라 내가 너의 찾는 사람을 네게 보이리라”고 하였다. 그리고 바락은 그 연약한 여인에 의해 말뚝에 박혀 죽어있는 적장을 보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주권적으로 헤벨의 집을 그 지점에 두시고 그들로 하솔 왕 야빈과 친밀한 관계를 갖게 하셨다가 결정적일 때 이스라엘을 위하여 그 일을 하게 하신 것이다.

여기서 이런 말을 한 마디 해보겠다. 모세의 장인의 가족이 유다 지파와 함께 남방에 거했는데 헤벨이 북방으로 이주한다고 할 때 그 가족들은 찬성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들 가운데 상황을 잘 아는 몇몇 사람들은 헤벨의 집이 그쪽으로 이주하면 가나안 대적 야빈에 의해 많은 어려움을 당하게 될 것이니 가지 말라고 간곡히 권했을 것이다. 또 어려움을 당하지 않으면 그들에게 동화되어 잘못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충고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험상 성도들의 이주에 대해 너무 염려하고 통제할 것이 없다. 어떤 경우는 자신들의 원함에 따라 결정한 것일 수 있었겠지만 그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신 경우가 있다(잠 16:9).

그들이 그곳에 가서 처음에는 가나안 사람들과 충돌도 있었을 것이고 의심도 받았을 것이며 너무 섞여서 생활하는 잘못도 범했을 것이다. 그러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야엘과 헤벨은 자신들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그들의 정체성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이 철저히 체험해 보지 않으면 깨닫지 못한다. 그들은 말씀만으로는 믿음과 순종이 부족하여 몸으로 부딪혀 본 후 깨닫는 것이다. 신약으로 말하면 도마의 믿음과도 같다. 헤벨 사람들은 바로 이런 자들의 종류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방인 속에 들어가서의 위험을 그렇게 심각하게 몰랐을 것이고 그들의 상태도 잘 몰랐을 것이나 체험을 통해 철저히 깨닫게 된 케이스다. 그리고 상황이 닥쳤을 때 자기들이 과연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 밝히 알게 됐다. 그들은 드보라처럼 밝은 말씀의 빛 아래 산 사람도 아니고 이스라엘 진중에서 그들과 일치된 신앙을 갖고 생활한 사람도 아니었지만, 체험적으로 가나안 사람들의 악을 깨닫고 이스라엘의 참되고 귀한 신앙과 그들이 믿는 하나님에 대한 인식을 가졌으리라 여겨진다. 그러므로 5장에 나오는 드보라와 바락의 노래에서 야엘의 행위를 칭찬했다. “겐 사람 헤벨의 아내 야엘은 다른 여인보다 복을 받을 것이니”(5:24). 결국 가나안 왕 야빈을 물리친 분은 하나님이시다(2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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