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분당 성현교회 담임 김선규 목사
분당 성현교회 김선규 목사는 1979년 33세의 나이에 성현교회를 개척해 올해로 32년째를 맞고 있다. 성현교회는 ‘선교하는 교회, 베푸는 교회’를 표방하며 현 재적성도 약 3,000명으로 성장했고, 지역을 섬기며 봉사해 복지목회의 큰 모범이 되는 교회로 자리잡았다.
성현교회는 국내 복지목회에 대한 개념이 아직 없었던 20년 전에 이미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해 장애인과 노인들을 돕는 사역을 전문적으로 펼쳐왔다. 김선규 목사가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한 계기는 은퇴한 선교사를 위한 쉼터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다가 지역주민에게 섬김을 확대해 현재의 노인복지관을 세웠다. 그곳에는 병원과 극장, 헬스클럽, 취미시설이 갖춰져 매일 700~800명이 드나들 만큼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김선규 목사는 이들을 목회와 연결하기 위해 노인부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고, 이용객들 대부분이 전도되었다. 어떤 이들은 소문을 듣고 의정부나 화성 등 1~2시간 걸리는 거리에서도 찾아올 정도로, 복지를 통한 노인목회는 성공적이다.
선교와 복지 양 날개로 지역사회 복음화 앞장
의료와 복지선교에도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는 김선규 목사는 세계선교회(GMS)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노인복지관 2개를 운영할 뿐 아니라, 장애인복지관·청소년공부방·어린이집까지 확대, 재편해 운영하고 있다. 김선규 목사는 간접적인 전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역복지목회를 고수하고 있다.
복지관 교사들은 모두 크리스천으로, 영혼구원에 대한 초점을 놓치지 않고 있다. 김선규 목사는 성공적인 복지선교를 위해서는 정부와 협력해 지원을 받으면서도 운영은 교회가 전담해야 한다고 했다.
성현교회는 ‘성령이 임하면 권능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 땅 끝까지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는 말씀처럼 지역과 세계 선교에도 전념하고 있다. ‘예루살렘과 온 유대’는 자신의 사역지와 근교 대상 선교, ‘사마리아’는 농촌 선교, ‘땅끝’은 해외선교로 규정하고 이를 위한 사역자들을 파송했다.
영국 성현교회(최재명 목사), 미국 샌프란시스코 성현교회(김건수 목사), 연북기독교회(김걸 목사), 일본가와사끼초대교회(조남수 선교사), 인도네시아 에클레시아(김인성 선교사), 에리트리아(나홍주 선교사), 필리핀바기오중앙교회(송기성, 현인자 선교사)등이 성현교회 파송 선교사들이 세운 교회다. 앞으로도 300명의 해외선교사를 기를 예정이다.
교회가 위치한 판교 신도시를 중점으로 한 지역선교는,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교회’로서 연령별로 ‘교회 속의 교회’ 시스템을 통해 양육하고 있다. 유아부는 믿음으로 고백하고 온몸으로 찬양하며 예의바른 어린이로 양육하고, 십대들에게는 아브라함에게 주신 하나님의 언약처럼 창대해질 미래의 소망을 심어준다. 청년들에게는 성현바이블 아카데미에서 말씀을 심도있게 공부하게 하고 주중·주일모임에서 양육 리더가 되게 하기 위한 교육을 갖는다. 또한 영여예배도 진행해 언어의 장벽을 허물고 글로벌 인재로 기르기 위한 준비를 한다.
이렇게 성현교회는 선교와 지역 내 장애인·노인·청소년·아동을 돌보는 복지사역, 양 날개를 축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외되기 쉬운 노인들을 위한 사역을 오랫동안 해온 김 목사는, 노인대학을 세워 신체기능증진과 여가활동, 사회교육과 현장학습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가족과의 대화 단절로 고립되기 쉬운 노인들이 정신 건강과 풍요로운 여생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농어촌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초청해 목회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하며 농어촌을 돌보는 사역도 한다. 농어촌에 있는 300개 교회 대상 ‘사역자 교육 세미나’를 열어 교회운영, 목회 등 실질적인 조언과 교육프로그램으로 사역자에게 도움을 주고, 무료로 교회 건축과 사역자 파송도 한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되지 않았던 예전에는, 각 지방에서 서울로 와야만 교육 및 사역의 재충전을 할 수 있었다. 때문에 김선규 목사는 당시 농어촌 목회자 500명을 초청해 숙식비와 교통비 등을 일체 제공하며 세미나를 갖기도 했었다.
김선규 목사는 자신을 “구세대에서 차세대로 넘어가는 마지막 세대”라고 표현한다. 교계의 리더십이 6·25 전란을 겪은 어른 세대에서, 끊임없는 변화와 새로움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로 넘어가는 고개에 자신의 세대가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교회별·세대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이 시대에 자신이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모양이 달라도 본질을 놓치지 않고 복음을 전달한다면 똑같은 것이 아닌가? 양을 먹이고 치는 성경공부, 돌봄사역, 심방, 상담, 관리가 목회의 본질”이라며 “교회의 크고 작음이 목사의 성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목사의 달란트에 맞게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지내기도 했던 김선규 목사는 한국교회를 유심히 지켜보면서 연합과 발전의 길을 모색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몇 교회 중 아픈 교회가 있다. 좌우를 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와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규모가 커지면 자기도 모르게 교만해질 수 있다. 그래서 항상 겸손해야 한다. 강단 위에서든 아래서든 성도들을 섬겨야 한다”고 교계 지도자의 자세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6·25 전란을 거친 세대는 가부장적 사고가 굳어져서 복음을 받아들인 후에도 목사의 권위로 누르려는 모습이 있다”며 “그러나 요즘 진정한 감동으로 통하는 코드는 감성적 호소와 눈물이다. 명령이 아니다. 겸손히 섬기며 부드럽게 다가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사명이 과거와 미래의 목회관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며,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교회를 세우는 일이라고 했다. 그래서 교회를 세우는 목회자와 사역자를 끊임없이 양성하고 그들과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또 현 기독교에 대해 그는 “교회다운 중소형교회를 키우면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목사들은 60대 후반이 되면 비우는 훈련을 해야 한다. 대형교회가 힘든 이유는 비우는 것이 어렵기 때문”라고 지적했다.
김선규 목사는 은퇴 후 계획에 대해 “아프리카 가서 가진 것을 나눠주면서 열린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소망이다. 구하면 사역의 길이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성장은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이기 때문에, 내려놓을 때가 되면 깨끗이 물러나 다른 제2의 아름다운 선교인생을 살 것”이라며 “선교하는 교회, 나누는 교회의 본질을 붙잡고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