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흔 칼럼] 기도의 사람 사가랴의 아내 엘리사벳(Elisabeth)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 사가랴의 아내요, 세례 요한의 모친인 엘리사벳(Elisabeth)은 ‘하나님은 나의 맹세’ 또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 라는 의미를 지닌 성경적 인물이다. 그녀는 고대 이스라엘 최초의 대제사장 아론의 자손이며, 남편과 더불어 하나님 앞에서 계명과 규례대로 평생을 행한 신실한 여인이다. 그녀는 예수 그리스도를 성령으로 잉태한 마리아의 가까운 친척(아마도 이모?)이기도 하다.
그녀가 살고 있던 시대는 사악한 아구스도가 로마의 황제로 군림하고 있었고,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헤롯이 갈릴리 분봉왕으로 임명되어 백성들을 다스리고 있었다. 정치적으로 외세의 끊임없는 침입과 포악한 식민통치 때문에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엄청난 고통 중에 놓여 있었다.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구약에서 선지자들을 통해 예언된 메시아가 이스라엘 땅에 빨리 나타나 외세로부터 해방시켜 줄 것을 대망했다. 무릎 꿇어 기도하는 유대 사람들의 절규 있는 기도를 들으시고, 여호와 하나님은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벳을 통해서 응답하기 시작했다.
말씀대로 살았던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벳은 매사가 매우 행복했지만, 나이가 많을 때까지 자녀를 한 명도 낳지 못한 석녀(石女)로 살고 있는 것을 매우 부끄럽게 여겼다. 당시 1세기 이스라엘 사회에서 자녀 출산을 하지 못하는 여자는 큰 수치와 조롱의 대상이 됐다. 그녀는 결혼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자녀출산을 위해 절규하며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응답하지 않았다. 그들 부부는 자녀 갖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고, 경수가 거의 끊어질 즈음에 이를 때까지 기도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나님의 때가 되면 자신들이 기다리던 자녀를 반드시 주실 것을 굳게 믿고 살았다.
하나님께서 쓰시는 선택된 사람들의 공통점은 매사의 중대한 해결책으로 반드시 기도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성경 인물 가운데 하나님의 사역을 신실하게 감당한 존재들은 모두 다 기도의 사람이었다. 남편 사가랴가 하나님의 성전에서 대제사장으로 기도하며 봉사할 때에 아내 엘리사벳이 아들을 곧 낳을 것을 천사가 예고했다. 기도하던 엘리사벳과 사가랴는 하나님 보낸 천사의 예고를 마음으로 의심 없이 믿게 됐다. 그때 바로 아들을 잉태하였고, 다섯 달 동안 남 몰래 방 안에 숨어 지냈다.
하나님과 성전 중심으로 살아왔던 의인, 엘리사벳은 고통과 좌절로 점철된 극한 상황의 삶을 상당 기간 동안 살았지만, 때가 되매 하나님은 그녀에게 기도의 응답으로 놀라운 자녀의 복을 허락했다. 지난 시간 동안 그녀가 겪은 연단은 세상을 바꿀만한 지도자 잉태를 위한 훌륭한 훈장이 됐다. 아름다운 정금이 뜨거운 불 가운데서 연단되어 만들어지듯,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을 위한 한 명의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견딜 수 없는 훈련을 그녀의 가정에 부과했다. 계획된 고된 훈련코스를 그녀가 성공적으로 모두 마치자, 드디어 탐스런 열매를 보내서 크게 위로했다.
그녀가 극적으로 아들을 수태한 후 6개월만에 주님의 모친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친선 방문했다.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그녀가 요한을 잉태한 이후 제일 처음 마리아를 면회하게 됐다. 앞으로 주님의 길을 예비할 신실한 도구인 태중의 요한이 세상의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기 전에 태중에 계신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와 만나게 됐다. 하나님이신 메시아와 그의 길을 목숨을 바쳐 예비할 주인공들의 첫번째 상견례가 엘리사벳의 집에서 이뤄졌다.
마리아가 천사로부터 엘리사벳의 수태 사실을 전해 듣고 그녀를 방문했을 때 마리아의 뱃속에서도 성령으로 잉태한 아이(예수 그리스도)가 동시에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여자 중에 네가 복이 있으며 네 태중의 아이도 복이 있도다. 내 주의 모친이 내게 나아오니 이 어찌된 일 인고. 보라, 네 문안하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릴 때에 아이가 내 복중에서 기쁨으로 뛰놀았도다. 주께서 그에게 하신 말씀이 반드시 이루리라”고 예언했다.
마리아는 석달 동안 엘리사벳과 그곳에 함께 있었다. 하나님이 선택한 두 여인은 세상을 바꿀 미래의 지도자를 위해서 날마다 기도했다. 엘리사벳이 아들을 해산한 이후 8일만에 이스라엘 율법대로 할례를 거룩하게 시행했다. 엘리사벳은 천사가 가르쳐 준 대로 자신의 아들을 ‘요한’이라고 불렀다. 벙어리가 됐던 남편 사가랴의 입이 그때 비로소 열려 말을 할 수 있게 됐다(눅 1:5-66).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벳은 유혹이 많은 오늘날을 고통 중에 살고 있는 연약한 크리스천들에게 큰 위로의 메시지가 된다. 오랫동안 불임녀로 살았지만,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끝까지 인내로 기도해 놀라운 열매를 얻은 엘리사벳의 신앙은 오늘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큰 귀감이 된다. 자신의 뜻대로 이뤄지지 않으므로 절망하며, 자살을 선택하는 현대의 젊은이들에게 엘리사벳은 바른 하나님의 길을 보여준다.
인생은 영원히 실패의 길로만 가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늘 행복한 성공의 길로만 매진할 수도 없다. 세상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인생은 산 모양처럼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를 만나게 된다. 내려갈 때라도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은 그것을 위대한 미래의 열매를 위한 연단으로 여기며, 인내로 이겨내야 한다. 어려운 고난의 길을 연단으로 이겨내면, 반드시 놀라운 기적과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신실한 기도의 사람, 크리스천들에게 주신 영원한 계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