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지 않는 자들이 시기하고 불평하고 대적한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유동근 목사의 사사기 15] 피곤했지만 일했던 기드온

▲유동근 목사(온누리선교교회).

▲유동근 목사(온누리선교교회).

8:1 에브라임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이르되 네가 미디안과 싸우러 갈 때에 우리를 부르지 아니하였으니 우리를 이같이 대접함은 어찌 됨이냐 하고 그와 크게 다투는지라 2 기드온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가 이제 행한 일이 너희가 한 것에 비교되겠느냐 에브라임의 끝물 포도가 아비에셀의 맏물 포도보다 낫지 아니하냐 3 하나님이 미디안의 방백 오렙과 스엡을 너희 손에 넘겨 주셨으니 내가 한 일이 어찌 능히 너희가 한 것에 비교되겠느냐 하니라 기드온이 이 말을 하매 그때에 그들의 노여움이 풀리니라

1. 8장은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의 영성이 그렇게 좋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첫째, 에브라임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따졌다. 에브라임은 7장 24절에서 전쟁 원조의 부름을 받고 참전하여 미디안의 두 방백 오렙과 스엡을 죽이는 전공을 세웠다. 그런 다음 그들은 기드온이 300명으로 미디안을 친 것과 그가 승전한 것에 대하여 그 전공이 기드온에게만 치우칠까 염려하였다. 그들은 진작 자기들을 불렀다면 자기들도 싸웠을 것이고 또 능히 승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들은 실상 기드온이 다 이겨놓은 싸움 막판에 도망가는 사람 얼마를 죽이고 명성과 공적을 얻으려 한 것이다. 그러면서 에브라임 사람들은 기드온에게 대들며 크게 다투었다. 사실 이스라엘이 이겼으면 됐지 그렇게 다툴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어떤 사람에게 공로가 돌아가고 어떤 지파가 명성과 지위를 얻게 되는가를 매우 예민하게 주의하고 있었다.

실상 일을 많이 하고 이기는 자의 길을 가며 많은 사람에게 유익을 주기 원하는 자들은 자신의 명성이나 지위에 대하여 크게 주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 일은 조금하고 대가는 많이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에브라임 사람들 같은 반응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이기는 자들은 일을 하고 사람들에게 구원과 유익을 주는 한편, 야심가들로부터 많은 시기와 비평의 말을 들을 준비를 해야 한다. 말을 듣고 싶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늘 많은 사람을 유익하게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지위와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들(그들도 쉽게 하는 일은 조금 할 것이다)로부터 시기와 공격을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2. 기드온은 그들을 최대한 겸손의 말로 대했다. “내가 이제 행한 일이 너희가 한 것에 비교되겠느냐 에브라임의 끝물 포도가 아비에셀의 맏물 포도보다 낫지 아니하냐 하나님이 미디안의 방백 오렙과 스엡을 너희 손에 넘겨 주셨으니 내가 한 일이 어찌 능히 너희가 한 것에 비교되겠느냐”. 아비에셀은 기드온 고향의 이름이다. 즉 자기 사람들이 행한 일이 에브라임의 한 일만 못하다고 한 것이다. 기드온은 그들이 미디안의 방백 오렙과 스엡을 죽인 일이 큰 공과임을 확인해주면서 자기가 한 일보다 뛰어나다고 말해주었다.

이렇게 시기와 헛된 명예심에 관심이 많은 에브라임 사람들은 일단 기드온이 자신을 낮추는 말을 하자 안심했다. 물론 그것이 그들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일단 그러한 말을 기저에 두고 전공에 관한 것, 즉 논공행상에 따른 지위와 명성의 분배를 다루었다. 이들은 기드온의 말을 듣고 ‘과연 자신들을 제대로 평가하고 있구나’하고 안심한 것이다.

이들은 대적을 멸하는 일이나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일보다는 자신들의 지위 향상과 헛된 영광에 사로잡혀 있으며 세상과 지위를 탐하는 사람들로 나타나고 말았다. 오늘날도 교회는 이런 자들로 인하여 상태가 하락되어간다. 어쨌든 이기는 자의 길을 가는 기드온에게서 우리는 시기하고 대적하는 자들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것을 배울 수 있다.

4 기드온과 그 좇은 자 삼백 명이 요단에 이르러 건너고 비록 피곤하나 따르며 5 그가 숙곳 사람들에게 이르되 나의 종자가 피곤하여 하니 청컨대 그들에게 떡덩이를 주라 나는 미디안 두 왕 세바와 살문나를 따르노라 6 숙곳 방백들이 가로되 세바와 살문나의 손이 지금 어찌 네 손에 있관대 우리가 네 군대에게 떡을 주겠느냐 7 기드온이 가로되 그러면 여호와께서 세바와 살문나를 내 손에 붙이신 후에 내가 들가시와 찔레로 너희 살을 찢으리라 하고 8 거기서 브누엘에 올라가서 그들에게도 그같이 구한즉 브누엘 사람들의 대답도 숙곳 사람들의 대답과 같은지라 9 기드온이 또 브누엘 사람들에게 일러 가로되 내가 평안히 돌아올 때에 이 망대를 헐리라 하니라 10 이 때에 세바와 살문나가 갈골에 있는데 동방 사람의 모든 군대 중에 칼 든 자 십 이만 명이 죽었고 그 남은 일만 오천 명 가량은 그들을 좇아 거기 있더라 11 적군이 안연히 있는 중에 기드온이 노바와 욕브하 동편 장막에 거한 자의 길로 올라가서 적군을 치니 12 세바와 살문나가 도망하는지라 기드온이 추격하여 미디안 두 왕 세바와 살문나를 사로잡고 그 온 군대를 파하니라 13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이 헤레스 비탈 전장에서 돌아오다가 14 숙곳 사람 중 한 소년을 잡아 신문하매 숙곳 방백과 장로 칠십 칠 인을 그를 위하여 기록한지라 15 기드온이 숙곳 사람들에게 이르러 가로되 너희가 전에 나를 기롱하여 이르기를 세바와 살문나의 손이 지금 어찌 네 손에 있관대 우리가 네 피곤한 사람에게 떡을 주겠느냐 한 그 세바와 살문나를 보라 하고 16 그 성읍 장로들을 잡고 들가시와 찔레로 숙곳 사람들을 징벌하고 17 브누엘 망대를 헐며 그 성읍 사람들을 죽이니라

1. 피곤하나 따라가는 것이 이기는 자들의 특징이다. 기드온과 함께한 삼백 명의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요단을 건넜고, 비록 피곤하나 추격을 계속하였다. 그들은 전쟁을 치르느라 매우 지쳤지만 그렇다고 중단하거나 길을 바꾸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기운이 나고 기분도 좋고 이런저런 의미가 느껴질 때에는 열심히 일하다가 힘들어지고 먹고 살기도 어렵고 기분도 좋지 않으면 하던 일을 재고하면서 다른 일을 찾으려 한다. 즉 하나님이 처음 맡기신 일을 중단하려는 것이다. 기드온의 300 용사들은 큰 일을 치렀지만(일차적인 승리는 거두었다) 아직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피곤해진 것이다. 그럴 때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게 된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경우에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으려 슬며시 꽁무니를 빼곤 한다. 주님의 긍휼로 300명의 사람들은 피곤하지만 여전히 따랐으며, 그럼으로써 이기는 자의 길을 가는 사람들의 전형이 되었다.

우리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적으면 적을수록, 외로우면 외로울수록 우리는 하나님 앞에 굳게 서야 한다. 갈 사람은 가게 두라! 나는 사역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잃어버린 적이 있다. 그리고 매우 피곤해진 적이 있지만 여전히 신실하기 위해 힘을 다했다. 기드온의 사람들은 수가 적고 피곤해졌지만 여전히 승리를 기대하고 따랐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 어려움과 곤고함이 하나님께는 하나의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피곤하나 추격하며”는 매우 중요한 한 마디 말이다. 그들은 어느 정도 일하고서 말만 하고 사라져 버린 에브라임과 같지 않았다. 여기서 우리는 이기는 자들이 어떠한 사람들이며 그렇지 않은 자들이 어떠한 사람들인지를 대조적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에브라임 사람들이 다소 승리에 동참했을지라도 그들은 이기는 자의 대열에 참여할 수 없음을 안다. 그들은 조금 하고서 많은 것을 얻으려 했다. 지위와 헛된 영광을 주의하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외모로는 이기는 자의 길을 가는 것 같지만 실상은 아닌 자들이다.

2. 이들보다 더 형편없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그들이 바로 숙곳과 브누엘 사람들이다. 10절에는 당시 적군의 숫자가 기록되어 있다. 적군의 수는 전체가 십삼만 오천 명이고 그 중 십이만 명이 지난 전투에서 자중지란으로 죽었으며 아직도 일만 오천이 남아 있는데 그중에 세바와 살문나라는 적장들이 살아 있었다. 기드온은 이미 대승을 거두었지만 남은 적군과 두 적장을 죽이기 전에는 아직 완전한 승리를 거둔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는 그들을 쫓고 있었는데 피곤하고 배가 고팠다.

그때 그들은 단 지파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숙곳에 이르러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기드온은 숙곳 사람들에게 “나의 종자들이 피곤하여 하니 청컨대 그들에게 떡덩이를 좀 주라 나는 미디안 두 왕 세바와 살문나를 좇는다”고 하였다. 숙곳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도 응당 배고픈 동족을 먹이는 데에 인색해서는 안 되었다. 그런데 그들은 이스라엘을 위해 싸우며 수고하는 용사들이 배가 고프다고 할 때 무시하고 조롱할 뿐 접대하지 않았다.

이것이 당시 이스라엘의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상황이었다. 그들은 자기들만 무사하고 문제가 없으면 일 없는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기드온의 싸움을 오히려 불필요한 일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숙곳 방백들은 이렇게 말했다. “세바와 살문나의 손이 지금 네 손 안에 있다는 거냐 어찌 우리가 네 군대에게 떡을 주겠느냐”.

그들은 기드온을 한껏 무시하고 있었다. 오히려 그들은 세바와 살문나의 편에 서 있었다. 아니면 적어도 그들에게 유리한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에게는 전혀 이스라엘 전체를 위하는 생각이 없었다. 그러면서 기드온이 300 명으로 미디안 십이만 대군을 이긴 전과(戰果)를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기회주의자가 되어 세바와 살문나가 살아나면(전세가 곧 역전되어 그들이 살 것이라고 믿은 것 같다. 그것은 그들이 너무나 오랫동안 이스라엘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이 그렇게 쉽게 무너지리라는 것을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 우상의 나라 사람들에게 빌붙어서라도 살려고 기드온과 그 용사들에게 떡을 주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우상을 섬기더라도 편안하게 먹고 살면 그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한 자들에게 기드온과 300 용사들은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이 시대에도 진정한 이기는 자의 길을 가려면 이러한 사람들의 무시도 받을 수 있어야 함을 본다. 그것도 소위 하나님의 백성임을 자처하는 동족의 무시와 천대이다. 브누엘(야곱의 브니엘과 동일지명임) 사람들도 기드온을 숙곳 사람들과 동일하게 대하였다. 이것이 당시 이스라엘에 편만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300명의 이기는 자들은 개의치 않고 싸워 이겼다. 그들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과 부축을 받지 못했다. 곳곳에서 무시하고 시기할 뿐이었다. 또 피곤함과 배고픔을 견디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남은 적군을 멸하기까지 끝까지 쫓아가며 싸웠다.

3. 기드온은 숙곳 사람들을 징벌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 여호와께서 세바와 살문나를 내 손에 넘겨 주신 후에 내가 들가시와 찔레로 너희 살을 찢으리라”(7절). 마찬가지로 브누엘 사람들도 징벌하겠다고 말했다. “기드온이 또 브누엘 사람들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가 평안히 돌아올 때에 이 망대를 헐리라 하니라”(8절).

물론 두 지방 사람들은 기드온을 과소평가하여 그의 말에 콧방귀를 뀌었을 것이다. 기드온은 나머지 일만오천의 미디안군을 죽이고 두 왕 세바와 살문나를 사로잡았다. 그렇게 해서 전쟁은 종료되었다. 기드온은 숙곳에 돌아와서 한 소년을 잡아 숙곳 장로들 77명의 명단을 입수했는데, 징벌하기 위해서였다. 기드온은 ‘어떻게 너희가 감히 그들을 잡겠다고 큰 소리치느냐’ 하던 그들에게 세바와 살문나(사로잡은 채)를 보여주고 들가시와 찔레로 그들을 많이 괴롭게 하였다. 그들을 교육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지만 극도로 반대하고 멸시했던 브누엘 사람들 일부는 죽임을 당하였다(17절). 브누엘 망대는 기드온에 의해 헐리웠는데, 그 망대는 그들이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나름대로 자신을 지키며 평안히 살겠다는 교만과 안주의 상징이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

“종교 문맹 시대, ‘기독교 문해력’ 제안합니다”

2024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 동계연수회 및 한국대학선교학회(회장 이승문 교수)·한국기독교교양학회(회장 이인경 교수) 공동학술대회가 ‘고전으로서의 성서, 교양으로서의 기독교’라는 주제로 19일 오후 연세대학교 상남경영관에서 개막했다. 이날 행사는 개…

1인 가구

초핵가족화, 5060 고독사, 비혼 출산, AI, 마약…

가정사역단체 하이패밀리(대표 송길원·김향숙)에서 2024년 연말을 맞아 올해 가정 이슈 관련 10대 뉴스를 선정 발표했다. 다음은 구체적 내용. 1. 초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앞당겨져 대한민국은 1인 가구 급증으로 인해 ‘초핵가족화’라는 새로운 가족 구조 변…

김상준

9주년 맞는 ‘원크라이’ 김상준 사무총장 “나라 위한 기도회, 위대한 유산”

‘국가 위한 기도’ 문화 되살려야 그리스도인 최고의 방법은 기도 내년 우크라 인근 방문 기도 예정 원크라이가 2025년 9년째를 맞아 1월 3일 오전 11시부터 평촌 새중앙교회(담임 황덕영 목사)에서 개최될 뿐 아니라, 국내외 집회를 잇따라 열며 지경을 더욱 확대…

탄반연합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5차 기자회견

탄핵반대범국민연합 “계엄, 야당의 폭정과 독재에 대응한 것”

탄핵반대범국민연합(탄반연합)이 18일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4차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정치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도를 강력히 반대하며 헌법재판소에 공정한 판결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탄핵반대범국민연합은 지난 12…

박한수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세상은 진리와 거짓의 영적 전쟁터”… 홀리브릿지네트워크, 7천 용사 세운다

3040 목회자 중심으로 리더 양성 성경적 세계관과 창조 질서 수호 사회 변혁할 교회/기관/단체 연합 홀리브릿지네트워크 선교회는 3040세대의 젊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성경적 세계관과 창조질서를 수호할 강한 교회를 세우고, 사회 각 영역에서 변혁을 일으킬 …

서울신학대학교 서울신대 신학전문대학원 제1기 웰다잉 Well-Dying 최고위 과정

“신학대에서 개설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과정”

천국 입학 준비, 잘 안 돼 있어 죽음 생각과 대화 피하는 현실 당하지 않고, 맞이하는 죽음을 국내 신학대 최초로 개설된 서울신학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원장 하도균 교수) 제1기 기독교 웰다잉(Well-Dying) 최고위 과정 종강예배가 12월 19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 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