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 칼럼] 한나라당과 박세일 신당은 어디로 가야 하나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크리스천투데이 DB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크리스천투데이 DB

요즈음 한나라당 개혁이 화두입니다. 그런데 한나라당 개혁의 내용에 제대로 된 논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이 문제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한나라당 지지세력이 세 가지 정책과제와 두 가지 정치개혁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 가지 정책과제의 첫째는 종북좌파의 문제입니다. 김정일 정권을 지지하고 김정일 정권과 협력하려는 세력이 놀라울 정도로 커져 도탄에 빠진 북한주민을 구출해야 한다는 세력을 압도하여 이제는 정권을 재탈환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종북좌파 및 그와 연대하는 세력을 결연히 반대해야 합니다. 사실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이 점을 분명히 하여 국민교육을 철저히 해서 종북좌파를 막아냈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에 와서는 종북좌파의 위세가 과거보다 더 커졌습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이념 문제를 일체 쟁점화하지 않았습니다. 시민운동이 이 문제를 부각시키려고 해도 한나라당이 막았습니다. 그 결과 일반 유권자들은 박원순 후보에 투표를 하지 않아야 할 명백한 이유를 깨닫지 못했고 결국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했습니다.

둘째는 한미 FTA문제입니다. 통상국가인 우리나라는 개방으로 가야 합니다. 치열하게 외국과 경쟁하는 과정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이러한 경쟁과정에서 승리해 왔습니다. 문화개방을 하면 한국이 침탈당한다고 아우성이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한류와 K-POP이 세계를 지배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미 FTA를 하면 농업, 제약업, 서비스업 등 경쟁력이 없거나 약한 산업은 피해를 입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방을 해야 강한 경쟁력을 갖는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정부도 이 탈바꿈을 적극적으로 돕게 됩니다. 적어도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빨리 이 과정을 겪어야 합니다. 그런데 한미FTA가 다시 무효화된다면 우리나라는 주저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는 공정사회의 실현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영업소의 카드 수수료가 매출액의 3 내지 4.5%인데 대형마트 등의 수수료는 1.5%인 점입니다. 그래서 자영업소는 이익의 대부분을 카드수수료로 지불하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가난한 사람은 세금을 많이 내고 부자는 세금을 적게 내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제도를 그동안 한나라당은 방치해 왔습니다. 한나라당은 이러한 과거를 철저히 반성하고 부패와 경제부정의를 배격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이외의 다른 정책과제들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박세일 교수는 보수와 진보, 좌와 우의 주장은 국가정책의 내용에서 서로 수렴되는 경향을 갖는 것이 21세기의 특징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시장이냐 정부냐, 성장이냐 복지냐, 친(親)기업이냐 친노동이냐는 양자택일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최적(最適)의 조화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입니다. 그래서 이 세 가지 원칙에 동의한다면 박 교수의 주장대로 보수든 진보든 전부 아우러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정책과제는 시대가 만들어준 과제이고 지금 초미의 국민적 관심사인 과제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구분을 해야 당의 정체성을 국민에게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 개혁에서도 이 세 가지가 당(黨)의 대(大)원칙이 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한나라당에는 종북좌파 척결에 대해 주춤하는 의원이 많았고, 한미 FTA에 반대한 의원도 있었고, 많은 의원들이 공정사회 실현의 편에 서지 않고 기득권을 옹호해 왔습니다. 우리는 세 가지 원칙에 반(反)하는 국회의원의 퇴진을 요구해야 합니다.

다음은 정치개혁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친박, 친이 다툼에 신물이 났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지역정당, 파벌정당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정치개혁의 첫번째 과제는 국민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당비(黨費)를 내는 당원이 수백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정당이 된 후에는 대대적인 당원 가입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그래서 완벽한 형태는 아니더라도 당원들의 예비선거를 통한 공천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변호사, 판사, 검사출신 위주의 웰빙정당을 면할 수 있고 파벌정당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정치개혁의 두 번째 과제는 세 가지의 원칙을 지지하는 모든 정치세력의 대통합입니다. 박세일 교수도 종북좌파는 안 되고, 한미 FTA는 지지해야 하고, 공정사회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박세일교수의 ‘대 중도(大 中道) 신당’이나 한나라당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아니 다를 바가 없어야 합니다. 그래서 박세일교수의 신당움직임이 한나라당 개혁을 위한 전초전이 되어야 합니다. 박세일 신당이 우파를 분열시켜 결과적으로 좌파의 집권을 도우면 안 됩니다. 반면에 한나라당도 기득권을 옹호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철저하게 불식시키고 공정사회 실현을 위한 정당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그래서 결국은 한나라당, 박세일 신당(新黨), 자유선진당이 대통합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정권을 지킬 수 있습니다.

지난 한국시민단체협의회 출범대회에서 황우여의원은 한나라당의 표류를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새출발을 위한 기회가 왔다는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자는 말을 했습니다. 참 좋은 말입니다. 이번에 출범한 한국시민단체협의회(시민협)의 사명이 매우 큽니다. 시민협은 하루빨리 우리가 원하는 정당의 모습을 정리해서 발표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나라당이든 박세일新黨이든 자유선진당이든 그런 정당이 되도록 촉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정당이 탄생하면 그 당이 어느 당이든 상관없이 대대적인 당원가입운동을 통해 그 당을 선진국형 국민정당이 되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박세일 신당이 대통합을 하게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협 기구는 특정 대선후보를 지지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들 애국시민들은 한나라당의 표류를 보면서 더 이상 걱정만 하고 있을 수 없습니다. 기필코 “시민참여를 통한 정치개혁”운동을 실현해야 합니다. 시민참여 없이 한나라당 정치개혁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시민정치의 시대입니다. 우리는 정치인은 아니지만 시민정치는 해야 합니다. 시민정치는 좌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우리도 얼마든지 성공적인 시민정치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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