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흔 칼럼] 의로운 메시아의 선구자 세례 요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메시아의 길을 미리 예비한 세례 요한은 부친 아비야 반열의 제사장 스가랴와 모친 대제사장 아론 가(家)의 딸 엘리사벳 사이에서 태어났다(눅 1:5). 두 부부는 하나님 앞에 늘 의롭고 경건한 사람이었으며, 성경이 가르친 모든 계명과 규례대로 살려고 힘써 노력했다(눅 1:6). 그의 어머니 엘리사벳은 예수그리스도의 모친 마리아의 가까운 친척이었으며(눅 1:36), 산중에 있는 유대의 한 동리(윳다 또는 헤브론) 출신이다(눅 1:39).
그들 부부는 노년에 이르기까지 자식을 전혀 갖지 못했다. 어느 날 제사장 사가랴가 제비에 뽑혀 성소에 들어가 하나님께 분향할 때 천사 가브리엘이 나타나 곧 아들이 태어날 것을 예언했고, 태어날 아들을 ‘요한’으로 이름지으라고 가르쳐 줬다. 노년에 태어날 아들은 탁월한 선지자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을 가지고 있어 나실인으로 살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할 것을 통보했다(눅 1:11-18). 천사가 말한 대로 사가랴의 아내 엘리사벳은 곧 아들을 낳았으며(주전 5년경), 친척들의 반대를 뿌리치고 그의 이름을 ‘요한’이라 불렀다.
세례 요한은 청년기가 되자 아무도 없는 광야에서 홀로 살면서 기인처럼 약대 털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띠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었다(막 1:6). 그는 신실한 제사장의 아들로 유대 사회의 전통적인 엘리트 학문에 통달했고, 구약성경을 매우 잘 숙지하고 있었다. 조실부모(早失父母)한 요한은 제사장으로서 아버지의 직무를 잇지 못하고, 광야 외딴 곳에서 홀로 외롭게 당대의 문제를 명상하며 살게 됐다.
너무나 타락하여 비뚤어진 세상의 쾌락을 부정하여 아름다운 복장과 화려한 저택을 모두 던져 버리고, 짐승들이 살고 있는 초라한 광야 생활을 선택했다. 황량한 광야에 비교될 만큼 불신앙으로 가득한 이스라엘 민족을 회개시켜, 새로운 하나님 교회의 설립을 준비해 나갔다. 요단 강가에 위치한 모든 마을을 돌아다니며, 하나님 나라가 가까워졌기 때문에 회개하여 그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외쳤다. 진실한 회개의 표시로 요단강에서 사람들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다. 그의 강력한 신본주의 설교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과 감동을 주었고, 유대 방방곡곡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들게 했다(마 3:5).
그를 찾아 온 많은 사람들은 이스라엘 민족들이 오랫동안 기다리던 메시아가 세례 요한이 아닌가 생각했다(눅 3:15). 그러나 구약 시대부터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그리스도는 자신이 아니라고 요한은 담대히 선언했다(요 1:20). 그는 단지 곧 오실 메시아, 즉 신랑의 친구로만 비유했다. 예수 그리스도는 반드시 흥하고 자신은 쇠하여야 한다고 가르쳤으며(요 3:29,30), 뒤에 오실 그 분은 자기보다 능력이 월등하게 많아서 신들메를 풀기도 감당치 못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은 물로 세례를 주는데 반하여, 뒤에 오실 예수 그리스도는 불과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막 1:7)이라고 선언했다.
갈릴리의 분봉왕이며 헤롯왕의 아들인 헤롯 안티파스는 그의 동생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를 빼앗아 자신의 아내로 삼았다. 강직한 하나님의 사람 요한은 두려움 없이 담대하게 그의 죄악을 강력하게 책망했다. 헤롯은 순간적으로 진노하여 그를 붙잡아 투옥했지만(눅 3:19,20), 하나님이 두려워 죽일 용기를 감히 낼 수 없었다.
옥에 갇힌 세례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께 제자를 보내 오실 구주가 당신인가를 묻게 했다(마 11:2,3). 의롭게 살고 있는 자신 같은 사람을 함부로 학대하는 헤롯 일당을 구세주가 심판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 자신이 기대하던 예수 그리스도가 전혀 그런 시도를 하지 않자, 그는 큰 의혹에 빠져 고민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요한에게 이 세상에서 여자가 낳은 자 중 최대의 인물이라고 칭찬했다.
헤로디아의 냉혹한 증오는 마침내 담대한 의의 설교자에게 사형을 선고하지 아니할 수 없게 했다. 헤롯의 생일에 헤로디아의 딸이 나와 아름답게 몸짓으로 춤을 추며, 마음을 즐겁게 해 줬다. 헤롯은 그녀의 소원을 물었던 바, 헤로디아는 딸에게 세례 요한의 머리를 요구하게 했다. 헤롯은 고민 중에 어쩔 수 없이 요한의 목을 베어 그의 머리를 쟁반에 바쳐 딸에게 주었다(막 6:14-292).
세례 요한의 감화는 그의 죽음과 함께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그의 제자들 중 어떤 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랐고, 혹자는 독립적으로 스승 요한의 사역을 전승했다. 약 25년이 지나자, 제자들을 통해 소아시아에서 세례 요한의 강력한 가르침이 큰 효력을 나타냈다(행 18:25). 세례 요한은 구약 시대의 최후, 최대의 선지자 중 한 사람이었다(마 11:11,13, 눅 16:16). 개인적인 의로움과 청렴결백은 어떤 선지자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마 11:7). 세례 요한은 새로운 시대를 향한 탁월한 선구자였으며, 수많은 영혼들이 그의 복음 전도를 받아 하나님 나라에 갈 수 있는 복을 얻게 됐다(마 11:12, 눅 16:16).
생명을 걸고라도 성경대로 바른 말을 하며, 옳은 길을 걸을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람이 오늘날에도 요청된다. 권력 앞에 비굴하게 아부하지 않으며, 물질 앞에 욕심이 생겨 소신을 굽히지 않는 용기 있는 크리스천이 많이 필요하다. 오늘날 한국의 정치판과 기업문화 만을 함부로 비난할 것이 아니라, 세례 요한 같은 신실한 교회와 성도를 영안을 열고 찾아 나서야 한다. 화란의 아브라함 카이퍼는 하나님 중심의 신학으로 정치 경제 및 문화를 개혁하는 현대 사회의 탁월한 지도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