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목사의 사사기 20] 아비멜렉의 최후
9:22 아비멜렉이 이스라엘을 다스린 지 삼 년에 23 하나님이 아비멜렉과 세겜 사람들 사이에 악한 신을 보내시매 세겜 사람들이 아비멜렉을 배반하였으니 24 이는 여룹바알의 아들 칠십 인에게 행한 포학한 일을 갚되 그 형제를 죽여 피 흘린 죄를 아비멜렉과 아비멜렉의 손을 도와서 그 형제를 죽이게 한 세겜 사람에게로 돌아가게 하심이라 25 세겜 사람들이 산들 꼭대기에 사람을 매복하여 아비멜렉을 엿보게 하고 무릇 그 길로 지나는 자를 다 겁탈하게 하니 혹이 그것을 아비멜렉에게 고하니라 26 에벳의 아들 가알이 그 형제로 더불어 세겜에 이르니 세겜 사람들이 그를 의뢰하니라 27 그들이 밭에 가서 포도를 거두어다가 밟아 짜서 연회를 배설하고 그 신당에 들어가서 먹고 마시며 아비멜렉을 저주하니 28 에벳의 아들 가알이 가로되 아비멜렉은 누구며 세겜은 누구기에 우리가 아비멜렉을 섬기리요 그가 여룹바알의 아들이 아니냐 그 장관은 스불이 아니냐 차라리 세겜의 아비 하몰의 후손을 섬길 것이라 우리가 어찌 아비멜렉을 섬기리요 29 아하, 이 백성이 내 수하에 있었더면 내가 아비멜렉을 제하였으리라 하고 아비멜렉에게 네 군대를 더하고 나오라고 말하니라 30 그 성읍 장관 스불이 에벳의 아들 가알의 말을 듣고 노하여 31 사자를 아비멜렉에게 가만히 보내어 가로되 보소서 에벳의 아들 가알과 그 형제가 세겜에 이르러 성읍 무리를 충동하여 당신을 대적하게 하나니 32 당신은 당신을 좇은 백성으로 더불어 밤에 일어나서 밭에 매복하였다가 33 아침 해 뜰 때에 당신은 일찌기 일어나 이 성읍을 엄습하면 가알과 그를 좇은 백성이 나와서 당신을 대적하리니 당신은 기회를 보아 그들에게 행하소서 34 아비멜렉과 그를 좇은 모든 백성이 밤에 일어나 네 떼로 나눠 세겜을 대하여 매복하였더니 35 에벳의 아들 가알이 나와서 성읍문 입구에 설 때에 아비멜렉과 그를 좇은 백성이 매복하였던 곳에서 일어난지라 36 가알이 그 백성을 보고 스불에게 이르되 보라 백성이 산꼭대기에서부터 내려오는도다 스불이 그에게 대답하되 네가 산 그림자를 사람으로 보았느니라 37 가알이 다시 말하여 가로되 보라 백성이 밭 가운데로 좇아 내려오고 또 한 떼는 므오느님 상수리나무 길로 좇아 오는도다 38 스불이 그에게 이르되 네가 전에 말하기를 아비멜렉이 누구관대 우리가 그를 섬기리요 하던 그 입이 이제 어디 있느냐 이가 너의 업신여기던 백성이 아니냐 청하노니 이제 나가서 그들과 싸우라 39 가알이 세겜 사람들의 앞서 나가서 아비멜렉과 싸우다가 40 아비멜렉에게 쫓겨 그 앞에서 도망하였고 상하여 엎드러진 자가 많아서 성문 입구까지 이르렀더라 41 아비멜렉은 아루마에 거하고 스불은 가알과 그 형제를 쫓아내어 세겜에 거하지 못하게 하더니 42 이튿날 백성이 밭으로 나오매 혹이 그것을 아비멜렉에게 고하니라 43 아비멜렉이 자기 백성을 세 떼로 나눠 밭에 매복하였더니 백성이 성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일어나서 그들을 치되 44 아비멜렉과 그를 좇은 떼는 앞으로 달려가서 성문 입구에 서고 그 나머지 두 떼는 밭에 있는 모든 자에게 달려들어 그들을 죽이니 45 아비멜렉이 그날 종일토록 그 성을 쳐서 필경은 취하고 거기 있는 백성을 죽이며 그 성을 헐고 소금을 뿌리니라 46 세겜 망대의 사람들이 이를 듣고 엘브릿 신당의 보장으로 들어갔더니 47 세겜 망대의 모든 사람의 모인 것이 아비멜렉에게 들리매 48 아비멜렉과 그를 좇은 모든 백성이 살몬 산에 오르고 아비멜렉이 손에 도끼를 들고 나뭇가지를 찍고 그것을 가져 자기 어깨에 메고 좇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나의 행하는 것을 보나니 빨리 나와 같이 행하라 하니 49 모든 백성도 각각 나뭇가지를 찍어서 아비멜렉을 좇아 보장에 대어 놓고 그곳에 불을 놓으매 세겜 망대에 있는 사람들도 다 죽었으니 남녀가 대략 일천 명이었더라
1. 하나님은 그러한 비정상적인 상황과 비정상적인 권세를 삼 년이나 그대로 두셨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일이 하나님이 매우 기뻐하지 않으시는 상태에 있다 하더라도 상당히 오랫동안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불의하고 진실되지 않은 성공은 그 위치가 불안전하다. 인간의 야심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취한 지위는 나무에 올라가 있는 사람처럼 언제나 안전하지 않으니 속히 내려오는 것이 편하다.
너무 빨리 어떤 지위에 올라서려고 애쓰는 것은 원칙상 아비멜렉의 길을 가는 것이다. 자격이 되지도 않는데 올라가려다 보니 무리수가 따르게 되고 다른 사람을 밟고 죽이게 된다. 그러한 일은 결국 배반과 거역을 초래한다.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권위는 속도가 늦지만 안전하다. 우리는 이를 다윗에게서 볼 수 있다. 다윗이 권좌에 오른 것은 그가 기름부음을 받고서도 많은 우여곡절과 어려운 세월을 거친 후였다. 그러한 과정들이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그의 왕 됨을 마음속으로부터 받아들이게 한 것이다. 아비멜렉은 오늘날로 말하면 쿠데타로 세력을 잡은 왕이다.
2. 3년이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 상황을 더 이상 그대로 두지 않으셨다. 하나님은 그들이 기드온의 70 아들을 죽인 것을 보수하신 것이다. 먼저 세겜 사람들이 아비멜렉을 배신했다. 남을 배신하고 거역한 사람은 언젠가 자기가 배신을 당하게 된다. 아비멜렉은 결국 자기가 선동해서 자기를 옹립하게 한 세겜 사람들로부터 배신을 당하게 된다.
그러나 세겜 사람들 또한 좋지 않았던 것은 아비멜렉의 선동을 받아 기드온의 70 아들을 죽이고 아비멜렉을 왕으로 세운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아비멜렉을 배신하고 있다. 그들의 전반적 행위는 어둡고 악하다. 그런 세겜 사람들이 첫번째로 화를 당하게 되었다. 세겜 사람들의 배반 행위는 이러하다. 산꼭대기에 사람을 매복시켜 아비멜렉을 엿보게 하고 그리로 지나가는 사람을 다 겁탈하였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아비멜렉에게 알려지게 하였다. 배반의 상황은 곧 알려지게 마련이다.
3. 배역의 행위에는 언제나 주도자가 있는데, 가알이란 사람이 바로 그런 자였다. 깃털이 같은 새끼리 모인다는 속담이 있다. 가알과 세겜 사람들은 아비멜렉에게 거역과 반감을 갖고 있는 점에서 서로 통했다. 세겜 사람들은 가알을 만나자마자 그가 자신들의 대표가 될 만한 인물임을 알았다. 거역과 배반의 때에 그동안 기회가 없어 배회하고 어슬렁대던 사람은 자신에게 절호의 기회가 올 때 결코 놓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늘 자기가 뭔가 할 수 있으며 어느 정도 리더의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4. 아비멜렉과 가알은 둘 다 자신들이 이룩하지 않은 위치를 취하려는 야심가인 면에서 같다. 그렇더라도 아비멜렉은 자기 아버지의 후광을 사용할 근거가 조금이라도 있는 반면 가알과 같은 인물은 업적으로나 족보로나 아무런 근거가 없다. 다만 아비멜렉과 같은 사람을 배반할 때 그러한 배반의 일에 앞장서기 알맞은 인물일 뿐이다. 거역적인 권위는 또다른 거역을 일으키되 더욱 악화된 거역적인 상황을 낳는다. 이는 음식물이 부패할 때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부패하는 것과 같다.
5. 27절은 그들이 밭에 가서 포도를 거두어다가 밟아 짜서 연회를 배설하고 산당에 들어가서 먹고 마시며 아비멜렉을 저주했다고 말한다. 28절과 29절은 그들이 그 모임에서 주로 말하고 주장한 내용들이다. 이러한 일들은 타락과 부패와 거역의 상황이 있을 때마다 발생하곤 한다. 이들은 참 하나님이 아닌 자신들의 우상 바알을 섬겼으며 그런 모임에서 힘이 나고 즐거워했다. 그들은 그러한 상황을 고무시키기 위해 포도를 눌러 짜서 마실 것을 만들었다. 그들은 먹고 마시며 하나님을 찬양하거나 그리스도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이들의 주제는 단연 아비멜렉이었다. 그가 얼마나 나쁜가, 어떠어떠한 악한 일들을 많이 저질렀는가 하는 것을 말할수록 서로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악한 거역의 기운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가알이 말했다. “아비멜렉은 누구며 세겜은 누구기에 우리가 아비멜렉을 섬기리요 그가 여룹바알의 아들이 아니냐 그의 신복은 스불이 아니냐 차라리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후손을 섬길 것이라 우리가 어찌 아비멜렉을 섬기리요 이 백성이 내 수하에 있었더라면 내가 아비멜렉을 제거하였으리라”(27-28절).
거역의 말은 절정에 달했다. 이때 가알은 세겜 사람들의 생각에 아비멜렉의 권위적인 존재를 완전히 말살해버린다. 그는 세겜의 순수한 혈통이 아닌 아비멜렉(아비에셀 사람 기드온과 세겜 여인 사이에서 태어난)보다는 세겜의 원 조상인 하몰(Hamor, 창 33:19)의 자손 중에 인도자가 있으면 그를 섬기겠다고 했다. 이 역시 지방색과 혈통을 이용한 배역의 일이다.
스불은 아비멜렉이 임명한 세겜 성읍의 장관이었다. 가알은 만일 그가 다스릴 수 있다면(아마 그는 하몰의 자손일 것이다) 아비멜렉을 없애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아비멜렉에게 군대를 불려서 나오라고 선전포고를 하였다. 이는 가알의 야심이 드러난 말인데, 결국 그가 아비멜렉 대신 왕이 되고 싶다는 말이고 그렇게 된다면 자신이 아비멜렉을 없애겠다고 한 것이다. 이것이 배역의 전개 과정이다. 오늘날도 배역의 일은 같은 절차를 밟아 진행된다. 3000여년 전에 일어난 일이 오늘날에도 반복해서 일어나는 것을 볼 때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는 말이 얼마나 진리인지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6. 그 성읍(세겜) 장관 스불이 그 말을 듣고 노했다(anger burned). 자신들도 실상 불법 정부이면서 이러한 거역의 말을 들을 때 혈압이 최고도로 오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상당히 냉철하게 대처했다. 세겜 사람들로 먼저 죽임당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먼저 스불은 가알의 반역 소식을 한 사람을 시켜 아비멜렉에게 전했다. “보소서 에벳의 아들 가알과 그 형제가 세겜에 이르러 성읍 무리를 충동하여 당신을 대적하게 하나니 당신은 당신을 좇은 백성으로 더불어 밤에 일어나서 밭에 매복하였다가 아침 해 뜰 때에 당신은 일찌기 일어나 이 성읍을 엄습하면 가알과 그를 좇은 백성이 나와서 당신을 대적하리니 당신은 기회를 보아 그들에게 행하소서”.
7. 34절부터 45절까지는 가알과 세겜 사람들이 망한 내용이다. 가알과 그를 따른 세겜 사람들은 패하고 아비멜렉은 주로 매복 작전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36절에서 아비멜렉과 그를 좇은 백성이 일어나서 네 떼로 세겜 성을 향하여 매복하였다. 가알이 성 입구에 설 때 아비멜렉군이 일어났다. 그때 가알이 그것을 보고 스불에게 백성이 산꼭대기에서 내려온다고 했고 스불은 네가 산 그림자를 사람으로 보았다고 하면서 속였다. 가알은 두려움 가운데 이곳 저곳에서 나타나는 복병들을 보았다. 그때서야 스불은 가알에게 말한다. “자신만만하던 그 입이 어디 있느냐?” “이제 나가서 그들과 싸우라.” 가알은 크게 패하였고 성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아비멜렉은 세겜 성을 불로 사르고 소금을 뿌렸다. 소금을 뿌렸다는 것은 그 성을 폐허로 만들었다는 표시다.
8. 46절부터 49절까지는 세겜 망대 사람들 일천 명이 엘브릿 신당에 모였다가 아비멜렉에게 살륙당한 내용이다. 세겜 망대 사람들은 6절에 나오는 밀로 사람들이다. 그들도 아비멜렉을 왕으로 세웠다가 배신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세겜 사람들이 아비멜렉에게 당했다는 말을 듣고 바알 신당에 숨었다. 아비멜렉은 그 말을 듣고 손에 도끼를 가지고 나무를 해 어깨에 메고서 백성들도 그처럼 따라하게 했다. 그리고 많은 나뭇가지를 그 보장(inner chamber)에 놓고 불을 질렀다. 그래서 그 큰 신당의 방에 모여 있던 남녀 일천 명이 다 죽임을 당하였다. 아비멜렉의 잔인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비멜렉은 겉으로 보기에 반란군에 대항하여 승승장구를 하는 것 같았다.
50 아비멜렉이 데베스에 가서 데베스를 대하여 진치고 그것을 취하였더니 51 성중에 견고한 망대가 있으므로 그 성 백성의 남녀가 모두 그리로 도망하여 들어가서 문을 잠그고 망대 꼭대기로 올라간지라 52 아비멜렉이 망대 앞에 이르러서 치며 망대의 문에 가까이 나아가서 그것을 불사르려 하더니 53 한 여인이 맷돌 윗짝을 아비멜렉의 머리 위에 내려던져 그 두골을 깨뜨리니 54 아비멜렉이 자기의 병기 잡은 소년을 급히 불러 그에게 이르되 너는 칼을 빼어 나를 죽이라 사람들이 나를 가리켜 이르기를 그가 여인에게 죽었다 할까 하노라 소년이 찌르매 그가 곧 죽은지라 55 이스라엘 사람들이 아비멜렉의 죽은 것을 보고 각각 자기 처소로 떠나갔더라 56 아비멜렉이 그 형제 칠십 인을 죽여 자기 아비에게 행한 악을 하나님이 이같이 갚으셨고 57 또 세겜 사람들의 모든 악을 하나님이 그들의 머리에 갚으셨으니 여룹바알의 아들 요담의 저주가 그들에게 응하니라
1. 아비멜렉이 데베스에 진격한 것은 그 성의 사람들도 그에게 반역했기 때문이다. 그는 데베스를 진격하여 그 성 역시 취하였다. 그 성중 사람들 남녀가 모두 견고한 망대로 도망하여 문을 잠그고 망대 꼭대기로 올라갔는데, 아비멜렉은 전과 같이 불을 지르려고 그 망대 가까이 나아갔다. 그때 한 여인이 맷돌 위짝을 그에게 내리던지니 그의 두골이 깨졌다. 아비멜렉은 그의 병기 맡은 자를 급히 불러 자기를 찌르라고 했는데, 이는 마지막까지 보여준 그의 헛된 자존심이었다.
2. 아비멜렉이 죽자 무리는 흩어졌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아비멜렉과 세겜 성 사람들이 기드온의 70 아들들을 죽인 악행을 이같이 갚으셨다. 또한 여룹바알의 살아남은 말째 아들 요담의 저주가 그들에게 응한 것이다(57절). 그의 저주는 이유 없는 저주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왕관을 탐내던 아비멜렉의 머리가 여인이 던진 맷돌에 의해 깨졌다. 하나님은 공의로 심판하심으로 자신을 나타내시며 악인은 자신이 만든 덫에 스스로 걸려든다. 사악함은 잠시 번성하지만 영원히 지속되지는 못한다(매튜 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