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향한 사랑의 마음을 ‘들키신’ 하나님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유동근 목사의 사사기 21] 하나님이 사람을 세우시는 방식

▲유동근 목사(온누리선교교회).

▲유동근 목사(온누리선교교회).

10:1 아비멜렉의 후에 잇사갈 사람 도도의 손자 부아의 아들 돌라가 일어나서 이스라엘을 구원하니라 그가 에브라임 산지 사밀에 거하여 2 이스라엘의 사사가 된 지 이십삼 년 만에 죽으매 사밀에 장사되었더라 3 그 후에 길르앗 사람 야일이 일어나서 이십이 년 동안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니라 4 그에게 아들 삼십이 있어 어린 나귀 삼십을 탔고 성읍 삼십을 두었었는데 그 성들은 길르앗 땅에 있고 오늘까지 하봇야일이라 칭하더라 5 야일이 죽으매 가몬에 장사되었더라

1. 아비멜렉은 정식 사사로 볼 수 없고 정식 왕으로도 볼 수 없다. 그는 스스로 왕이 된 자일 뿐이며 잠시 이스라엘을 어지럽고 소란스럽게 한 자이다.

2. 돌라라는 사람은 잇사갈 사람이며 도도의 손자요 부아의 아들로서 아비멜렉의 학정으로 인하여 어지러워진 이스라엘을 바로잡고 평화를 가져왔다. 성경에서 돌라의 일에 대하여 침묵하니 세세한 그의 공적은 알 수 없지만 외적과의 싸움보다는 내치에 중점을 두었을 것이다. 돌라가 사사로서 치리한 연수는 23년이다.

3. 돌라 다음은 야일이며, 사사 야일에 대하여도 기록이 간단하다. 야일은 22년을 치리하였는데 그에게는 아들이 삼십이 있었고 어린 나귀 삼십을 탔고 성읍 삼십을 두었다고 기록한다. 이는 야일 사사가 부귀를 누렸음을 기술하는 것이다. 삼십 아들을 둔 것이나 삼십 나귀를 둔 것은 모두 당시 야일 사사가 부와 명예를 가졌음을 나타내며 삼십 성읍을 소유했다는 것도 그러하다. 야일은 특별히 길르앗 사람이라고 되어 있는데, 길르앗은 요단 동편이며 그는 아마 므낫세 지파의 사람일 것이다. 그가 소유했던 성읍들은 하봇야일이라 하여 야일의 성읍이라고 불리웠다. 인도자 중에는 특기할 만한 사건이 없이 다스려 나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돌라나 야일이 그러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는 죽어 가몬이라는 곳에 장사되었다.

6 이스라엘 자손이 다시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여 바알들과 아스다롯과 아람의 신들과 시돈의 신들과 모압의 신들과 암몬 자손의 신들과 블레셋 사람의 신들을 섬기고 여호와를 버려 그를 섬기지 아니하므로 7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사 블레셋 사람의 손과 암몬 자손의 손에 파시매 8 그들이 그 해부터 이스라엘 자손을 학대하니 요단 저편 길르앗 아모리 사람의 땅에 거한 이스라엘 자손이 십팔 년 동안 학대를 당하였고 9 암몬 자손이 또 요단을 건너서 유다와 베냐민과 에브라임 족속을 치므로 이스라엘의 곤고가 심하였더라

1. 사람의 행복은 지으신 하나님과 함께할 때 주어지는 것이다. 이는 누가복음 15장에도 잘 나타나 있다. 탕자는 아비 집을 떠난 후 결국 돼지가 먹는 쥐엄 열매로 배를 채우고자 했지만 그것마저 없어서 굶주렸다. 하나님을 떠나 다른 것을 섬긴 결과는 괴로움과 고생이다. 아버지께 돌아올 때 풍성함이 있고 행복이 있다. 이스라엘은 야일이 죽자 다시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여 바알들과 아스다롯과 아람의 신들과 시돈의 신들과 모압, 암몬, 블레셋의 신들을 섬기고 여호와를 버렸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에 대하여 진노하시고 그들을 블레셋 사람과 암몬 자손의 손에 파셨다.

사실은 이스라엘 자손들이 자신을 스스로 이방 족속들에게 팔아넘겼다고 표현해야 맞을 것이다. 따라서 길르앗 아모리 사람의 땅에 거한 이스라엘 자손들은 십팔 년 동안 학대를 받았고 요단 서편 땅에도 암몬 자손이 쳐들어와 유다, 베냐민, 에브라임 족속을 치므로 이스라엘의 곤고가 심하였다.

2. 사람은 어리석어서 자신들이 우상을 섬기고 있으면서도 하나님이 진노하시는 상태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모를 수 있다. 그들은 살아계신 참 하나님을 버리고 죽은 우상을 섬기고 있으면서도 하나님을 최고로 잘 섬기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신약의 바리새인들이나 서기관들은 실상 돈을 사랑하고 세상 명예를 원하는 사람들이었다. 말하자면 그들은 하나님이 아닌 재물신이나 세상의 헛된 영광의 우상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자신들만이 가장 하나님을 잘 섬기는 자들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목이 곧고 교만한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음성이 잘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어느 날 그들에게 고난이 임하고 심한 재난이 닥칠 때 그들의 마음이 깨어나게 된다. 대개 참 믿음은 고난을 통하여 시험되는데, 거짓된 믿음과 우상을 의지하는 믿음은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데에 아무런 효력을 발하지 못한다. 그럴 때 하나님의 긍휼이 있으면 자신이 자부하는 믿음에 의문부호를 붙이고 하나님께 다시 나아갈 수 있다.

10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어 가로되 우리가 우리 하나님을 버리고 바알들을 섬김으로 주께 범죄하였나이다 11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시되 내가 애굽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암몬 자손과 블레셋 사람에게서 너희를 구원하지 아니하였느냐 12 또 시돈 사람과 아말렉 사람과 마온 사람이 너희를 압제할 때에 너희가 내게 부르짖으므로 내가 너희를 그들의 손에서 구원하였거늘 13 너희가 나를 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기니 그러므로 내가 다시는 너희를 구원치 아니하리라 14 가서 너희가 택한 신들에게 부르짖어서 너희 환난 때에 그들로 너희를 구원하게 하라 15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여짜오되 우리가 범죄하였사오니 주의 보시기에 좋은 대로 우리에게 행하시려니와 오직 주께 구하옵나니 오늘날 우리를 건져내옵소서 하고 16 자기 가운데서 이방 신들을 제하여 버리고 여호와를 섬기매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곤고를 인하여 마음에 근심하시니라 17 그때에 암몬 자손이 모여서 길르앗에 진쳤으므로 이스라엘 자손도 모여서 미스바에 진치고 18 길르앗 백성과 방백들이 서로 이르되 누가 먼저 나가서 암몬 자손과 싸움을 시작할꼬 그가 길르앗 모든 거민의 머리가 되리라 하니라

1. 결국 이스라엘 자손은 여호와께 회개하며 부르짖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나님을 버리고 바알들을 섬김으로 주께 범죄하였음을 고백했다. 그들은 고난과 근심을 거쳐 회개에 이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난을 통해서도 자신들이 하나님을 떠난 것을 알지 못한다.

또 하나님께서 그들이 깨닫고 돌이키기를 바라심으로 곤란함 가운데 두셨을 것이라고는 감히 상상하지 못한다. 이것도 사람의 교만과 자기 신뢰로 인한 것이다. 자신에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과 그러한 환경이 결국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사람이나 단체 또는 물질을 의지함으로 인해 왔음을 알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사사기에 이스라엘 백성이 많은 해 동안 고통당한 것이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어쨌든 이스라엘은 깨달았고 범죄했음을 자백하였다.

2.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그들의 죄과가 결코 작은 것이 아님을 상기시키신다. 그들은 오랫동안 하나님의 마음을 상당히 근심케 하였다.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시되 내가 애굽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암몬 자손과 블레셋 사람에게서 너희를 구원하지 아니하였느냐 또 시돈 사람과 아말렉 사람과 마온 사람이 너희를 압제할 때에 너희가 내게 부르짖으므로 내가 너희를 그들의 손에서 구원하였거늘 너희가 나를 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기니 그러므로 내가 다시는 너희를 구원치 아니하리라 가서 너희가 택한 신들에게 부르짖어서 너희 환난 때에 그들로 너희를 구원하게 하라”(11-14절).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시는 너희를 구원치 아니하리라’고 하셨다.

결국은 구원해주실 것인데 하나님은 왜 이렇게 말씀하셨는가? 사람은 너무 쉽게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잊어버린다. 하나님은 물론 용서하시지만 지난날 얼마나 많은 곤경에서 그들이 용서받고 구원받았는가를 생각해보라고 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애굽에서부터 이스라엘이 고통 가운데 부르짖으며 구원해달라고 기도할 때마다 들어주셨다. 얼마나 같은 일의 반복이었는가?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그들의 여러 가지 어려움에서 구원해주시고 은혜를 베푸신 일들을 잊지 않기를 원하신다. 심지어 과거 조상들에게 역사하신 것까지도 자신들과 연관시켜 기억할 수 있기를 바라신다.

많은 경우 사람은 자기에게 베푸신 은혜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선조들에게 베푸신 은혜도 모두 우리와 연관지어 행하신 것으로 간주하시며 우리를 위해 하신 일이라고 주장하신다.

예를 들어 이 나라 한국에 100여년 전쯤 복음이 들어왔는데 주님은 당시 이 땅에 부흥의 상황을 허락하셨다. 그리고 수많은 신실한 종들을 일으키셨다. 충성되고 본이 되는 귀한 순교자들이 나왔다. 이 나라 순교자들의 신앙은 다른 어느 나라 못지않게 자랑스럽다. 그리고 많은 대형교회들이 일어나도록 역사하셨다. 오늘날 어떤 사람들은 대형교회의 문제점을 지나치게 걱정하지만 대국적으로 볼 때 이는 하나님의 축복의 표시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해외에 선교하러 나가서 이 나라 한국을 통하여 전파되는 그리스도의 영광과 능력을 많이 보았다. 이러한 역할을 대형교회들이 감당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끼치는 영향력 또한 대단하다. 자국에 끼치는 그리스도의 빛과 말씀의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우리는 이 모든 일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역사하심을 알고 감사해야 한다. 거기에 우리 믿는 이 개개인에게 역사하신 하나님의 은총과 사랑과 보살핌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이 구절들을 볼 때 하나님은 당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이끌어내신 일까지 언급하고 계신다. 하나님은 출애굽 때의 이스라엘과 지금 사사기 때의 그들을 별개로 보시지 않는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돌보아오셨으며 이스라엘은 마땅히 이 사실들을 기억하고 감사해야 했고, 여호와를 버리고 우상을 섬겨서는 안 되었다.

그들이 자신들의 죄과를 자백하며 돌아선다고 할 때 하나님께서는 과거부터 그들을 어떻게 돌보셨는가를 상기시키시면서 그분의 마음을 열어 보이셨다. 우리는 이런 하나님의 말씀을 읽을 때 감동되지 않을 수 없다. 그분은 마치 다정한 부부 사이에 대화하듯이 또는 사랑하는 자녀와 대화하듯이 이스라엘에게 말씀하셨다. 오랫동안 마음고생을 해온 한편이 마음을 몰라주고 함부로 행한 무지한 다른 편에게 따지듯이 말하는 것 같다. 과연 너희가 지금까지 행한 이런 일이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생각해보라고 하시는 것 같다.

또 하나님은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런 상황을 참고 기다리셨는지를 생각해보라고 말씀하시는 듯하다. 나는 이러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대할 때 감격스럽다. 그분은 사람을 사랑하시기에 사람에게 약점을 잡히신 분 같다. 그분은 창조주로서,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으로서 사람이 잘못하면 심판하고, 잘하면 칭찬하고 상 주시는 것으로 족할 것 같은데 어떤 일에서 사람에게 너무나 마음을 쓰신다. 시기하면서 바라보시는 듯하다. 이것이 무엇인가? 사랑이다! 아, 하나님은 사람을 시기하기까지 사랑하신다.

사람에게는 숨길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누구를 사랑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말이나 행동에서 그것이 표현되는 법이다. 공경하는 마음으로 말하거니와 거룩하신 하나님도 이 부분에서는 이스라엘을 사랑하시는 그 마음을 우리에게 들키신 것이다. 그분은 지금 회개하면서 살려달라고 부르짖는 이스라엘에게 그들이 과거에 의지했던 이방 신들에게 구조를 요청해보라고 말씀하신다. 우리 하나님은 어려운 말을 하시는 분이 아니다. 하나님의 이런 말씀을 이해하기 위해 신학을 연구할 필요는 없다. 깊은 철학을 동원해 깨달을 수 있는 범주의 말이 아니다. 오, 우리 하나님은 얼마나 귀하고 사랑스런 분인가!

3. 시돈 사람이 이스라엘을 압제한 것은 언제인지 알 수 없으나 가나안 사람들이 압제할 때 그들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마온 사람은 이스라엘을 공격한 적이 없으므로 해석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런 상황에서 그분이 아시는 대로 말씀하시니 틀림 없는 사실일 것이다. 이런 구절들은 성경의 축자영감설과 무오성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대시켜 준다. 사람이 기록했다면 이런 사소한 외적 오차를 발생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어느 족속이 이스라엘을 압박했는가는 앞에 나온 기록들과 사사기의 앞장들에 분명하게 나와 있기 때문이다. 12절에서 하나님은 마온 사람을 언급하셨는데, 마온 사람이 이스라엘을 압제했다는 기록이 없다. 70인역에는 마온 사람이 미디안 사람으로 번역되었다. 아말렉은 모압과(3:13) 미디안과(6:3, 33) 함께 공격했다는 기록이 있다.

4. 15절은 이스라엘의 진심어린 회개이다. 하나님은 사람이 진심으로 회개할 때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신다.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여짜오되 우리가 범죄하였사오니 주의 보시기에 좋은 대로 우리에게 행하시려니와 오직 주께 구하옵나니 오늘날 우리를 건져내옵소서”. 그들은 그들의 죄과를 생각할 때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어떻게 하셔도 다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의 보시기에 좋은 대로 우리에게 행하시려니와”란 그들이 죽어 마땅하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은 “오직 주께 구하옵나니 오늘날 우리를 건져내옵소서”라고 하였다. 그들은 그들의 범죄를 시인하면서 그들이 죽어 마땅하고 하나님께서 그들을 어떻게 처분하셔도 아무 할 말이 없는 자들임을 자백하였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또한 그 동안의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긍휼과 사랑의 하나님을 알았다. 그리고 자기들 가운데서 이방신들을 제하여 버리고 여호와를 섬겼다. 오늘날로 말하면 모든 우상들을 제하고 세상의 죄악된 쾌락을 버리고 예배에 참석하며 복음을 전하고 주님을 섬긴다는 말이다. 이러한 모습은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였다. 물론 이때 그들은 암몬 사람의 괴롭힘 아래 심히 고생스러운 상황에 있었다. 하나님은 그들을 보시고 마음이 아프셨다. 16절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곤고를 인하여 마음에 근심하시니라”고 말한다. 여기서 근심하셨다는 말은 원문에서 ‘견딜 수 없어 하시는 것(impatient)’을 의미한다. 즉 이스라엘의 고통당함을 보시고 견딜 수 없는 긍휼의 마음을 가지신 것이다(박윤선 주석).

5. 당시 암몬 사람이 길르앗에 진을 쳤고 이스라엘도 대항하기 위해 미스바에 진을 쳤다. 그런데 당시 이스라엘에는 전투에 앞장서는 사람이 없었다. 길르앗 백성들과 장로들은 앞장서 싸우는 자가 나오면 그를 길르앗 거민의 머리로 삼겠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이때 사사는 하나님이 미리 예비하신 것이 아니라 백성이 천거했다. 이전의 사사들―에훗, 바락, 기드온 등―은 먼저 하나님의 세우심을 받고 나아갔다. 그러나 입다의 경우는 사람들이 천거하고 다음에 하나님이 기름을 부어 세우셨다. 하나님이 사람을 세우시는 방식은 획일적이지 않음을 볼 수 있다. 때와 상황이 사람을 일으키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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