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학 칼럼] 김정일 사망과 주체사상에 대하여(3)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박승학 목사.

▲박승학 목사.

1. 주체사상(主體思想)

주체사상(主體思想, Juche Idea)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공식이념으로 김일성주의(金日成主義)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주체사상의 중심이론은 김일성주의가 아님을 인지해야 한다. 왜냐하면 모든 인민이 평등하게 골고루 잘 산다는 이론과는 상반되게 인류 역사 어느 시대에도 없었던 희한하고 해괴한 김일성 1인 신격화 우상화로 변질되었고, 모든 국민이 노예보다 더 못한 참흑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그 참상은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 사람이 세계와 자기 운명의 주인이며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자연과 자기운명을 개척하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사람은 가장 탁월한 물질적 존재이며 물질세계 발전의 우수한 산물이기에 자주성, 창조성, 의식성을 지닌 존재이다. 인민(사람)이 혁명과 건설의 주체로 세상과 사회를 발전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며 이를 통하여 인민의 지위는 강화된다. 역사적으로 인민이 사회의 주체가 되지 못하여 역사를 자주적으로 개척할 수 없었으나 노동계급의 혁명적 영도와 투쟁의 결과로 착취와 압박에서 해방되어 사회와 자기운명의 참다운 주인으로서 역사를 의식적으로 창조해 나갈 수 있다”고 주체사상의 이론을 전개한다.

여기까지는 그럴듯한 이론이다. 그러나 그 다음부터가 문제다. “최고 지도자 없이는 노동계급이 승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인민 대중은 당과 수령의 올바른 영도를 받아야만 한다”고 김일성의 1인 독재를 정당화하기 시작한다.

“사상에서 주체를 세워야 정치·경제·국방 등 모든 분야에서 주체를 세울 수 있고 사상에서 주체를 세운다는 것은 모든 문제를 자기 힘으로 풀어나가는 관점과 태도를 가지는 것으로 혁명사상과 당의 노선과 정책으로 무장하여야 한다”고 유일사상체계를 정당화하고 있다. 주체사상에서 말하는 정치에서의 자주는 “노동계급과 인민대중이 국가와 사회의 주권을 쥐고 주인이 되는 것이며 대외관계에서는 완전한 자주권과 평등권을 행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기초로 자주성과 국제주의를 결합시킨다”는 목표다.

주체사상의 ①‘인간중심 세계관’은 인간이 자기 운명의 주인이며 ②인간중심 세계관은 노동대중 중심주의로, 노동계급의 선도자로서의 당의 역할 ③당의 유일한 리더로서 김일성, 김정일의 개인 독재를 합리화시키기 시작하여 이후 개인숭배 우상화로 이어지는 사상적 근거가 되었다.

주체사상에 의한 남북관계- 휴전선 남쪽이 아직까지 미국의 점령 하에 있으므로 해방되어야 할 지역으로 혁명은 아직 진행 중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므로 미국산 쇠고기나 한미 FTA는 허용해서는 안 되며 미국에 종속되는 매국행위이므로 극렬히 반대한다. 주한미군은 철수해야 하고 미국을 완전히 몰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남한 내에 활보하는 민족자주 친북 종북세력들의 사상적 기초라 할 수 있다.

2. 세계 10대 종교로 선정된 김일성 우상화

종교 관련 통계를 조사해 공개하는 미국의 ‘어드히런츠닷컴’(adherents.com)은 북한의 ‘주체’를 종교로 분류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철학사전은 수령을 “혁명과 건설에서 절대적 지위를 차지하고 결정적 역할을 수행하는 당과 혁명의 탁월한 영도자”로 정의하고 여기서 수령을 ‘절대적’이라 함으로써 종교적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김일성 수령에 절대적 추종은 이러한 종교적 정서를 권력 구축에 활용한 것이다. 북한의 어휘를 살펴보면 ‘수령님! 어버이!’ 등 김일성을 인간이 아닌 신처럼 신격화하고 숭배하는 어휘들이다.

3. 유일사상체계 확립 10대 원칙

김정일은 1974년 아버지 김일성 생일을 기념하여‘유일사상체계 확립 10대 원칙’을 만들어 헌법 위에 군림하게 된다. 이는 김일성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로 북한의 주민 전체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김일성 사이비 종교집단의 십계명과 같다고 평가해야 한다. 그 내용을 보면,

1.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혁명사상으로 온 사회를 일색화하기 위하여 몸 바쳐 투쟁하여야 한다.
2.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를 충성으로 높이 우러러 모셔야 한다. 수령님을 높이 우러러 모시는 여기에 우리 조국의 끝없는 영예와 우리 인민의 영원한 행복이 있다.
3.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권위를 절대화하여야 한다.
4.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혁명사상을 신념으로 삼고 수령님의 교시를 신조화하여야 한다.
5.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교시집행에서 무조건성의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6.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를 중심으로 전당의 사상의 지적통일과 혁명적 단결을 강화하여야 한다.
7.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를 따라 배워 공산주의적 풍모와 혁명적 사업방법, 인민적 사업 작풍을 소유하여야 한다.
8.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안겨주신 정치적 생명을 귀중히 간직하며 수령님의 크나큰 정치적 신임과 배려에 높은 정치적 자각과 기술로써 충성으로 보답하여야 한다.
9.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유일적 령도 밑에 전당, 전국, 전군이 한결같이 움직이는 강한 조직규율을 세워야 한다.
10.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개척하신 혁명위업을 대를 이어 끝까지 계승하며 완성하여 나가야 한다.

이 10대원칙은 매절마다 세부원칙이 섬세하게 첨가되어 있다. 이 예로 셋째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권위를 절대화 하여야 한다.”에서 ①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 밖에는 그 누구도 모른다는 확고한 입장과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되어 있다. 또 수령의 권위를 훼손하는 자들과는 비타협적으로 견결히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되어 있다.

이후 북한에서 태어나는 사람이면 어려서부터 이 원칙을 암기해야 하며, 모든 학교와 직장과 가정에서 지켜야 한다. 노동당원들과 근로단체들, 온 국민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혹은 열흘에 한 번씩 생활총화의 주제로 생활총화 때마다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10대 원칙에 부합되게 실천했는지 반성하고 비판한다. 이러한 주체사상의 절대성과 종교성은 북한의 개방을 지연시키고 폐쇄된 사이비 종교집단처럼 만들어 버렸다.

4. 주체사상으로 오염된 남한의 정당, 시민단체, 종교단체들

이와 같이 희한하고 어처구니없는 광신적인 주체사상을 추종하고 신봉하는 친북·종북 세력들이 지금 우리들 중에, 남한 내에 얼마나 많이 있는지 정부 당국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저들은 민주주의와 인권, 언론 자유, 그리고 친일청산과 반미를 주장하면서 여론을 호도하고 거짓 선전·선동을 일삼고 집단 행동을 하며 정치계와 교육계, 종교계, 법조계까지 기승을 부리고 활개를 치고 있다.

중앙대 교수였던 시사평론가 진중권씨가 민주노동당을 탈당하면서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김일성 교시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김일성 김정일 초상화 앞에서 묵념을 올리고-어떤 문제 앞에서 “만일 김일성 주석이라면 지금 어떤 생각을 할 것인가” 라고 주체사상을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 적용하고, 같은 당원(동지)들의 신상과 성분을 파악하여 북측으로 CD 등을 만들어 보낸다는 등 이와 같은 현상을 목격하고 자신이 탈당하게 되었다고 하는 기사를 목격했다.

/박승학 목사(칼럼니스트, 기독교단개혁연(aogk.ne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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