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흔 칼럼] 사도들 중 첫 순교자 야고보
예수 그리스도가 철야 기도하고 임명한 12명의 사도들 중 첫번째로 순교한 야고보(발 뒷축을 잡다)는 1세기 당시 전문 기업형 어부였던 세베대의 장남이며(마 4:21, 10:2, 막 1:19, 3:17), 요한복음과 요한 문헌 및 요한계시록을 기록한 사도 요한의 친형이다(마 17:1, 막 3:17, 5:37, 행 12:2). 부친 세베대는 야고보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돼 그 분을 좇을 때 특별히 반대하지 않은 신실한 종교인이었고, 그의 어머니 살로메는 예수님의 모친 마리아와 친자매 관계였다. 야고보는 예수 그리스도와 이종사촌간이며, 다윗의 가계(家系)에 속한 인물이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미리 제자 공동체를 세울 때 최초로 선택한 네 명의 제자(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 가운데 한 사람이다(마 4:21, 막 1:19,29). 스승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장 신뢰했던 3인 제자들 중 한 명이기도 했다(마 17:1, 막 5:37, 9:2, 13:3, 14:33, 눅 8:51, 9:28). 그는 보통 ‘큰 야고보’ 또는 ‘연장자 야고보’라 불려져, 알패오의 아들인 다른 사도 야고보와 구별됐다.
야고보에 대한 정확한 출생지나 젊은 시절 구체적인 삶에 대해서는 성경에 아무런 기록이 없다. 그의 부친 세베대와 같은 직종의 어부로 갈릴리 바다 인근에 있는 어떤 마을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인다. 갈릴리 바다에서 어부로 늘 함께 고기 잡던 베드로 및 안드레와 절친 관계였다(눅 5:10)는 성경의 기록은 그것을 잘 증명해 준다. 아마도 베드로와 안드레의 고향인 벳새다 또는 그 인근에 살고 있었을 것이다.
야고보 사도의 가정은 가난한 베드로나 안드레와는 다르게 여러 척의 배를 가지고 있었고, 유급 머슴(노예)과 삯꾼들을 부릴 정도로 상당한 부유층에 속해 있었다(막 1:20). 그의 동생 사도 요한과 더불어 1세기 당시 이스라엘 공동체의 최고 지도자였던 대제사장과 안면이 있을 정도로 정치적 역량이 있었다(요 18:16). 이스라엘 수도인 예루살렘에 자신의 집(아마도 별장)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요 19:27) 사회적으로 유력한 가문 출신이었다.
그의 이름은 공관복음서(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에만 나타나며, 요한복음에는 ‘세배대의 아들’ 정도로만 암시돼 있는데(요 21:2), 요한복음을 쓴 저자 요한이 그의 친동생이었기 때문이다. 야고보 사도는 성경에 동생 요한과 항상 같이 기록돼 있으며, 보통 야고보가 먼저 나온다(마 4:21, 10:2, 17:1, 막 1:19, 29, 3:17, 5:37, 9:2, 10:35, 41, 13:3, 14:33, 눅 5:10, 6:14, 9:54). 요한이 야고보의 친동생이기 때문에 당시의 사회적 관례에 따른 연장자 우선의 기록방법을 취했다.
야고보는 동생 요한처럼 성격이 매우 괄괄하여 사마리아의 어떤 마을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일행을 받아 들이지 않자, 화가 난 나머지 그 마을을 불살라 버리도록 하늘에 불을 구하다 예수 그리스도께 책망을 받았다(눅 9:52-55). 그들은 ‘보아너게(우뢰의 아들)’란 수치스런 별명을 주님께로부터 받게 됐다(막 3:17). 야고보는 동생 요한과 함께 인간적 야심이 매우 강했다. 살로메는 자신의 두 아들이 차후 주님의 나라에서 높은 지위에 기용되도록 예수 그리스도께 간청했다(마 20:20-28, 막 10:35-45).
야고보 사도는 베드로 및 요한 사도와 함께 주님의 특별한 교육을 받았으며, 다른 제자들이 보지 못한 이적과 기사를 많이 경험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산상 변화사건(마 17:1), 야이로의 딸 소생사건(막 5:3743), 베드로의 장모 열병 치유사건(막 1:29-31)을 직접 목격했으며, 주님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막 14:32-35)에도 동행했다.
야고보는 예수 그리스도가 골고다 언덕 십자가에서 죽으신 후, 갈릴리와 예루살렘(행 1:12,13)지역에 체류했다. 주 후 44년에 헤롯 아그립바에 의해 피살돼, 12명의 사도들 중에서 첫 번째 순교자로 기록됐다(행 12:2). 역동적인 그의 성품과 순수한 신앙이 하나님의 교회와 주님을 위해 생명을 바치게 됐다.
야고보 사도는 자신에게 주어진 부유하고 평탄한 길을 거부하고, 주님을 따라 어렵고 힘든 고난의 길을 걷게 됐다. 급기야 하나님의 교회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기꺼이 바치는 신앙의 순수성을 보였다. 국가와 민족과 교회를 위해 자신의 소유와 생명까지도 바칠 수 있는 야고보 같은 참된 지도자가 그리워진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작금의 정치권에서 국민을 위해서 자신을 버릴 수 있는 헌신적 지도자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