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현재, 한국교회의 ‘가룟 유다’는 누구인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송태흔 칼럼] 스승을 배반한 가룟인 유다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3년 동안 가르친 스승 예수 그리스도를 철저히 배반한 유다는 가룟이라는 예루살렘 인근 지역에 살고 있는 시몬의 아들이었다(요 6:71). 12명의 사도 중 유다라는 다른 인물이 있으므로, 그 사람과 구별하기 위해 ‘가룟인 유다‘라 불렀다(눅 6:16, 요 14:22). 예수 그리스도가 선택한 12명의 사도 중 한 사람으로, 야밤에 거짓 입맞춤을 신호로 제사장 등 원수들에게 은 30에 스승을 팔아 넘긴 파렴치한(破廉恥漢)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승천 이후 자신의 뒤를 이어 세상에 복음을 전할 사도들을 철야기도 후 신중하게 선택했다.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가룟인 유다를 사도로 선택한 사실은 교회로 하여금 매우 곤혹스럽게 한다.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그의 거짓된 인물 됨됨이를 처음부터 모두 통찰하고 있었다. 만민을 사랑하시는 긍휼의 마음에서 사악한 유다마저 제자로 받아들이고, 회개의 기회를 주셨음에 틀림없다.

인간, 가룟인 유다는 제자 공동체 속에서 매우 유망한 인물 중 하나였다. 출생 지역도 다른 11명의 제자들과 다르게 정통 유대인들 지역인 예루살렘이었고, 지식도 매우 출중했다. 그가 예수 그리스도를 좇은 것은 그리스도 왕국이 지상에 건설될 때 세속적인 이득을 얻게 될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지상 사역 중에 개인적인 어떤 이름을 꼬집어 말하지는 않았다. 단지 가룟 유다에 대해서만은 예외였는데, 때가 되면 그가 스승 예수 그리스도를 반드시 배신할 것을 단언했다(요 6:70).

가룟 유다는 예수 그리스도 제자단(弟子團)에서 초창기 회계(會計)로 일했다. 제자 공동체의 회계로서 사명감을 잃어버리고, 일행의 전대를 맡아 부정을 행하며 사욕을 채웠다. 베다니에 살고 있는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진심으로 사랑하여, 매우 비싼 나드 향유를 스승의 머리에 부어드렸다. 사악한 가룟 유다는 “이 향유를 어찌하여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지 아니하였느냐“고 그녀를 비난했다. 유다는 이전과 같이 속여서 자기 호주머니를 채우려고 생각했었다(요 12:5,6).

예수 그리스도가 부드럽게 충고하자, 유다는 크게 분노하여 제사장들을 즉시 찾았다. 산헤드린 공의회의 대적인 예수 그리스도를 그들에게 팔아 넘길 것을 제안했다. 사악한 제사장들은 가룟 유다의 제안에 적극 동의하여 은 30을 대가로 미리 지급했다. 주후 1세기 당시 미천한 노예 한 사람의 시세인 약 9달러 50센트 정도에 해당됐다. 돈을 넘겨 받은 가룟 유다는 예수를 적들에게 넘겨주려고 호시탐탐(虎視眈眈) 기회를 엿보았다(마 26:14-16, 막 14:10,11).

유월절 만찬 석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이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에 매달릴 것을 아시고, 가룟 유다에게 먼저 “네 하는 일을 속히 하라”고 조용히 말씀했다. 마귀는 유다의 마음 속에 이미 들어가 예수 그리스도를 팔아 넘기려는 생각으로 가득찼다(요 13:2).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고 말씀할 때, 제자들은 근심하면서 “내니이까?”라고 반문했다.

예수 그리스도는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은 그가 나를 팔리라(마 26:23, 막 14:20)”, “내가 한 조각을 찍어다가 주는 자가 그니라(요 13:26)”고 대답했다. 예수 그리스도는 떡의 한 조각을 찍어 사단이 들어간 가룟 유다에게 주셨다(요 13:26). 가룟 유다는 표정도 바꾸지 않고 시치미를 뚝 떼며 “랍비여, 내니이까” 라고 뻔뻔스럽게 물었다. 마귀에게 사로잡힌 가룟 유다는 마지막 회개의 기회마저 상실하고 말았다. 유다는 자신과 공모한 제사장들에게 급히 달려갔다(요 13:28-30).

유월절 최후의 만찬이 끝나자 마자, 예수 그리스도는 가룟 유다를 제외한 11명의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네 동산으로 올라가셨다(마 26:36). 합심기도가 끝났을 때 유다의 선도(先導)로 제사장과 장로들이 보낸 사람들이 검과 몽둥이를 손에 들고 예수 그리스도께 나아왔다. 유다는 신호로서 예수 그리스도에게 나아가 다정한 척 입을 맞추었고, 주님은 즉시 체포됐다(마 28:47-50).

이튿날 가룟 유다는 무죄한 스승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이 팔아 넘겨 사형을 선고 받게 했다는 것을 후회했다. 제사장과 장로들에게 가서 은 30개를 돌려 주면서 “내가 무죄한 피를 팔고 죄를 범하였도다” 라고 말했다. 제사장들은 “이것이 우리에게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네가 당하라”고 유다에게 말했다. 가룟 유다는 은 30을 성소에 던지고 스스로 목매어 죽었다(마 27:3-5). 그는 곤두박질하여 배가 터졌고, 창자가 밖으로 튀어 나와 지상에서의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행 1:18).

속과 겉이 완전히 다른 가룟 유다의 거짓된 삶은 당시의 사람들에게 모두 드러났고, 이생의 삶을 조롱과 함께 마무리했다. 사람들을 속이는 것도 그 죄가 적지 않지만, 전능하신 하나님을 함부로 속이고 성령을 기만한 것은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다. 오늘날 하나님의 교회를 표방하고 있는 신앙 공동체와 지도자들도 거리낌 없이 거짓을 일삼는 경우가 많다. 바르지 못한 교회와 지도자들의 거짓은 반드시 하나님의 시간에 맞춰서 드러나게 될 것이다. 성령 하나님은 거짓을 일삼은 사람들과 교회를 매우 안타까워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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