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 칼럼] 패배주의 정당으로는 승리할 수 없습니다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서경석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서경석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안녕하십니까? 서경석 목사입니다. 저는 최근에 신문을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새누리당의 이상돈 비대위원이 “김종훈 前 통상교섭본부장과 이재오 의원, 나경원 전 의원은 각각 한미FTA, 4대강 정비, 무상급식 반대의 선두주자였기 때문에 이들이 나서면 좌파의 표가 결집하므로 공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기사를 읽고 비로소 새누리당이 어떤 당인가를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이상돈 비대위원이 舌禍를 일으키면 이 교수를 교체해야 한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이상돈 교수는 박근혜 위원장의 박심(朴心)을 대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교수의 발언을 통해 새누리당이 얼마나 심각하게 패배주의에 빠져 있는지를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서울시장선거 때도 많은 시민들이 왜 한나라당은 박원순 후보에 대해 시시한 것만 따지고 막상 가장 중요한 사상검증은 하지 않는가, 박원순 씨가 천안함 폭침에 대해, 또 맥아더 동상 철거사건과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왜 그런 것은 질문하지 않는가고 따졌지만 한나라당은 끝내 이를 피해갔습니다. 국민은 색깔론을 싫어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시민단체가 대신 이점을 규명하도록 해 달라고 해도 한나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한나라당은 국민을 뒤따라갈 생각만 했지, 국민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 생각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의 태도는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미FTA는 이번 총선의 최고쟁점이어서 마땅히 이 문제를 가지고 싸워야 합니다. 그리고 한미FTA는 꼭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싸우면 반드시 이기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김종훈 前 통상교섭본부장을 공천해야 하는데 새누리당은 싸움을 피하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다 한미FTA를 반대한 황영철 의원이 새누리당 대변인을 맡고 있으니 새누리당은 아예 한미FTA 싸움은 피하겠다고 작심한 셈입니다. 그러니 젊은이들이 어떻게 한나라당에게 표를 줄 이유를 찾겠습니까?

무상급식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잣집 아들은 자기 돈을 내고 밥을 먹어야 어려운 사람에게 더 많은 복지혜택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나경원의원을 앞세워 무상급식 반대가 옳음을 주장해야 합니다.

또 4대강 정비도 너무 잘 되어 있습니다. 오죽하면 태국총리가 보러 왔겠습니까? 잘못된 쪽은 MB가 한 일이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좌파입니다. MB가 자전거 도로를 확대하니까 인천시 송영길 시장은 거꾸로 자전거 도로를 없앴습니다. 더 기가 막힌 점은 인천의 좌파 환경단체들이 이를 반대하지 않은 점입니다. 좌파환경단체들에게는 MB반대가 환경보존보다 더 중요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은 이러한 잘못을 가차없이 비판하고 국민을 바르게 계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거꾸로 좌파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북한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67년간 북한주민은 김일성, 김정일 수령독재 하에서 신음해 왔는데 이번에 다시 김정은 독재치하로 들어갔습니다. 북한체제가 이대로 가면 김정은이 죽을 때까지 50년은 독재 밑에서 고통을 겪어야 합니다. 북한주민이 무슨 죄가 그리 많아 120년을 독재 하에서 살아야 합니까? 그런데 새누리당은 북한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며 대북 정강정책을 고쳤습니다. 이 말은 앞으로 새누리당은 북한의 신경을 거스르는 주장은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 상태에서 어떻게 새누리당이 從北좌파를 비판하고 문성근의 “국가연합”을 비판하겠습니까? 이렇게 소신도 없이 눈치만 보는 黨이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동안 우파시민사회는 한나라당이 우파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견지할 것을 수없이 촉구해 왔지만 한나라당은 듣는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말할 의욕조차 잃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우파시민사회가 생각을 바꾸어 더 이상 새누리당에게 압박을 가하지 말자, 새누리당은 중도로 가도록 놔두고 대신 우파적 가치를 분명하게 견지하면서 종북좌파와 결연히 맞서는 정당이 만들어지도록 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박세일 교수가 만든 中道 정당인 국민생각도 최근 새누리당이 우파적 가치를 저버렸다고 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민생각>이 이런 입장을 취한 것은 너무도 반가운 일입니다. 또 얼마 전에 이회창 총재도 한나라당이 너무 좌로 가서 합치기 힘들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기독자유민주당도 보수의 가치에 충실하면서도 원내진입의 가능성이 높은 정당입니다. 그렇다면 국민생각, 자유선진당, 기독자유민주당 3당이 통합해서 보수의 가치를 견지한 강력한 우파정당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새누리당에서 이 당으로 옮길 정치인도 꽤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총선시기에 새누리당과 우파신당이 역할 분담을 해서 새누리당은 중도로 좌클릭을 하여 중간의 부동층을 흡수하고 우파신당은 좌파정당과 가열차게 싸우면 아주 훌륭한 총선전략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 당이 한미FTA 수호투쟁에 앞장서고 문성근의 국가연합을 비판하고 종북좌파와 연대하는 민주통합당을 혹독하게 비판하여 우리나라의 젊은이들로 하여금 ‘좌파정권이 들어서면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 수 없구나’ 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자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이 우파신당은 반드시 새누리당과 선거연합을 해서 어느 한쪽이 후보를 내면 다른 한쪽은 절대로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좌파정당이 어부지리를 얻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선거연합이 쉽지 않지만 나는 성공을 확신합니다. 성공 못하면 共滅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당이 열심히 좌파를 공격한다고 해서 표가 이 당으로 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당의 투쟁 덕분에 중간에 있는 한나라당이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정권만 좌파에게 넘어가지 않으면 됩니다.

오늘 우파진영의 주요 인사들이 <정치개혁시민회의>를 출범시키면서 국민생각, 자유선진당, 기독자유민주당이 3당합당을 하도록 촉구하는 일에 적극 나서기로 하였습니다.

만일 국민생각, 자유선진당, 기독자유민주당이 합당할 수만 있다면 저는 이 당에 평당원으로 가입하고 싶습니다. 저는 정치할 사람이 절대 아닌데도 이렇게 하는 것은 애국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모든 애국시민에게 이 당에 가입하자고 호소하고 싶습니다. 사실 정당이 수백만명의 자발적인 당원을 가져야 선진국형 국민정당이 될 수 있습니다. 시민단체 회원은 정당가입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은 낡은 생각입니다. 정당의 간부가 시민단체의 임원이 되면 안 되지만 미국에서 모든 국민이 공화당원 혹은 민주당원이 되는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되어야 상향식 공천이 가능한 건강한 정당을 만들 수 있고 성숙한 민주주의가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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