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학 칼럼] 기독교 입장에서 본 역술(1)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박승학 목사.

▲박승학 목사.

1. 천간(天干)과 지지(地支; 띠)

금년을 임진년(壬辰年) 용(龍)의 해(年)라고 한다. 사람들은 매년 정초가 되면 그 해의 띠를 짚어 운수풀이를 하거나 길흉(吉凶)을 알고 싶어한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73%가 사주팔자나 점(占)을 믿는다고 하며 띠를 근거로 한 자신의 운명과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신뢰한다고 한다. 이같은 사주팔자나 운수풀이를 믿고 지배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폐해에 대하여 정확히 알아야 하며, 과연 21세기 과학문명 시대에 바람직한 삶의 방법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역술인들에 의하면 찾아오는 고객의 30%가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평신도 뿐 아니라 집사, 권사 등 직분자들까지 역술인들에게 복채를 지불하고 점이나 운명을 신뢰하고 있다면 참으로 심각한 일이다. 선거철이나 입시를 앞두고 문전성시를 이루는 점집들은 인간이 영적으로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보여준다.

특히 우주 생성의 근원과 종말, 인류 생사화복의 분명한 진리 위에 현대과학과 정신문명을 발전시킨 성서를 신뢰하는 그리스도인들까지 이같은 사탄의 속임수에 불과한 사주팔자나 궁합, 역술인들의 점에 의하여 정신적 지배를 받고 산다면 한국교회는 그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기독교 신앙은 하나님의 말씀을 수용하고 그 말씀을 묵상하고 그 말씀의 지배를 받아 살아가며, 그 약속의 말씀이 성취되는 삶이다. 그러나 교회에 출석하여 말씀을 듣거나 성경을 읽으면서도 내면에는 역술인들에게 들은 말이 잠재되어 지배를 받는다면, 그는 역술인의 말을 믿는 귀신의 백성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리스도인이라면 그 생각과 마음 속에 하나님 말씀을 얼마나 어떻게 신뢰하느냐로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시대와 한국교회가 과학을 뛰어넘는 고귀한 영성을 지닌 성서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역술인들의 사주팔자를 더욱 신뢰하고 살아간다면, 최첨단 과학문명시대를 살면서 정신세계는 미개한 12세기(1135년경 宋나라 서자평(徐子平)이 사주팔자 이론을 정립한 시기) 문명의 지배를 받는 어리석은 사람이라 평가할 것이다.

이에 필자는 ①천간(天干)과 지지(地支; 띠)에 대하여 ②사주(四柱)와 팔자(八字)에 대하여 ③궁합(宮合)에 대하여 ④역술인(易術人)들의 점(占)에 대하여 그 논리를 짚어 나갈 것이며, 이같은 귀신들의 속임수를 분별하여 과연 어떤 지성과 영성을 지녀야 할지 밝혀보려 한다.

첫째. 천간(天干)과 지지(地支: 띠)에 대하여

천간과 지지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고대 중국인들이 인간의 생사화복을 하늘이 정한 천명(天命)에 결정된다고 생각하여 약 3700년(B.C 1700년) 전 중국 상왕조와 은·주나라 시대의 여러 인물들에 의해 발전되다 송(宋)나라의 서자평(徐子平)이란 인물이 연월일시(年月日時)를 동시에 따지는 <연해자평(淵海子平)>을 저술하여 사주 방법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1. 천간(天干)은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의 10가지로(십간: 천간을 十干으로도 지칭함) 하늘의 기운과 만물의 탄생, 성장, 흥성, 쇄락의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는 주장이다.

① 갑(甲)은 ‘갑옷’이며 만물이 껍질을 깨고 나온다는 뜻이고, ②을(乙)은 ‘밀치다’는 뜻으로 만물이 성장한다는 의미이며, ③병(丙)은 ‘빛나다’는 뜻으로 만물이 무성하다는 의미다. ④정(丁)은 ‘건장하다’라는 뜻으로 튼튼하고 기운이 강해진다는 의미이고, ⑤무(戊)는 ‘무성하다’는 뜻으로 만물이 번창하다는 뜻, ⑥기(己)는 ‘일어나다’는 뜻으로 만물이 일어난다는 의미다. ⑦경(庚)은 ‘바꾸다’는 뜻으로 가을에 수확한 후 봄을 기다린다는 의미로, ⑧신(辛)은 ‘새롭다’는 뜻으로 만물이 새롭게 과일을 낸다는 의미이며, ⑨임(壬)은 ‘잉태하다’는 뜻으로 음기가 모여들어 만물이 만들어지는 형상이고, ⑩계(癸)는 ‘헤아리다’는 뜻으로 만물이 싹트는 형상이라는 그럴듯한 해석이 나온다.

위 10가지 뜻과 의미는 십간(十干)의 글자를 대입하여 합리화시킨 이론일 뿐이다. 영성을 지닌 상위단계에는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2. 지지(地支)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 12가지로 땅의 기운을 의미하며 사물의 발전과 변화의 과정을 나타낸다고 한다.

여기서 지지(地支)를 상징하는 12가지 동물과 그 해석 의미를 보자. ①자(쥐): 자(子)는 ‘움트다’는 뜻으로 만물이 무성하다는 의미이고, ②축(소): 축(丑)은 ‘묶다’는 뜻이며, ③인(호랑이): 인(寅)은 ‘펼치다’는 뜻으로 만물이 성장하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④묘(토끼): 묘(卯)는 ‘돌진하다’는 뜻으로 만물이 흙 밖으로 나온다는 의미이고, ⑤진(용): 진(辰)은 ‘펴다’는 뜻으로 만물이 펼치고 진작하는 것을 의미하며, ⑥사(뱀): 사(巳)는 ‘이미’의 뜻으로 만물이 이미 성장했다는 의미다. ⑦오(말): 오(午)는 ‘대등하다’는 뜻으로 만물이 왕성한 시기를 지나 음양이 교차하는 때가 왔음을 의미하고, ⑧미(양): 미(未)는 ‘맛’과 같이 만물이 성장하여 맛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하며, ⑨신(원숭이): 신(申)은 ‘몸’과 같고 만물이 처음 형체가 만들어짐을 의미한다. ⑩유(닭): 유(酉)는 ‘열매’와 같고, 만물이 매우 성숙했음을 의미하며, ⑪술(개): 술(戌)은 ‘소멸하다’는 뜻으로, 만물이 소멸하여 흙으로 돌아감을 뜻하고. ⑫해(돼지): 해(亥)는 ‘씨’와 같아 만물이 씨가 됨을 의미한다는 주장이다.

위 해석은 상형문자로 그렇다 치더라도 의미는 전혀 일치하지 않고 어설픈 조합이다. 또 이 12가지 동물들은 대부분 중국, 한국 등 아시아권 동물이며 아프리카나 아메리카 등에 서식하는 코끼리, 사자, 곰, 기린, 악어, 하마, 고래 등 수많은 동물들은 제외됐다. 그렇다면 이를 근거한 역술은 동양인의 전유물일 뿐, 서양인들은 해당되지 않는가. 조금 웃기는(어색한) 논리라 생각되지 않는가.

각 사람의 띠는 이 천간(天干)의 십간(十干)과 지지(地支)의 십이지(十二支)를 1:1로 조합하여 만들어 내며, 이같은 12개의 띠와 회전하는 한 바퀴 60년을 육십갑자라 하여 고대 중국에서 사용했던 주기이다. 그 다음해인 진갑이 다시 시작하는 해라는 이 이론을 어떻게 수용해야 할까.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난 해(年)를 나타낼 때 이 간지(干支)를 사용하여 을미사변(乙未事變: 1895년, 명성황후 시해) 또는 병자호란(丙子胡亂: 인조(仁祖) 14년, 1636년). 임진왜란(壬辰倭亂: 선조(宣祖) 25년, 1592년) 등 모두 육십갑자표(六十甲子表) 간지(干支)를 사용하여 사건발생 시기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간지(干支)를 알아야 역사와 문헌(文獻)을 이해하고 조상의 생활양식과 문화유산(文化遺産)을 바로 인식하며, 후손들에게 물려 줄 수 있다.

그러나 인류는 동물을 상징하는 띠(동물)를 만물의 영장인 사람에게 대입하여 그 운명을 점치는 문화를 거부해야 한다. 금년을 임진년(壬辰年), 용(龍)의 해(年)라고 이를 근거로 하는 사주팔자나 궁합 같은 귀신들의 사기술에 속아서는 안 된다. 간혹 역술인이나 무속인들이 과거를 맞추는 경우는 있지만, 이는 귀신들이 하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길흉화복을 예언하는 것은 속임수에 지나지 않음을 인지해야 한다.

이 시대와 한국교회는 사탄의 문화인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로 얽어매는 요설(妖舌)과 해괴한 사술(邪術)의 굴레를 벗어야 한다.

/박승학 목사(칼럼니스트, 기독교단개혁연(aogk.ne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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