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유를 부었던 마리아는 한국교회를 향해 뭐라 할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송태흔 칼럼] 신실한 사역자 막달라 마리아(Mary)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마리아(Mary)는 ‘높다’는 의미를 지닌 단어로 히브리어 마리암, 아람어 미루얌, 헬라어 마루얌의 음역이다. 신약성경에는 적어도 6명 정도의 여자들에게 그 이름이 사용되고 있다. 구약성경에 사용된 히브리어 ‘미리암(마리암)’은 모세의 누이(출 15:20, 민 12:1, 미 6:4)와 예델의 딸(혹은 아들)에게 단지 두 번 쓰이고 있을 뿐이다(대상 4:17).

신약성경에도 히브리어 미리암(마리암)의 동의어가 쓰이고 있는데, 하스모네(Hasmone)가(家) 최후의 지배자 히르카나 2세(Hyrcanus II)의 손녀와 헤롯 대왕의 아내 `마리암메'(마리암네)가 유명하다.

갈릴리 땅 디베랴 북쪽 5km 지점의 비옥한 게네사렛 평야의 남단에 위치한 막달라 지역 출신 마리아(Mary)는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12사도를 평생 동안 따라다니며 순회 전도한 크리스천 여성도이다. 그녀의 고향 막달라는 1세기 당시 갈릴리 지역 4대 성읍 중 하나였으며, 토기제조와 염색 공업 및 생선가공이 매우 성행했다. 막달라 마리아는 경제적으로 매우 부유했으며, 그것 때문에 윤리적 도덕적 및 종교적 삶에 해이해졌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일곱 귀신을 쫓아내 주신 여인으로서 막달라 마리아를 특기하고 있다(마 27:56, 막 16:9, 눅 8:2). 주후 1세기 당시의 사람들은 귀신 들린 것을 발병의 일반적 원인으로 생각했다. 일곱 귀신이 들린 막달라 출신 마리아가 당시의 의술로서는 치유할 수 없는 큰 병에 걸렸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녀가 어떤 유형의 병에 걸렸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마리아가 걸린 병은 도덕적·윤리적 이상(異常)으로 인한 육체적·심리적 질환이 복합된 것으로 추정된다. 1세기 당시 유대인들이 상용하는 어법상, 귀신이 들렸다는 것은 부도덕적인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막달라 마리아가 걸렸던 병이 부도덕적인 삶과 관련된 것이라면, 바리새인 시몬의 집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발에 향유를 부은 죄인이 그녀임에 틀림없다(눅 7:36). 주후 1세기 당시 감사의 표시로 은혜를 입은 사람의 머리에 기름을 붓는 것은 보편적이었다. 자신을 사람 취급해주고 희망을 심어준 사랑의 스승 예수 그리스도에게 성경에 기록된 두번의 도유(塗油) 사건은 전혀 기이하지 않다.

막달라 마리아가 제자로 바뀐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애 후반기, 즉 전도 후기부터였다. 그녀는 제자가 되어 자신의 소유로 예수 그리스도와 다른 제자들 모임을 열심히 섬겼다(마 27:56, 눅 8:1-3). 지난날의 비도덕적인 잘못을 회개하고, 하나님의 교회로 돌아와서 자신의 것으로 헌신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골고다 언덕 십자가 죽음과 매장을 지켜보고 3일만에 시체에 바를 향유를 손수 준비하여 무덤으로 달려갔다. 무덤의 돌문이 옮겨지고 이미 시체가 없어진 것을 보고, 사도 요한과 베드로에게 그 사실을 보고했다. 그녀는 소원대로 부활하신 주님을 최초로 목격한 복된 사람이 됐다(막 16:9, 요 20:11-18). 상처 투성이인 예수그리스도도가 아니라, 부활의 몸을 입은 스승을 최초로 만나는 큰 복을 누렸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소식을 세상에 전파하는 사명자가 돼 제자들과 성도들에게 확신있게 전달했다.

약 130여년의 전통과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 교회는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놀라운 성장을 거듭해 왔다. 한때는 교회가 정직과 진실의 중요한 표상으로 한국 사회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능력의 선봉이 됐다. 하나님께서는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발전을 허락해서 성경적인 교회 모델로서 성숙해 갈 수 있도록 하셨다. 수많은 목회자, 선교사 및 성도 수를 더하셔서 세계의 주목을 받는 기독교 교회 공동체로 발전하게 됐다.

대한민국 교회의 수적 성장 일변도의 세속적 목회관은 영적, 질적 성장을 저해했고, 급기야 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하나님께서 교회 공동체에 선물로 주신 풍부한 물질과 재능을 이웃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게토를 형성하여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소모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교회가 성장과 발전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현재 주어진 자신의 것으로 이웃을 내 몸처럼 섬길 때이다. 주후 1세기 연약한 여인 막달라 마리아가 자신의 잘못된 과거를 철저히 회개하고, 사비(私費)를 들여 교회와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것은 현대교회를 향한 도전과 모델이 된다.

이웃을 위해 헌신할 때, 주님의 육신적 부활을 목격한 막달라 마리아처럼 현대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의식 있는 목회자들이 교회의 마이너스 재정을 주창하는 작금의 교회 운동은 내일을 새롭게 조명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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