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 지나친 특권 없애야 정치개혁도 가능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박승학 칼럼] 한국의 정치개혁을 위한 제안

▲박승학 목사.

▲박승학 목사.

우리나라는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의 행태가 꼭 광분(狂奔)하는 것으로 보인다. 광분(狂奔)이란 단어를 조회해 보니 ‘어떤 일을 꾀하려고 미친 듯이 날뛰는 모양’이라 해석하고 있다. 2012년 4월 11일 총선을 앞두고 기존 국회의원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절치부심(切齒腐心) 기회를 기다리고 있던 정치 지망생들의 행태가 그렇게 보인다.

전국 245개 선거구에 새누리당은 총 972명이 공천을 신청하여 평균 4대 1, 민주통합당은 713명, 약 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심사가 끝나고 낙천(落薦)한 분들은 공정하지 못하다느니, 주민지지율이 잘못 반영되었다느니, 당 대표 측근들만 특혜를 주었다느니 지도부를 비난하고 심지어는 탈당하거나 새로 당을 만들기도 한다. 도대체 왜 저토록 국회의원이 되려고 안달하고 저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부와 명예와 권력을 얻기 위함인가. 아니면 특권층으로 신분이 바뀌기 때문일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꼭 도박중독자처럼 보인다. 한순간 큰 돈을 따 본 사람이 그 매력을 포기하지 못하고 몰입하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재산을 다 탕진하고 손가락을 자르고도 다시 도박장을 찾는 이유는 한탕하면 일거(一擧)에 복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혹시 국회의원이 되려는 분들 중에 이와 같은 망상이나 착각에 빠진 사람이 없는지 모르겠다.

1. 정치인의 사명

정치를 하려는 사람은 분명한 정치철학이 있어야 한다. 권세와 명예와 특권을 누리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 직무와 사명을 감당하겠다는 분명한 철학과 역량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명은 뒷전으로 한 채 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심보는 아닌지, 내세운 허황된 공약이나 정치 철학은 오로지 구색을 맞추려는 억지춘향이 아닌지 모르겠다. 이런 한심한 사람일수록 더욱 안달을 하고 광분하는 것 같다.

국회의원이 되려는 사람이라면 유권자들과 국민들이 희망을 꿈꾸고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정치철학과 역량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

과연 자신의 열정과 꿈을 실현하여 국민을 섬기고 봉사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입으로는 온갖 미사여구를 지껄이지만 실상은 권세와 특권을 노리는 것은 아닌지 분석 조사해 보아야 한다.

2. 국회의원이 누리는 특혜들

①사법권으로부터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 ②법을 만들거나 바꿀 수 있는 권리 ③국정감사권 ④대통령 등 행정기구 장관들에 대한 탄핵소추발의권과 의안발의권 ⑤세비 연 1억 2439만 7320원- 이것은 2010년 통계이고 2011년에 5%인상) ⑥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6급, 7급, 9급 등 사무 여직원과 운전기사, 7명의 보좌진, 이들에게 연 3억 8천만원 지급, 의원 1인당 연 5억 이상 지출 ⑦철도와 선박과 항공기 무료 사용권 ⑧외국사절이나 시찰 명목 1년에 2번씩 해외여행 ⑨65세부터는 죽을 때까지 매월 120만원 연금혜택 ⑩그 외에 누리는 특권이 200여 가지나 된다고 한다.

한국 국회의원들에게 드는 돈이 매년 300명×5억〓1,500억으로 추산된다. 반면 저들이 18대 국회 회기가 끝나는 지금 처리하지 않은 법안은 6,786건(3월 19일 현재)이라 한다. 오로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강화를 위한 것이나 이권(利權)에 관계되는 것만 집착하고 있다. 지난해 필자가 칼럼으로 제안한 ‘패륜행위 방지와 처벌법’처럼 꼭 필요하고 건강한 법안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3. 개혁이 필요한 한국 정치계

최근 미국 국회의원들은 일괄적으로 ‘급여 10% 삭감’, ‘급여 자동 인상조항 폐지’, ‘예산안 처리시한 못 지키면 25% 삭감’ 등 동결·삭감 법안을 18건이나 시민단체 주도가 아니라 의원들 스스로 발의했다고 한다. ‘우리 연봉을 10% 줄인다고 정부 재정에 큰 영향은 못 미치겠지만 이게 최소한의 도리’라며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냈다. 일본도 3월 5일 보도에 의하면 의원 급여를 연봉의 14% 줄인다고 한다.

독일 연방하원 월급(2010년)은 세전 7668유로로 한 달 약 1150만원, 미국 역시 하원의원 월급이 1만 4000달러(1600만원)로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지만 우리나라보다 국내총생산, 일인당 국민소득 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두 배나 많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일주일에 80시간 넘게 일해야 하고 전용차가 없어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며, 공무 출장때도 가장 싼 표를 사야 의회에서 비용을 돌려받는다. 그리고 면책특권도 없다.

우리나라의 정치권이 새로워지려면 권력과 특권을 누리려고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사람들을 배제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의 세비를 절반으로 낮추고, 관용차 등 모든 특권을 취소하고 스웨덴처럼 바꿔야 한다. 그래야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봉사하고 섬기겠다는 소명감 있는 인물들이 정치를 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국민의 의식수준을 감안한다면 위 세 가지를 도입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정치개혁이며, 지금 같이 요동하고 광분하는 행태가 사라질 수 있다.

그리고 국회의원 1명당 인구 비율을 조회하면 한국 16만, 멕시코 21만, 일본 26만, 브라질 37만, 중국 45만, 인도네시아 42만, 미국 70만이므로 의원 수를 줄일 필요도 있다.

/박승학 목사(칼럼니스트, 기독교단개혁연(aogk.ne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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