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 없는 꼼수, 예수 죽인 대제사장 가야바의 길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송태흔 칼럼] 이기적인 대제사장 가야바(Caiaphas)의 최후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구속사에서 부정적으로 매우 큰 역할을 한 가야바(Caiaphas)는 헬라어 이름 속에 ‘오목하다’ 또는 ‘비어있다’ 라는 의미를 지닌 1세기 이스라엘 민족 상류층 사람이다. 그는 이름대로 매사에 오목한 삶을 살아서 욕심만 챙기다 세상을 비참하게 떠난 인물로 기록된다. 주후 1세기 영적으로 죽은 백성들을 구원하려 이 땅에 메시아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감히 조롱하고 심문한 대제사장(요 18:14)으로서, 주님의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절대적 위치에 있었다.

그의 본래 이름은 요셉이라 전해지고 있으며(Josephus, Antiquities ⅨⅦ, 22), 전(前) 대제사장 안나스의 사위(요 18:13)로 주후 18-36년까지 약 18년 동안 이스라엘의 대제사장 겸 산헤드린 공의회 의장으로 재직했다. 1세기 당시 이스라엘 최고의 권력기관인 산헤드린 공의회는 70여명의 의원으로 구성되었고, 사두개파 소속 대제사장이 최고 수장(首長)을 맡고 있었다.

대제사장 가야바가 이스라엘 장로들과 함께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체포하여 죽일 것을 꾀한 산헤드린 공의회 회의를 주관했다(마 26:3). 베다니 출신 나사로가 죽었다 살아난 이후, 수 많은 유대인들이 예수 그리스도가 행한 일들을 보고 주님을 추종하며 소위 신흥 기독교로 개종했다. 자신의 직위 유지에 큰 위협을 느낀 대제사장 가야바는 그래서 무죄한 예수 그리스도를 체포하여 죽일 음모를 꾸몄던 것이다. 유대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면, 자신의 권력 기반인 로마 황실이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하고 자신을 대제사장직에서 해직할 것이 매우 두려웠다. 공복으로서 전능하신 하나님의 참 진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오직 자신의 사적인 직위 수호에만 목숨을 걸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총독 본디오 빌라도에게 데려가기 전, 대제사장 가야바는 산헤드린 공의회를 직접 소집해 주님을 체포했다. 어두운 야간을 선택해서 붙잡은 주님에게 극심한 조롱과 더불어 무례한 심문을 가했다(마 26:57, 요 18:13). 그의 민첩함과 음모적 지력은 요한복음 11장 49절 이하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어서 온 민족이 망하지 않게 되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한 줄을 생각지 아니 하는 도다” 라고 산헤드린 공의회 석상에서 예언적으로 말했다.

사악한 대제사장 가야바는 무죄한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처형의 당위성을 강력하게 언급했지만, 사실은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주님의 대속적 죽음을 만방에 선포하는 허용적 작정의 도구로 역할을 했다. 하나님은 기독교를 대적하는 사람들의 악한 동기와 행동마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용하셨다. 구약에서의 발람(민 23: 1-24)과 신약의 본디오 빌라도(요 19: 4-6)는 대표적인 허용적 작정의 대상이다.

대제사장 가야바가 예수 그리스도를 사형에 처해질 죄인이라 억지 판결한 다음 그 집행을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구한 것은 국민의 우두머리로서 공무상 의무였다(마 26:57, 요 18:24,28).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 형으로 죽이는데 성공한 가야바는 또 한번 간교함을 드러냈다. 유력한 바리새인들과 함께 총독 빌라도를 찾아가, 제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시체를 훔쳐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염려했다. 유대에 파견한 로마 군대를 동원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돌무덤을 밤낮 지키도록 지시하고 부탁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 후, 그는 사도 베드로와 요한의 전도활동을 적극적으로 방해하며 막으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자 극심한 조롱과 핍박을 가했다(행 4:6,7,21). 육신의 부활을 절대적으로 믿지 않고 부인하던 사두개파의 최고 수장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육신적 부활을 선포하고 다니는 제자들의 행태는 눈엣가시였다.

대제사장 가야바는 주후 37년경 새로 부임한 로마의 비텔리우스 총독에 의해 이스라엘 대제사장 직위가 전격 해임됐다. 아나누스(Ananus)의 아들 요나단이 그 후임으로 대제사장직에 올랐다. 자신의 직위를 지키기 위해 공권력마저 사적으로 남용한 대제사장 가야바는 끝내 비극적인 하야(下野)를 경험하게 됐다. 하나님 주신 정도(正道)를 걷지 않는 사람의 끝은 절대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그의 하야를 통해서 만방에 선언했다.

진정한 승리와 성공은 꼼수를 부리거나, 남을 속이는 방법으로 이룰 수 없다. 잠시 동안은 남을 속이므로 성공과 승리를 이룬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거짓은 거짓으로 드러나고, 진실은 진실로 확인되는 것이 하나님이 다스리는 우주의 정확한 법칙이다. 공권력을 이용해 사복을 채운 대제사장 가야바의 마지막이 비참했던 것처럼, 속과 겉이 다른 지도자들의 꼼수도 때가 되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금번 총선을 통해서 당선된 국회위원 상당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직위를 상실하게 될 전망이다. 정치가로서 정도(正道)를 걷지 않고 사적인 꼼수를 부려서 어쩌다 당선된 그들의 마음 속에 진정한 반성과 회개가 있길 기대한다. 회개 없는 꼼수는 대제사장 가야바의 길을 반드시 걷게 된다는 것을 그들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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