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학 칼럼] 찬송가 문제의 바람직한 방향(1)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박승학 목사.

▲박승학 목사.

2012년 5월 21일자로 찬송가공회 법인이 ‘기본재산 출연 부존재’라는 사유로 충남도청으로부터 취소된 후, 찬송가공회에서 제기한 ‘법인취소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이 받아들여져 법인취소가 본안 판결시까지 중지되었다. 법인설립 취소 직후 찬송가공회의 법인화를 반대하던 교단연합회에서 환영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새로운 찬송가를 발간하겠다고 했으나, 법원의 ‘가처분 소송 수용’으로 당분간 중단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동안 새로 개편된 21세기 찬송가의 가사부분이 어색하고 거부감을 주는 내용이 있다고 문제제기를 했는데 이는 21세기 찬송가를 거부하고 새로운 찬송가를 만들려는 명분쌓기용 트집이 아니냐는 의혹을 가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의도 아래 ‘표준찬송가’가 오는 9월중 출시되리라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는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이 참에 한국교회 찬송가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하여 몇 차례 짚어보고자 한다.

B.C. 860년경 유다 여호사밧왕 시대에 암몬과 모압의 연합 군대가 유다를 침공했을 때 여호사밧왕은 금식을 선포하며 온 백성과 함께 하나님께 기도하니 제사장 야하시엘을 통하여 “너는 두려워하거나 놀라지 말라 이 전쟁은 너희에게 속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라(대하 20:15)”는 응답을 주신다. 제사장의 말대로 아침 일찍 찬양대를 앞세워 심히 큰 소리로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암몬과 모압 군대는 자중지란이 일어나 서로가 서로를 죽이니 저녁이 되어 망루에 올라 본즉 한사람도 피한 자가 없고 시체뿐이라 적군의 남긴 물품이 너무 많아 사흘 동안 취했다(대하 20:15-30)”는 기록이 있다. 여호사밧왕은 이방 민족과의 전쟁에서 찬양을 통하여 놀라운 승리를 얻게 되었다.

괴테의 작품 파우스트에서 주인공 파우스트가 회의와 절망 앞에서 독배를 마시려는 순간,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는 순간,

“예수 부활하셨네.

죽어갈 자에게 기쁨 있으라.

죽음의 권세를 이겨내신 주의 사랑.

그 위에 축복 있으라.”

라는 성가대의 찬양소리와 교회의 부활절 종소리를 듣게 된다. 파우스트는 성가대의 합창소리를 듣는 순간, 이를 누군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고 “자네는 결코 죽을 필요가 없네! 하나님이 하늘 문을 활짝 열어 주셨다네” 라고 하는 구원의 메시지처럼 들렸다.

작품 마지막 부분에서도 악마 메피스트가 피로 서명한 파우스트의 증서를 제시하며 죽음의 악령들이 그의 영혼을 지옥으로 데려가려 하는 순간, 역시 하늘에서 천사들의 찬양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이때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어디서 불쾌한 소리가 들려온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그를 지옥으로 끌고 가려던 악마들은 합창소리에 지옥으로 곤두박질쳐 떨어져 간다.

악마 메피스트 역시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내 머리, 심장이 터질 것만 같구나 지옥의 불보다 더 지독해! 내가 봐도 내 몸에 소름이 끼친다”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한다. 작품 파우스트에서 찬양 한 곡의 영향력은 절망의 위기에서 상상할 수 없는 변화와 기적의 기회로 역전되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리스도인에게는 핵무기와 같은 신비롭고 놀라운 영적 무기가 있으니 그것이 곧 찬양이다. 찬양을 통하여 무거운 죄 짐에서 자유함을 얻게 되고 찬양을 통하여 절망에서 소망으로, 슬픔에서 기쁨으로, 두려움에서 담대함으로, 분노를 용서로, 의심과 회의에서 확신으로 변화하는 기폭제와 같은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다.

성서에서 “이 백성을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곧 나의 찬양을 부르게 하려 함이라(사 43:21)” 하셨고, “이스라엘(택한 백성)의 찬송 중에 거하시는 주는 거룩하시나이다(시 22:3)”에서는 찬양할 때 하나님께서는 항상 거기 함께 계신다고 약속하셨다.

찬양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내용 중 기도와 함께 최고의 신령한 무기이며 은사이고 축복의 도구이다. 그리스도인은 그 일생이 다하도록 찬양의 연속이 되어야 한다.

찬양은 ①곡조 붙은 기도이며 ②곡조 붙은 신앙고백이며 ③곡조 붙은 신앙 간증이며 ④곡조 붙은 긍정적 언어이다. 찬양이 퍼져나가는 곳에 ⑤백합화 향기가 퍼져나가듯 영롱하고 거룩한 영적 향기가 파급되어 갈 것이다. 찬양은 ⑥부르는 사람은 물론 그 소리가 퍼져나가는 곳마다 사람은 물론 산천초목 대 자연과 모든 피조물이 그 영향력을 느끼게 된다.

전기는 색깔도 없고 냄새도 없고 소리도 없고 모양도 없지만 그 영향력이 나타날 때 수많은 전자제품을 사용하는 것처럼 찬양의 파급효과는 놀라웁고 고귀하고 거룩한 보배로운 에너지가 있어서 변화와 축복이 임한다.

사찰에서 향로에 향을 피우면 잡귀들이 범접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그 향냄새를 따라 모든 귀신들은 먹을 것이 생긴 줄 알고 기지개를 켜고 몰려온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기도와 찬양의 향기는 염려와 근심, 미움과 분노, 슬픔과 두려움, 절망과 낙심 등 어두움의 존재들이 그 보배로운 향기에 못 견디어 모두 도망가고 만다.

한국 기독교가 선교 100년 동안 인류 역사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놀라운 부흥과 성장의 기적의 역사를 실현했음을 우리는 인지하고 있다. 1945년 일제의 식민지에서 해방될 때 세계 최빈국 상황에서 1950년(불과 5년 만에) 6·25 민족 상잔의 비참한 상태에서 희망이나 꿈을 말하기 사치스러운 상황을 딛고 오늘의 놀라운 기적을 실현했다.

2011년 인구 5천만명이 넘으면서 국민소득 2만달러 이상인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한국 등 7개국 뿐이다. 우리나라가 그 7개국의 일원이 되었음은 놀라운 사건이다. 원자력 기술 세계 제5위. 조선(선박) 1위, 국방비 규모 8위, 군사력 6위, 인터넷 1위, 휴대폰·반도체·LCD 모니터 1위, 특허출원 6위, 철강생산 5위, 고속전철 4위, 외환보유고 4위, 교육열 1위, GDP 10위 등으로 종합 국력 9위 국가가 되었다. 그밖에 의료보험 제도, 전국 화장실 문화 1위 등 세계가 부러워 벤치마킹하는 놀라운 기적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나라가 되었다.

이와 같은 놀라운 발전과 살기 좋은 부유한 나라가 된 그 중요한 정신적 배경은 기독교의 영향력 까닭이라는 것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여기서 한국 기독교의 놀라운 부흥 성장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성경과 찬송가를 초교파적 연합 하에 하나로 발간했다는 사실이다<계속>.

/박승학 목사(칼럼니스트, 기독교단개혁연(aogk.ne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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