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학 칼럼] 한국교회 찬송가문제의 바람직한 방향(3)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박승학 목사.

▲박승학 목사.

2010년 1월 14일 나이 드신 성도님들이 사용할 무곡 큰 글씨 찬송가를 구입하러 기독교 서점에 갔더니 새로 발간된 21세기 찬송가 외에는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남아있던 재고 찬송가를 모두 수거해 갔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발간되지도 않을 것이라 한다. 어쩔 수 없이 21세기 새찬송가를 구입하면서 필자도 그동안 미뤄왔던 21세기 새찬송가와 개혁개정판 신구약이 합본된 성서원 발행 붉은 가죽성경을 45,000원에 구입했다. 그동안 구 찬송가만 사용해 오다 그때부터 21세기 찬송가를 함께 사용하며 조금 낯설지만 정착되어 가는 과정인데 찬송가 발행 시비가 소송으로 비화되고 있다.

지난 2012년 5월 21일 법원에서 충남도청으로부터 법인설립이 취소된 찬송가공회(공동이사장 이광선, 서정배 목사)에서 제기한 “법인취소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이 받아들여져 찬송가 공회의 법인취소가 본안 판결시까지 당분간 중지되었다.

이 소송이 얼마나 지속될는지, 그리고 결과가 어떻게 될는지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①지난해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 집행부의 대표회장 선거 부정시비가 법정으로 가서 변호사가 대표회장을 대행하며 망신을 당하더니, ②감리교단 감독회장 선거 역시 소송으로 가서 변호사가 감독회장대행을 하는 웃지 못할 희극을 연출하더니, ③모 교단에서는 교단장이 천문학적인 돈을 횡령 배임하여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었음에도 교단장을 지속하더니, ④강북OO교회 삼O교회 등 재정 비리와 성추문 문제 등이 법정으로 비화되더니, 이젠 한국기독교 찬송가공회의 찬송가 제작문제가 소송으로 비화하여 타종교인, 혹은 불신자 법관들에 의하여 시시비비를 가리게 된 참람한 사건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먹칠하고 세상 불신자들의 비난의 대상으로 추락하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지난해 <부러진 화살>이란 영화로 법관들의 횡포와 집단이기주의가 문제되었는데 이같은 기독교단의 소송들은 추악하다고 여겨지는 법관들이 즐거워하는 이익추구의 먹잇감이 되지나 않을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소송을 지속하여 막대한 소송비용을 손해보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가지게 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이같은 기독교 목사들의 소송이 저들이 가장 선호하고 좋아는 소송감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충남도청으로부터 법인설립이 취소된 직후 찬송가공회 법인화를 반대하던 교단연합회에서는 환영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새로운 찬송가를 발간하겠다는 시도가 법원의 ‘가처분 소송 수용’으로 당분간 재판결과에 따라 중단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동안 새로 개편된 21세기 찬송가의 가사 부분이 어색하고 거부감을 주는 내용이 있다고 문제제기를 해왔는데 이는 21세기 찬송가를 거부하고 새로운 찬송가를 만들려는 명분쌓기용 트집이 아니냐는 의혹을 가질 수도 있다.

모든 것이 새롭게 바뀌면 처음에는 어색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와 같은 의도가 <표준찬송가>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찬송가를 새로 출시할 것이라고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만일 구입한지 2년밖에 안 된 필자와 같은 경우는 또다른 종류의 찬송가로 인하여 불편을 겪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21세기 찬송가가 이미 많이 보급되었는데 또 다른 찬송가를 만든다는 것은 반대한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임을 밝혀둔다.

개신교단의 찬송가 제작은 원래 초교파적으로 모든 교단에서 파송한 대표들의 연합회에서 모든 교단이 수용하는 찬송가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의 발단은 찬송가공회 법인화를 반대했음에도 “신뢰성 회복” 또는 “투명한 경영”이란 구실로 반대를 무릅쓰고 몇몇 사람에 의하여 법인화를 강행하면서 그들에 의하여 현재 21세기 찬송가가 발간된 것이다.

이 법인은 교단의 구속력을 벗어난 별개 법인으로 교단의 산하기관이 아닌 옥상옥(屋上屋)이 되어 그 법인 이사들에 의하여 한국 기독교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좌지우지하게 되어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과연 “신뢰성 회복” 또는 “투명한 경영”을 구실로 내세우고 있지만 또다른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찬송가를 제작하면 판매부수에 따라 막대한 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며 그 이권과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동안 찬송가의 매년 판매 부수와 인쇄 제작비를 조사하여 과연 얼마나 이익을 남겼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찬송가공회가 법인이사들에 의해 사유화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한국교회 찬송가 제작 시비가 더 이상 추잡하게 보이는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되지 않고 은혜롭게 조화를 이루기를 바란다. 소송중인 법인측 목사님들이나 반대측 목사님들도 모두 사사로운 기득권이나 이권에 연연하지 말고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하여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신앙의 기본자세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박승학 목사(칼럼니스트, 기독교단개혁연(aogk.ne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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