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승 칼럼] 하나님의 뜻 세 가지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권혁승 교수의 ‘날마다 말씀따라 새롭게’(18)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살전 5:16-18)

'항상 기뻐하라, 쉬지 않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 세 가지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다. 과연 그 뜻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점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갖고 있는 목적에 대한 이해이다. 그것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를 강조하고 있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들의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서 비롯되었을 뿐 아니라, 구원 이후에도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관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 받은 우리들의 삶은 계속하여 구원의 주님이신 그리스도 안에 있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신 목적은 풍성한 삶을 주시기 위함이다.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요 10:10)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은 무거운 짐이 아니라 구원 받은 우리들이 누릴 풍성한 삶을 위한 것이다. ‘너희를 향하신’에 사용된 헬라어 전치사 ‘에이스’는 ‘위하여’(for)라고 번역할 수 있다.

둘째로, 동사에 붙어 있는 부사에 대한 이해이다. 하나님의 뜻 세 가지는 세 동사로 되어 있는데, 동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앞에 붙은 부사이다. 기뻐하되 항상 그래야 하고, 기도하되 쉬지 말고 해야 하고, 감사하되 범사에 그렇게 해야 한다. 과연 평범한 우리들에게 그런 실천이 가능할까? 그것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알면 해결할 수 있다. 인격적인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무리한 것을 요구하시거나 강압적으로 일을 시키시는 분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뜻이 무엇인가를 밝히실 때에는 그것을 행할 수 있는 능력도 함께 마련하여 주시는 은혜로운 분이다. 명령하시지만 그 명령의 결과까지도 책임지시는 분이 우리의 하나님이시다.

(1) “항상 기뻐하라” 기복이 심한 우리들이 험난한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항상 기뻐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기뻐하다’는 헬라어로 ‘카이로’인데, 그에 대한 히브리어 ‘사메아흐’는 어원적으로 ‘자긍심’ ‘당당함’을 의미한다. 이것은 기쁨의 근거가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난 영적 신분에 근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원의 감격, 그리고 하나님 자녀로서의 당당함이 곧 기쁨의 원천이다. 대통령의 자녀만 되어도 어디에서나 당당함을 유지할 수 있는데, 하물며 천지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과 당당함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항상 기뻐하는 삶의 비결이다.

(2) “범사에 감사하라” ‘감사하다’는 헬라어로 ‘유카리스테오’인데, 그에 대한 히브리어 ‘토다’는 감사의 대상에 대한 ‘인정’ 곧 신뢰성을 의미한다. 우리들이 감사를 돌려야 할 대상은 하나님이신데, 그분의 창조적 주권을 선포하는 것이 곧 감사이다. 하나님에게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전혀 구분되지 않는다. 전체가 하나님의 섭리적 역사의 영역이다. 그러기에 과거와 현재에 대한 감사뿐만이 아니라 아직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은 미래의 일도 감사에 포함되어야 한다. 성경에서 강조하는 신앙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인내(기다림)가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신앙 안에서 기다림은 억지로 참고 견디는 고통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벅찬 기대감으로 가득 찬 감격의 연속들이다. 때가 되면 아름답게 이루어주실 하나님을 기대하고 오늘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범사에 감사하는 삶의 한 범주이다(갈 6:9).

(3) “쉬지 말고 기도하라” ‘기도하다’는 헬라어로 ‘프로스유코마이’인데, 그에 대한 히브리어 ‘히트팔렐’은 ‘중재하다’ ‘소통시키다’라는 뜻이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소통을 의미한다. 기도의 통로가 제대로 열리지 않으면 항상 기뻐하는 구원의 감격과 범사에 감사할 수 있는 하나님 신뢰가 막히게 된다. 하나님의 뜻 세 가지 중에 기도가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기도는 하나님 안에서 거룩한 영역이 확장되는 영적 성장과 성숙의 통로이기도 하다.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시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보여주신다(렘 33:3). 기도 속에는 우리들을 성장시키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있다. 하나님께서는 기도를 통하여 우리를 성장시켜주시고, 그런 성장 속에서 더 큰 기도의 자리로 우리들을 이끌어 주신다. 그래서 기도는 본질적으로 쉬지 않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 세 가지는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하나님 백성의 정체성 세 가지와 상응되는 면이 있다.

(1) 하나님의 보물(세굴라)로 선택 받은 이스라엘은 당당한 신분을 보장받고 있기에 항상 기뻐하는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2) 하나님의 제사장 나라로 다른 민족들에게 자신이 받은 복을 전해줄 사명이 있는 이스라엘은 쉬지 말고 기도할 수 밖에 없다.

(3) 성령의 내주하심을 통하여 거룩하신 하나님과 동행하는 거룩한 백성 이스라엘은 모든 것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있기에 범사에 감사할 수 밖에 없다.

하나님의 뜻 세 가지는 감당하기 어려운 무거운 짐이 아니라, 구원 받은 자라면 누구라도 누리도록 하나님께서 마련해 주신 풍성한 삶 그 자체이다. 하나님께서는 구원과 함께 풍성한 삶을 살아갈 능력과 비결을 제공해 주셨는데, 그것이 곧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 세 가지이다.

* 권혁승 교수는 충북대학교 사범대학 영문과(B. A.)를 나와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 Div.),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Hebrew University, Ph. D.)를 졸업했다. 현재 서울신학대학교에서 구약학을 가르치고 있고 엔게디선교회 지도목사, 수정성결교회 협동목사, 한국복음주의 구약신학회 회장으로 있다. 권 교수는 날마다 새로워지는 것(고전 4:16)을 바른 신앙과 건강한 삶의 기본으로 삼고 있으며, 이를 위해 ‘날마다 말씀따라 새롭게’를 제목으로 한 수필을 그의 블로그를 통해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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