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가 전부이다] 기도의 눈물

오유진 기자  yjoh@chtoday.co.kr   |  

“이르되 당신의 여종이 당신께 은혜 입기를 원하나이다 하고 가서 먹고 얼굴에 다시는 근심 빛이 없더라”(삼상 1:18)

인간의 고통 문제에 대해 기독교적 관점에서 쓴 가장 탁월한 걸작이 있다면, 옥스퍼드 대학의 교수였던 ‘C.S. 루이스’(Clive Staples Lewis)의 ‘고통의 문제’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결론이 너무 허무합니다. 고통의 문제는 결코 설명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희망적인 제안을 덧붙입니다. ‘고통의 문제는 결코 설명될 수 없지만 극복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기도로 고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도 그런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나라는 여인의 사건입니다. 한나에게는 어떤 고통의 자물쇠가 있었습니까? 한나는 불임이라는 자물쇠로 인생의 삶이 잠겨 있었습니다. 불임으로 자녀를 둘 수 없었습니다. 고대 세계에서 자녀가 없다는 것은 미래가 없다는 저주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불임이었던 한나에게 그보다 더 큰 고통은 남편에게 브닌나라는 다른 여자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자녀가 없던 한나를 향해 브닌나는 계속 비웃으며 수모를 주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한나의 자존감에 심각한 타격을 입혀 말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주었을 것입니다. 이런 고통과 상처를 한나는 기도로 극복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기도를 하였기에 고통을 극복할 수 있었을까요?

심정을 토하는 기도

우리는 심정을 토하는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기도란 심정을 토하는 것입니다. 한나는 자기 안의 모든 것을 주님 앞에 토해내는 기도를 했습니다. 통곡으로 주님 앞에 아뢰었습니다. 그러나 한나가 통곡의 기도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한나는 속으로도 기도했습니다. 침묵 기도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때로는 안으로 토해내는 기도를 했습니다. 사람마다 기도 방식도 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통성 기도를 선호하고 어떤 사람은 침묵 기도를 선호합니다.

그런데 성경에서 한나는 어떤 기도를 했습니까? 통곡으로 기도하기도 하고 때로는 침묵으로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기도하는 방식을 가지고 시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통성 기도를 좋아하는 사람은 침묵 기도를 배우기 바랍니다. 침묵기도를 좋아하는 사람은 인생에 격렬한 통곡이 필요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 배우기 바랍니다. 내 마음에 농축되고 가라앉아 있는 고통과 분노, 그리고 절망과 눈물 등 모든 찌꺼기들을 주님 앞에 있는 그대로 쏟을 수 있느냐가 중요할 따름입니다. 기도로 치유를 경험하려면 상처가 드러나야만 합니다. 상처는 드러나지 않으면 치유될 수 없습니다. 기도란 마음의 상처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한나는 여호와 앞에 자신의 심정을 다 털어놓았습니다. 한나는 오래 기도했습니다. 마음 속에 있는 것이 다 주님 앞에 쏟아져 나올 때까지, 마음 속에 있는 모든 것이 주님 앞에 다 드러날 때까지 기도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기도를 드리고 나면 치료가 시작됩니다. 고통 때문에 하나님 앞에 달려갑니다. 그렇다면 고통은 우리를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는 축복의 통로인 줄 믿습니다. 고통을 극복하는 놀라운 승리를 원하십니까? 심정을 토해내는 기도를 한나에게서 배우십시오.

욕구를 승화시키는 기도

기도란 인간의 욕구를 승화시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욕구를 승화시키는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한나의 기도가 단순하게 ‘하나님, 아들을 주십시오.’하는 기도였다면 옛날 우리 조상들이 뒤뜰에 물을 떠 놓고 드린 기복적 기도와 별다르지 않습니다. 자기 필요에만 집중하는 기도는 기복적 기도입니다. 한나의 기도는 그런 기도가 아니었습니다. 자기 욕심과 욕망에만 뿌리박은 기도는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습니다. 기도는 자기 욕망과 욕심에 뿌리를 두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인생에서 경험하는 고통은 대부분 욕심과 관련됩니다. 욕심이 충족되지 못해서, 욕심대로 되지 않아서 좌절하고 고통받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기의 필요를 위한 기도는 하지 말아야 할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무엇이 필요한지 주님 앞에 아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 필요, 내 욕구를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내 필요가 하나님의 필요와 연결되어야 합니다.

한나는 바로 그런 기도를 드렸습니다. 아들을 달라고만 하지 않고 아들을 주시면 하나님 앞에 드리고 머리에 삭도를 대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헌신의 표시입니다. ‘하나님! 아들을 주시면 브닌나에게 복수하겠습니다.’라고 기도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 욕심으로 기도했다면 하나님이 기뻐하셨겠습니까? 한나의 기도는 승화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필요와 연결된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무엇이든 기도할 수 있지만 그 기도를 승화시켜 보십시오. 참된 기도는 기도 자체의 응답을 받게 할 뿐 아니라 기도 가운데 내가 변화되는 복을 누리게 합니다. 우리가 욕심을 승화시키는 기도를 드리며 엎드릴 때마다 하나님이 친히 그분의 필요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위임하는 기도

기도란 하나님께 모든 것을 위임하는 것입니다. 한나는 자신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 모든 것을 위임했습니다. 우리는 한나가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간절히 통곡하며 기도한 한나의 모습은 기도하기 전과 완전히 달라집니다. 성경에는 기도를 마친 한나가 집에 돌아가서 먹고 마시며 얼굴에 다시는 근심의 빛이 없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나의 얼굴에서 근심이 사라진 이유가 무엇입니까? 한나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누구보다 더 간절히 기도했지만 아들을 주시든 주시지 않든 하나님께 맡겼던 것입니다. 이러한 믿음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했습니다. 간절히 기도했으면 그 다음에는 하나님께 위임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더 좋은 것으로 주시리라 믿고 위탁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기도를 들으시고 아들을 주시는 것이 축복이라면 아들을 주실 것입니다. 그러나 주시지 않는 것이 축복이라면 아들을 주시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하나님께 위임하자 하나님은 감동하시어 역사하셨습니다. 우리는 한나처럼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 모든 것을 위임해야 합니다. 이러한 믿음이 하나님을 기쁘게 합니다.


행복한교회 최명일 담임목사

기도가 전부이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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